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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는 내게 가까이 딱 붙어서 걸었어. 사람 사이엔, 특히 남녀 사이엔 암묵적으로 합의되고 유지되는 적정 거리라는 게 있는 거잖아? 예를 들어 업무지시나 정중한 부탁을 뺨을 맞댄 채 하지 않듯이 말이야. 물론 나랑 수정이는 친한 오빠 동생이라 서로 헤드락을 건다거나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같이 걸어갈 때는 딱 오빠 동생 사이에 어울리는 정도의 간격을 유지했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수정이는 그 심리적 거리를 깨고 들어온거야. 그러면 영역을 침범당한 나는 뭔가 반응을 할 수밖에 없지. 살짝쿵 심장이 두근! 하고 뛰었어. 배를 빌려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는 중에도 수정이는 내 옆쪽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더라.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탓에 눈빛을 읽을 수가 없었지. 생각에 잠긴 척 하며 옆에 앉은 수정이 슴골을 내려다봤지만 별 꼴리지가 않았어. 옷안으로 비친 브라자는 꼴리지만, 드러내 놓은 비키니는 꼴리지가 않아.


그리고 수정이는 아무 말도 없었어. '아..설레발은 죄악이군'하며 난 다시 어제 만난 그 백마생각에 열중했어. '아..가버리진 않았을까..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러고 있으니 팔뚝이 시커멓게 탄 뱃사공이 바다 가운데 배를 대더니 놀라고 하더라. 번뇌로 가득찬 머릿속을 씻으려 바다로 풍덩 뛰어들었어. 난 바다와 친해서 구명조끼 따윈 필요가 없지. 다른 일행들은 구명 조끼를 점검하랴 스노클을 닦으랴 정신이 없었어.

 

억지로 따라나온 호핑이지만 바닷속 풍경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어.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떼를 지어 춤을 췄고, 고기밥으로 가져간 빵조각을 내 몸 주위로 부스러뜨릴 때마다 우르르 몰려와 금세 먹어치우고는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했어. 뜨거운 햇살은 수면에 한번 필터링을 거친 후 안쪽으로 비쳐 들어와 물결과 함께 일렁였어. 이것이 남국의 바다구나하고 감탄하며 바닷속을 누비고 있는데 일행들이 또 부르더라. 아...미친다.. 짜증을 누르고 배 곁으로 다가가니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했어. 부부연수생은 뭐 서로 같이 놀면 되고 린다누나는 바닷물에 들어가기 싫어한대. -_- 그럼 왜 온거야 시발.. 한편 수정이는 스노클링이 너무 하고 싶은데 수영을 못한대. 구명조끼까지 입고도 망설이고 있는 터라 나한테 좀 데리고 놀아줬으면 하는 거지. 뭐 조금 귀찮기는 해도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라서 그러자고 했어.

 

그렇게 수정이를 데리고 대충 물놀이를 해 줬어. 난 바닷속이 너무너무 보고싶은데..일분일초가 아쉬운데.. 여자를 데리고 물놀이를 해주려면 수면 위에만 있어야 하잖아. 짜증이 슬슬 났어. 하지만 고통에는 보상이 따르는 거더라고 ㅋㅋ 여자한테 수영을 가르쳐보면 아는 거지만 신체 접촉이 아니 일어날 수가 없어. 배, 허벅지, 겨드랑이는 당연히 터치할 수밖에 없지. 그리고 수정이가 몸매 하나는 끝내줘. 피팅모델 알바로 돈 좀 벌었다고 했으니까 말이야. 맨날 필리피나와 뒹굴다가 하이얀 살결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고향 생각이 절로  났어. 수정이가 왜 퀸 대접을 받는지도 새삼 이해가 갔지. 같은 하숙집에 살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쳐다보고 터치한 적은 처음었어. 천리타향 남국의 에메랄드 빛 바닷물 속에서 나는 발기했어.

 

한참을 같이 허우적대다보니 배에서 꽤 멀리 떨어져버린거야. 눈요기, 손요기도 좋지만 더 진도가 안 나갔고, 원래 먹으려던 떡도 아니었기 때문에 난 이내 시들해져 마음은 저멀리 백마 콩밭에 가 있었어. 그 순간 수정이가 갑자기 말을 걸었어.

 

"오빠!"

 

"응 왜?"

 

"오빠는 필리핀 여자가 뭐가 그렇게 좋아?"(잘 주니까 그렇지 이년아)

 

"아 ㅎㅎㅎㅎ 뭔소리여"

 

"맨날 밖에 싸돌아 다니지 말고 우리랑도 좀 놀아"

 

"그래서 같이 여행 왔자나"

 

"그러니까 오늘 밤에는 어디 가지 말고 같이 놀자"

 

이게 뭔 영문인지. 짐승 대하듯 대하면서 귀찮은 일만 부려먹을 때는 언제고 갑자기 데이트 신청을 하다니... 그래도 약한 게 남자 마음인지라 그러마고 대답했어.

