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09:06

고3때 독서실 동갑내기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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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까지 별 다른 탈 없이 반장도 해 가고 선생님 말도 잘 듣는 
그냥 반에 꼭 한명씩은 있었던 별로 잘나가는건 아닌데 반장 or 모범생 같아서
노는 사람들은 잘 안 건들고.. 찐따와 일진 딱 가운데 있을법한.. 그런 아이였다. 
특출나게 공부를 잘한건 아니었지.

고2 후반 겨울방학 시즌, 주변에서 선생님, 어른, 인터넷 상에서 "1년만 죽어라 잘하면 니 인생이 바뀐다" 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금수저 미만 치킨) 
말을 듣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불타 올라 주체 할 수 없어 지금부터 1년동안 공부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독서실을 찾아 다녔다.

그러던 중 길을 가다 눈에 보이는 한 현수막 '학생은 2개월 등록하면 1개월 공짜!' 이걸 보고 내가 1년을 바칠 곳은 저기구나! 하고 그 독서실로 찾아가 바로 등록했어

처음 갔을때 주인 아저씨(키 내가볼땐 185~190은 되는거 같았다)에 압도되기도 했지만 금새 거기서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공시생, 같은 수험생들을
보며 다시한번 공부의 열의를 불태웠지

본격적으로 방학이 시작되고, 매일같이 독서실을 가서 열심히 공부하던 중 다닌지 한 2주쯤 되던 어느주말, 
항상 아침에 가면 주인아저씨가 계셨고 낮부터 오후까지 박지선닮은(ㄹㅇ임;;) 누나, 오후부터 마감까지  형이 봤었는데
평일 로테이션은 그대로인것 같은데, (평일엔 보충한다고 오후에 갔고, 주말엔 아침부터 갔다)
그 주말따라 나랑 비슷해 보이는 여학생 한명이 독서실 총무를 보고있는거야 아침부터 밤 마감까지 걔가 보는거 같더라구

진짜 딱 학생다운, 그런 이쁨 있잖아? 흰 피부에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약간 써니에 심은경 닮아  귀염상의 '소녀'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애였어

처음 몇일간 그려러니 했어 가만히 보니 수능 관련된 문제집 풀고 있는게 나랑 동갑인것 같더라구. '아 그냥 아르바이트 하는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다니던 대로 독서실을 잘 다녔지.

먼저 말을 걸어온건 걔였어, 내가 학교를 다니다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 독서실에서는 내가 유일하게 그 학교 학생이었던거야
또 그 지역 애들이 공부도 별로 안하고 주변에 큰 도서관도 있어서 독서실은 공시생, N수생들이 대다수였어.
그래서 교복도 생소하고 자기랑 동갑으로 보이고 또 나중에 알게됬지만 워낙 애가 붙임성이 좋아서 먼저 말을 건거 같아.

매번 주말마다

'안녕하세요'
하면, 
'아 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주고받은게 전부였는데, 

'안녕하세요 아.. 근데 저기 학교가 어디에요?' 
하고 말을 걸더라구 그걸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대화를 해 나갔어.

걘 문과였고 난 이과여서 내가 수학도 가르쳐 주고 또 동갑이라 공유하는것들도 많아서 금새 친해지게 됐어.
또 알바 하는 이유 물어보니까 가정형편이 조금 안좋아서 이렇게 돈도 벌면서 독서실비도 충당하고 자기 용돈도 하고 책도 사고 한다 하더라구.

자연스레 번호도 교환하고  문자도 주고 받으면서 더더욱 친해지게 되었고, 
그때까지 연애 경험 한번 없던 나는, 정말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마음이 들고, 주말을 기다리게 되었어.

