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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군입대 기다리는 21살이다.

군대가기전에 알바하다가 알바 끝내고 이제 여행이나 다녀볼까 하는데

다들 대학교 시험기간이고 해서 바쁘더라 나처럼 휴학생인애들은

이미 군대 다 가버렸고

내일로 작년에 재밌게 다녀와서 내일로 한번 다시 혼자 하려고 했는데

막상 혼자 다니려니 계획짜기도 번거롭고 귀찮아서 미루다가

기차여행 카페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했음

대충 여행기 같은거 읽어보니까 모르는 사람하고 동행해서 여행하는게

꽤 되더라고

그래서 나도 부분동행 게시판 갔는데 딱 한시간전에 어떤 여자가 올린 글이 있는거야

그냥 여자라고는 말 안하고 말투가 여성스러웠어.

그래서 뭐 남자든 여자든 여행만 같이 재밌게 다녀오면 되니까 새벽 3시쯤에 내가 카톡을 보냈다.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이름은 여자 이름이였고 프로필 사진은 어떤 그림같은거였어)

바로 답장이 오더라고 그래서 얘기하고 바로 다음날 출발하기로 하고

난 짐만싸고 아무 생각없이 밤을 새고 출발했다.


밤새고 5시에 씻고 짐챙기고 전주역에 도착했지.

전날에 나보다 한시간정도 늦는다는 말을 듣고 역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카톡이 오더라고 나 어디있냐고

그래서 역앞에 있다고 하니 자기 인상착의 알려주더라

난 그냥 앉아서 에이드 빨다가 두리번 두리번 거렷는데

어떤 여자가 휙 뒤돌아 보면서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말하던 인상착의하고 똑같은거야.

아 근데 보자마자 정말 놀랬다. 프로필사진도 없고 해서 별로 기대도 안했는데

진짜 귀엽고 청순한게 생긴 여자가 있는거야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많아보이고

거기서 싱긋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는데 난 헤벌레 하고 있었다.

서로 어디갈건지 얘기하고 커피숍에서 일어났다.

전주역 카페에서 같이 일어난 후 어딜갈지 생각해 봤다.

역앞을 거닐면서 서로에 대해서 물어보고 (그 여자는 24살로 나보다 연상)

어딜 갈지 얘기했다.

그 누나도 전주에서는 딱히 어딜갈지 생각해온게 아니고

나는 진짜 아무런 생각없이 내일로 티켓만 끊어서 온거니까

서로 얘기할 시간이 많았다. 결국 누나가 옛날에 가봤던

한옥마을로 가기로 하고 한옥마을에 입성!

한옥마을 거닐면서 얘기했는데 진짜 만난지 3-4시간 됬는데

말도 너무 잘통하고 누나도 나도 서로 활발한 성격이 아닌데도

서로 말을 더 못해서 아쉬워하는 그럴 정도로 친해졌다.

날이 너무 더워 한옥마을에 있는 커피숍에서 얘기하고 나는 그 누나가 너무 예뻐서

몰래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쑥쓰러워 하는거 보니까 더 예뻐보이더라

얘기해보니까 그 누나는 지금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 행시준비하고 있고

생각할게 많아서 혼자 여행하려고 했으나 밥먹거나 외로울까봐

부분만 동행을 구하는 거였다.


날이 저물고 애초에 하루만 부분동행 하는 예정이였으나

나는 정말 전주에서 보낸 이 하루가 행복했고 내일도 내일모래도 그 누나와 여행을 하고 싶었다.

말했다시피 나는 생각없이 온 여행이기에 숙박장소도 안잡아서

누나가 잡아놓은 게스트하우스 번호를 물어보고 다행히 그 게스트하우스에 빈자리가 남아있어

그곳에 머물기로 했다.

한 8시 쯤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하고 서로 씻고 시간이 남아 다시 나와서

한옥마을로 다시 갔다. 높은 곳에 올라 야경을 보니까 정말

옛날부터 사귀어왔던 여자친구와 여행온 느낌이 들더라

게스트하우스에서 서로 샤워하고 다시 만난거라

그 누나에게서 샴푸냄새가 났었고

그 향기와 전주 한옥마을의 야경은 정말로 잘 어울렸다.


다음 행선지도 나와 같이 갈 수 있냐고 물어보기 위해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에 카페를 간신히 찾아 얘기했다.


그 누나의 다음 행선지는 곡성이였고

내가 다음 갈 곳은 부산이였는데

부산에선 내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난 정말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그 누나와의 여행을 하루라도 연장하고 싶었다.