 

대충 물놀이를 마치고 나와서 새우, 킹크랩으로 저녁을 때웠어. 나는 그 와중에도 부지런히 해먹있는 쪽을 왔다리 갔다리 전전긍긍하고 있었지..근데 백마의 모습이 안보이는거야. 젠장..늦은건가.. 어제처럼 해먹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기를 기대했는데 숙소에서 자위를 하는지 딴 놈이랑 떡을 먹는지...별의 별 불안감까지 들더라고. 다른 일행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려 하길래 난 그 꽃냄새 말고 딴 냄새가 맡고 싶어서 그냥 해먹 쪽으로 와버렸어. 어느덧 해가 져서 수평선 저 위로 별들이 희미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어. 혹시 남았을지 모르는 백마의 온기를 느끼면서 해먹에 누워 흔들거리고 있었지.

 

"오빠!"

 

기다리던 백마가 아니라 수정이가 찾아왔어. 저녁에 같이 놀자고 했는데 또 사라지니까 수배에 나선 거지. 난 백마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또 검거를 당했어.

 

"아 미안 좀 어지러워서 바람 좀 쐬고 있었어 ㅎㅎ 또 찾지? 가자"

 

"아냐 다른 사람들 그냥 재밌게 놀고 있어"

 

"그래? 그럼 좀 있다 들어가도 되겠네. ㅎㅎ 나는 바람 좀 더 쐴 테니까 너도 해먹 한 번 누워봐 완전 좋아"

 

난 해먹에서 내려오려고 일어나 앉았어. 

 

"아냐 오빠 그냥 앉아 있어."

 

수정이가 갑자기 해먹에 걸터 앉았어. 이게 뭔 날벼락인지...해먹은 한사람 누워있으라고 만든 거라 두 사람이 걸터 앉으니 무게가 가운데로 쏠려서 자세가 참 이상해졌어. 엉덩이, 옆구리, 어깨 할 거 없이 가운데로 몰려서 완전 밀착이 되었지. 어정쩡한 자세로 물었어.

 

"어허헣 갑자기 뭐하는거냐. 기분 좋게"

 

"그냥 얘기 좀 할라구. 왜 싫어? 내려갈까?"

 

"아..아니 싫은건 아닌데 이러면 젖도 닿고 불편하지 않을까 해서리..ㅋㅋ"

 

"오빠 나랑 술한잔 하자. 너무 심심해 재미도 없고.."

 

"엥? 나랑 단 둘이?"

 

"응 오빠언니네는 둘이 정신 없고, 린다언니는 지쳐서 헤롱헤롱이야. 살아있는 사람 오빠밖에 없어"

 

뭔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리따운 처자가 갑자기 술한잔 하자 들이대는데 거절하는 건 사나이 도리가 아니지. 바로 인근 바 피어원으로 옮겨서 자리를 잡고 앉았어. 후에 들은 말이지만 수정이는 내가 너무 궁금했대..;; 튜터들이랑은 엄청 친하고, 밖에 필리핀 친구들도 많은데 한국 학생들하고는 아예 어울리지도 않아서 뭔지 모를 더러움과 신비감이 있었다는거야.....(더럽다니 ㅅㅂ...) 할 줄 아는게 노래, 춤밖에 없는지라 학원 행사할 때 뻘쭘하지 않게 앞장 서서 분위기 조성해주고 빠지고 한 적이 몇번 있었는데. 수정이가 그런 내 모습이 조금 맘에 든 모양이었어.

 

"오빠는 진짜 정체를 모르겠어.."

 

"왜?'

 

"여자 엄청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한테는 따로 밥 먹자는 소리 한 번 안했잖아. 근데 또 뭐 부탁하면 흔쾌히 들어주고.."

 

"밥이야 하숙집서 맨날 같이 먹잖아"(들어줘도 지랄이냐)

 

"요 한달간 오빠 하숙집에서 밥 먹는거 세번도 못 본거 같은데?"

 

"아...그러네..."

 

"오빠 필리핀 여자 이제 안 만나면 안돼?"

 

뭔가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어. 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지. 설마 나를 좋다고 하는건가? 애써 분위기 뻘쭘해지지 않게 헛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술을 마셨어. 술이 적당하게 들어갔는데 수정이가 취한 모양인지 갑자기 춤을 추자고 했어.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음악은 나오고 있지만 춤추는 사람들도 없었거든. 왠지 모르지만 또 그러자고 했어. 거절을 못하는 성격 이거 고쳐야 해(안 고치면 복을 받거든) 그렇게 우리는 미친 년놈처럼 춤을 췄어. 수정이가 그렇게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건 처음 본 것 같아. 아는 사람이 없는 바닷가, 하숙집 친한 변태 오빠, 심장을 울리는 음악 소리, 고운 모래 위로 쏟아지는 별빛과 파도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아마 수정이 마음을 그렇게 뒤흔들어 놓은 거겠지. 흔들린 건 마음 뿐만이 아니었어. 제법 묵직한 수정이 슴가도 아래 위로 출렁거렸고, 맥주 한캔에 벌개져 오는 내 육신 가운데 달린 막대기와 알주머니도 그에 맞춰 흔들리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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