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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집에서 글쓰는데 자꾸 금지 IP라 안된다고하면서 사이트관리자한테 문의하라고해서 몇일동안 글 못씀ㅋㅋㅋ

근데 문의게시판에도 글 안써지는건 함정


그럼 이어서 7번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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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우리한텐 어떤 의민지 오빠도 알잖아..?

 

이 말을 듣고.. 가은이가 내 대답을 재촉하는 그 몇 초 동안

내 안에서 승낙과 거부 사이를 몇 백번이나 왔다갔다 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가은이와 나에겐 100일이나 200일같은 기념일보단 특별한 기념일이었다

사귀기 시작한 초반에 둘이서 이야기한게

100, 발렌타인데이, 무슨 데이 이런 쓰잘데 없는 기념일은 챙기지 말고

딱 생일이랑 크리스마스만 챙기자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일반적인 연인들의 크리스마스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우리가 사귄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는

행복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맞이하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

 


알았어

대신 그게 마지막이다

 

 

난 그때

크리스마스에는 확실하게 끝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알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정말.. 정말 확실하게 끝을 내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내 대답을 들은 뒤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을 짓는 가은이의 표정을 보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정을 느끼며 가슴이 아려왔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두 번째 크리스마스가 목전에 다가왔다

 


*

 


다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와라~!”

예압형들도 잘 보내고~”

야 재겸아

와이?”

크리스마스날 가은이 만나냐?”

응 그러기로 했으

글쿠만.. 어떡하게?”

이번에 확실히 알아듣게 얘기하고 와야지..”

완전히 끝내는거야?”

“........”

.. 정말 완전히, 완벽하게, 여지가 없도록..”

“........”

그래. 잘 애기하고 와라

응 알았어. 그럼 일욜날 봐

그래 잘 갔다와라

 

*

 

오빠 어디쯤이야?”

터미널 거의 다 왔어

우와 알았어!”

어디서 만날래?”

백화점 정문에서 만날까?”

응 그럼 그리로 갈게

 


오빠 여기야!”

 

정말 예쁘게 꾸미고 나온 가은이의 모습

 

. 어디로 갈까?”

.... 오늘 나 하고싶은대로 다 해주기다!”

알았으니까 어디갈래? 영화볼까?”

음 좋아!”

아 아니!!! 영화 안볼래!”

?”

영화보면 얘기할 시간이 줄어들잖아. 헤헤

“........”

그럼 일단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응 좋아요!”

뭐 먹고싶은거 있어?”

난 아무거나 다 좋아!”

그럼 아웃백가자

우와우와!! 나 아웃백 데리고 가주는거야?”

“........”

얼른 따라오기나해

응응!!”

 

 

회사에서 원래는 교육이 끝나고 난 뒤 교육기간동안의 교육비가 지급되는데

이번에는 크리스마스가 껴있어서 특별히 크리스마스 전 금요일날 연수원 입소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교육비를 지급해줬다

 

특별히 교육비를 미리 당겨서 지급하는거니까 모두들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고 오도록 하세요!”

!!!!!!!!”

 

교육비 봉투를 받고 보니 꽤 두툼하다


교육은 회사에서 해주는데 교육비도 받고 것참.. 좋구만

 

돈을 세어보니 내 한달 용돈이었던 20만원의 몇배가 되는 꽤 큰돈이다

 

 

가은이와의 마지막 데이트날 좋은 걸 사줄 수 있는 돈이 생겼다

 

 

오빠 우리 아웃백 진짜 오랜만에 와본다 그치?!”

응 그러게

오빠 이런 비싼거 막 사줘도 괜찮아?”

“........”

 

 

가은이의 질문에 순간 가슴이 먹먹하다

가은이와 사귈 때 우린 아웃백을 정말 힘들게 왔었다

기념일이 있으면 그 전 몇 달 동안 조금씩 돈을 모아서 왔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뒤.. 왔었다

 

저 바보는 내가 직장인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내가 돈이 부담될까봐 걱정한다

 

 

나 걱정말고 맛있게 먹어

응 고마워 잘먹을께요!”

 

 

늦은 점심을 먹고 난 뒤 우린 카페로 향했다

 

 

오빠 카페 어디로 갈까?”

좀 조용한 곳으로 가자

룸카페 같은데로 가야겠다 그럼

난 잘 모르니깐 니가 알고있는 곳으로 가

!”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려면...

조용한 곳이 필요했다

 

 

죄송하지만 1시간정도 대기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카페는 당연히도 자리가 없었다

룸카페 같은 곳은 커플들이 엄청나게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긴 크리스마스인가보다

 

그냥 아무 카페나 갈까?”

“........”

시끄러운곳은 싫은데

음 그럼 어쩔수 없네오빠 기다리는거 싫어하지만 오늘은 그냥 줄서서 기다리자!”

 

그렇게 30분정도를 기다려서 우린 룸은 아닌 구석진 곳의 커튼식 테이블에 앉게 됐다

 

오빠 뭐먹을래? 커피는 내가 살게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역시 찬거 먹을 줄 알았어

“........”

난 따뜻한 아메리카노 먹어야지!”

그럼 시키고 올께요!”

 

곧 우리가 주문한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가은이는 조잘조잘 우리가 사귀어 왔던 때의 이야기를 했다

어떤 곳을 갔고,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때에 재밌었고, 어떤 때에 좋았고..

가은이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난 간간히 대답하고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말을 해야하는데 언제 말을 해야할지 타이밍을 못 잡고 있었다

손대지 않은 아메리카노 안에 있는 얼음만 서서히 녹고있었다

 

 

오빠 오늘 왜이렇게 말이 없어

그냥 니 얘기 듣느라

그랬구나오빤 이야기할거없어? 이야기 좀 해봐 나 혼자만 계속 떠들었네

“........”

할 얘기 진짜 없나보네! 그럼 오빠 회사 얘기나 좀 해줘요

 

 

말을 할까 말까 계속 고민하던 나는 결국 좀 더 이따가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가은이가 물어오는대로 회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연수원 밥이 맛있어서 두그릇씩 먹는다는 얘기

맨날 몰래 술사가지고 들어와서 술 먹는다는 얘기

우리조는 맨날 술먹다가 하루 안먹던날에 다른조는 한번 몰래먹다 걸린 얘기

그런데 희한하게 우리 조원들이 다들 연수 성적이 좋다는 얘기

밤에 방이 너무 뜨거워서 옷을 다 벗고 잔다는 얘기 등 연수원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

 

 

그러다 슬슬 궁금한 것들이 사라지고..


말할 타이밍이.. 왔다


아니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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