누나가 길치인 것도 있고 내가 누나 걱정되니까 같이 가야겠다고 농담식으로 말하면서

내일 아침에 같이 기차타고 곡성가자고 말했다.

카페에서 늦게까지 얘기하다가 이제 11시가 되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잠들어서 6시에 깼는데

같이 8시에 출발하기로 약속해놓고 카톡보니 전날 새벽1-2시쯤에 이제야 잔다고

모닝콜로 깨워달라고 전화번호 남겨놨길래 할게 없어

밖에 산책하면서 이온음료3개 사서(누나방 룸메가 2명) 줄려고 준비했는데

다시 돌아와서 내가 잠들어버림

결국 둘다 9시에 내가 모닝콜 받고 짐챙겨서 곡성으로 가는 열차탔다.

어차피 우리가 일정 제대로 잡은 것도 아니고 시간적 여유도 넉넉해서

여유롭게 갔어.

곡성에 도착하고 누나가 꽃좋아해서 장미축제하는 곳을 이끌려서 갔다.

(전주에서 얘기 못했는데 전주에서도 무슨 꽃 소개해주는 부스같은게 있는데

거기서 꽃받아서 누나랑 계속 돌아,다니면서 같이 들고 다니니까

보는 사람들마다 내가 누나 남자친구고 꽃 선물해준줄 알고 부러워하니까

누나도 나도 부정안하고 서로 실실 웃기만 했다.)

장미는 시들시들해 떨어져있어도

기차마을안에 산책로처럼 연인들 많이 오라고이것저것 많이 준비했더라

사랑의 오작교,사랑의 자물쇠 같은거 많이 해놓았더라고

둘이서 기차마을 걷는데 고개돌려 보면 정말 내 여자친구 같고 사랑스럽고

이게 행복인가 싶더라, 만난지 이틀밖에 안됬는데 이런 감정 느끼는

내가 이상하겠지만그 당시에는 정말 누나와 나밖에 안보였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곳저곳 앉아서 계속 쉬면서 얘기하고

누나가 여행하게 된 계기,가정사 이것저것

누구 할거 없이 서로 모든걸 털어놓게 되더라

예전부터 친하던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것들도

누나하고 같이 있으면 누나가 먼저 마음열고 다 말해주니까

나도 편하게 말하고.. 웃기지? 이틀밖에 안됬는데 서로에 대해 다안거같고

누나가 계속 "우리 만난지 이틀된거 맞아?" 이런말도 하고

곡성에서 기차마을 즐기고 저녁에 우리는 순천으로 떠나서

순천에서도 누나와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전화해 예약하고

어제와 똑같이 샤워하고 게스트하우스 앞 공원에서 다시 만났다.

공원앞에서 다시 만나서 분수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구경하면서 서로 내기도 하고 가위바위보해서

가서 뭐 물어보기 이런거 하면서 재밌게 놀았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서 내일 서로 모닝콜해주기로 하고

다음날

누나는 일어나서 순천시티투어를 하고 나는 따로 여행한 뒤

다시 역에서 만났다.

원래는 같이 찜질방에서 하룻밤 더 자기로 했지만

누나가 너무 피곤해하고 사람많은데서 못자는 성격에

결국 8시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와중에 누나는 내 옆자리에서 잠들고

나는 이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빌었다.

그냥 자고 있는 모습만 한시간 내내 봤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좋으니까

한시간이 지나고 누나가 깨고 서로 못다한 얘기를 하니

순천->서울 가는 기차 4,5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더 말하고 싶고 더 같이 있고 싶은데 기차는 서울에 도착해가고

거의 다 와가니까 나는 아무말도 못하겠더라

2박3일간 짧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눈뜨며 보고 다시 눈감을 때 까지 서로 보고 웃는 시간동안이

어줍잖은 한달보다 길게 느꼈다.


기차가 역에 도착하고 내가 먼저 내리고도

선뜻 출구로 못나가고 나는 기차가 다음역으로 출발하는 것 까지

보고서야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고 나니 12시남짓 되었는데 정말 잠도 안오고

내가 여행갔던게 꿈인지 현실인지 그냥 멍하더라

구운몽이 이런 느낌일까?



여행이 끝난 이틀 후 오늘 누나에게 연락이 왔고
원래 누나 몸이 약을 달고 살 정도로 약해서
바로 몸살에 걸려서 연락이 늦었단다.

아직도 난 누나가 알려주고
기차에서 같이 듣던 노래들을 들으면서
얼마전 그 때를 생각한다.


누나는 이제 행시준비하고 나는 군대 입대해야하니
서로 시간도 부족하기에
별다른 생각은 많더라도 추억에 묻어두려고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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