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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철성 재료공학부 교수가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관련 긴급 토론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韓日 정면충돌]
국내 대표적 반도체 전문가, 황철성 서울대 교수

"반도체 핵심 소재를 곧 국산화할 수 있고, 오히려 일본 부품·소재 기업이 파산할 것이라는 건 어떤 근거인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 지나친 낙관론을 앞세워 대일(對日) 강경 대응을 부추기는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

서울대 황철성(55) 재료공학부 교수는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한 핵심 소재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은 얼마든지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회사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며 "이런 객관적인 상황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거쳐 1998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지낸 산업 현장을 잘 아는 학자다. 영국왕립학회 펠로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도 뽑힌 국내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전문가다.

황 교수는 "세계 반도체 시장 구조를 보면 '일본 기업 파산론'의 허구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 시장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 대만의 TSMC, 일본의 도시바 등 크게 6개사가 점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의 90%, 에칭가스(불화수소)는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 소재들은 메모리·비메모리를 막론하고 모든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된다. 일본 기업으로선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1~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의 수출이 막혀도 경쟁 업체나 비메모리·파운드리 회사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일본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 경쟁 기업이 치고 올라올 것"이라며 "일본 소재 기업은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반도체 기업에 소재를 팔면 되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이외 대체선 확보에 대해서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일각에서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재고를 벨기에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것은 일본 JSR의 합작회사가 벨기에에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소재를 단기간에 대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1년 이내 소재 국산화'에 대해서도 황 교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 포토레지스트는 샘플 제작과 성능 실험 과정이 실패 없이 단 한 번에 성공한다 해도 최소 1년6개월이 걸린다"며 "더구나 인력과 축적된 기술이 없는 중소기업이 개발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EUV 포토레지스트의 국내 재고는 2~3개월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교수는 "특히 EUV 포토레지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반도체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일본이 한국에 타격을 주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한국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의 위기는 미국에도 나쁠 게 없다"며 "미국이 한·일 갈등 중재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소재 국산화'에 대한 낙관론을 근거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일 강경론이 커지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황 교수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가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걸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결국 한국 기업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강경 대응에 맞서 일본이 제재 강도를 높이면 피해가 기업들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결국 '소재 국산화'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52시간제 유예' 같은 단기 처방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이 인재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 등 정공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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