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커플로 보이는 이들이 일본의 한 편의점 냉동고에 얼굴을 들이밀고 땀을 식히는 모습이 일본 커뮤니티, 소셜 미디어(SNS) 등 인터넷에 확산해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은 애꿎은 한국 관광객들을 향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일본 현지에서는 ‘한국인 (유튜버)의 테러’라며 한국을 향한 비판을 이어오고 있지만 확인 결과 여성은 일본인이었다.



남녀 유튜버가 냉동고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더위에 지친 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냉동고에 얼굴을 넣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커피숍 등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9일 게재됐다. 일본 관련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 남녀 유튜버는 일본 오사카시의 번화가인 도톤보리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반대로 혐한 분위기가 일부에서 확산해 이른바 ‘고추냉이(와사비) 테러’와 한국인 비하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감소하자 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거리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찾던 이들은 얼마 후 한국 사람을 거리에서 찾아보기 힘들자 "한국 여행객이 적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며 영상을 마무리 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촬영을 종료한 후 무더운 날씨에 지쳤는지 한 편의점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편의점에 들어 간 이들은 아이스크림, 얼음 등이 있는 냉동고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냉동고에 얼굴을 넣고 땀을 식힌 남성은 같은 행동을 여성에게도 할 것을 권했다. 곁에 있던 여성은 남성의 행동을 따라 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을 남성 얼굴에 대곤 “시원하다”는 말을 남겼다.



영상이 알려지기 앞서 일본 도쿄 중심가의 한 편의점에서 쥐 6마리가 출몰해 영업을 중단하는 등 위생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바 있다. 악화한 여론 속에 철없는 행동을 한 이들이 한국인이란 게 알려지면서 더 큰 지적과 비난이 이어졌다.

관련 영상을 처음 공개한 일본 커뮤니티에는 “일본 불매운동을 하면서 왜 이 시기 일본까지와 민폐를 끼치나”라며 “한국인들의 나쁜 매너는 오래전부터 유명했지만 이번은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에 많은 공감이 이어졌다.

또 해당 편의점이 입었을 손해 등을 우려하며 ‘기물 훼손죄’에 해당한다는 주장과 이에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어 모자이크 없이 얼굴이 공개되는 등 그들을 향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는 모양새다. 또 아무 죄 없는 한국 사람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한편 해당 유튜버들은 비난이 거세지자 영상을 삭제하고 채널을 폐쇄했다. 그러나 일본 누리꾼들이 복사한 영상을 공유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피해 편의점은 누리꾼들의 제보로 이들의 손이 닿은 아이스크림 등을 폐기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채널을 폐쇄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악화한 한일 관계에 기름을 부으며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