난 원래 11시 되면 집에 갔었거든? 근데 번호 주고 받은지 얼마 안되서 얘가 먼저 문자로 

'야ㅋㅋ 니 이번주 부터 나좀 집에 데려다주고 가라' 하는거야

그때부터 난 주말 토일은 무조건 1시까지 하고 갔어. 물론 그 여자애 도와서 위층 아래층(거기 독서실이 복층을 썼는데 위층은 특실 뭐 이런식..)  불도 다 끄고
정리도 다 하고 같이 나왔었지.
걔 집이랑 우리집은 정 반대방향인데도 집에도 다 데려다 줬어. 그 시간이 정말 설레고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어. 

그 여자애 집이 임대아파트(?) 그런거였는데 복도식이고 8층이였거든? 항상 엘리베이터 앞까지 데려다 주고 1..2..3.. 8 딱 되서 내리는거
보고 바깥으로 후다다 뛰어가서 복도에 불 하나 둘 켜지고 문 닫히고 띠리링~ 소리 들리면 혼자 설레면서 집에 돌아가곤 했었어.

또 싸이월드로 걔 생일 알아내서 선물 주고싶었는데 직접주기 부끄럽더라구.. 그래서 걔 아파트에 밤에 몰래 찾아가서 문 앞에 선물로 산 목걸이랑
비타오백 두고 간적도 있었는데 내가 준걸 알까 모르겠어ㅋㅋ

그렇게 설레였던 방학이 다 지나고, 본격적인 고3 수험생활에 들어서게 됐지.
걔도 더이상은 주말에 알바는 하지 않더라구. 그래도 방학때와 같이 주말마다 계속 독서실에서 마주치며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뭔가를 쌓아갔어.

주말마다 같이 밥먹고, 같이 공부하고, 한달에 한번정도는 같이 일탈이랍시고 영화도 보러가고, 집까지 데려다 주고 왠만한 연인사이 못지 않게
붙어있었어. 나는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걔는 어땠었는지 궁금하네..

그러던 어느날 매 주말 나오던 걔가 독서실에 안나오더라구? 문자로 물어보니 자기 학교에서 이제 주말마다 공부할수 있게 정독실을 열어 준다
하더라구..(버림받음)

아쉽지만 뭐 어쩌겠어 간간히 문자만 주고 받으면서 애잔한 마음 다잡고 열심히 공부를 했었지.

그 후에 수능이 다다음주인 일요일, 한번 만나자 하더라구. 공부하고 한 10시쯤에 걔네집 가는 중에 공원있었는데 거기서 몇개월만에 걔를 다시 보게 됐어.
되게 반갑더라구.. 그동안 공부하느라 힘들었던일 재미있었던일 서로 얘기하면서 한 2시간쯤 보냈어.
집에 갈시간이 되어 예전처럼 걔를 집에 데려다 줬어. 그날 엘리베이터 타고 8층까지 올라가 수능 잘치라는 작별인사와 함께 걔가 먼저 내민 손
꼭 부여 잡고 한 1분간 서로 바라본거같아 원래 좋아하면 눈도 못마주친다는데 나는 그 시간이 왜그렇게 좋았고 가슴설렜는지 몰라ㅎ

그렇게 피할수 없는 수능이 다가왔고, 나는 3월 학평과 별반 다를바 없는 점수를 받아 지거국 공대에 안착했어. 
수능 끝나고 며칠 뒤에 전화가 왔었는데, 걔는 꼭 국군간호사관학교에 들어가고싶다며 재수를 한다 하더라구.. 아쉬운 마음에 얼굴한번 보자 했었는데
바로 수도권에 있는 여자 전용 기숙학원 선행반 들어가 공부한다고 바쁘다더라구.. 정말 아쉬웠어 그래도 가슴떨리는 나름 첫사랑이었는데말이야

그 후에는 대학 들어가서 엑윽엑엑 1년 보내고 군대 다녀온다고 연락은 자연스럽게 끊겼어. 폰 바꾸면서 실수로 연락처도 날아가고 가끔 걔네 집 앞에
지나가는데 꼭 8층 보고 지나가 아직 거기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설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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