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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바뀌면서, 자신감있는 영업으로 가게매출도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있을 무렵.

그날도 역시, 어느덧 친해진 손님들과 농담따먹기를 하며, 예약전화를 받고 있었습니다.

 

CCTV에 한 여인이 걸어 내려오는게 보입니다.

일단, 우리애는 아닌데 저희 가게입구 앞에 서더군요,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모습이 모니터에 그대로 잡힙니다.

'누구지?'

일단, 경계태세로 모니터를 주시합니다.

'똑똑~'

망설임 가득한 노크소리.

뭔가 찜찜했지만, 여자 혼자인걸 확인하고 문을 열어줍니다.

문앞에 서있는 여자를 보니...

 

 

 


참 못났습니다 -_-

 

 

 

"어떻게 오셨어요?"

"면접...."

우물쭈물 하며 여자가 대답합니다.


면접?

면접이라고 ?

그럴리가...

-_-


"면접 보러 오셨다구요?"

"..네.."

 

헐...

아니, 이 뇬이 대체 대딸계를 어떻게 보고...

-_-;;

 

한달간 동물원 소리 듣던 언니들과 일을 해본적은 있지만,

얘 처럼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아...'


절로 나오는 한숨을 애써 속으로 삭힙니다.

이 여자가 면접에 통과할일은 절대 없으니까요.

방문한 사람을 문전박대할수는 없기에, 일단 빈T로 안내하고

커피를 대접합니다.

 

"사장님, 면접 본다고 한명 와 있는데요"

산적아저씨에게 보고를 합니다.

"면접?"

왠지 당황한듯한 산적아저씨의 눈빛.

깊은 한숨을 내쉬며 면접보러온 언니가 대기중인 T로 향합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제가 면접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기에,

다시 카운터에 앉아서, 소라넷 삼매경에 빠져듭니다. 하앍!!

 


얼마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 흐르고,

산적아저씨와 여자가 나옵니다.

'그렇지,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지.'

전 장금장치를 풀어주기 위해 출입문으로 향합니다.


대딸계가 그렇게 호락호락한곳이 아니란다, 얘야...

훗~!!

-_-+


그래도, 상처받았을 영혼을 정중히 배웅하기 위해 문까지 열어놓고 기다리는데...

 

어?


어..어??


뭐야?? 왜 저래??


어이~아저씨?! 아 저 씨 !!!!

 


이런 씹할...

산적아저씨가 그 여자를 데리고 대기실로 들어가는겁니다.


'아니...왜..??'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저 양반이 약빨았나?


'뭔가 잘못됐다. 아까 사장 눈빛이 이상했어'


불길한 느낌에 대기실만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잠시후, 대기실에서 나온 산적아저씨가 카운터로 옵니다.

"사장님, 쟤 일시키시려구요??"

다급한 마음에 제가 먼저 물어봅니다.

"응"

 

응? 응 이라고?? 

-_-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저의 어깨를 다독이며 산적아저씨가 말을 이어갑니다.

"예명은 다영이로 하고..."


씨발.. 지금 이름이 중요한가? -_-


"쟤,보장이다"

"네에???"


제 귀를 의심합니다.

보장?!

깜짝 놀라 자동으로 기립이 됩니다.

놀라서 산적아저씨를 쳐다 보지만, 아랑곳않고 멘트를 날립니다.


"5개"


'이런 개 새.....'

-_-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

보장이란?

가게에서 언니에게 필수적으로 맞춰줘야 하는 갯수. 갯수보장이라고도 함.

보장기간은 보통 1주일, 보장갯수는 4~5개 (조율가능, 가게마다 틀림)

만약 손님이 없어서 갯수를 못맞춰주면, 빈 갯수만큼 가게매출로 페이를 지불해 줘야함.

가게에 손해가 막심한 시스템이기에, 손님이 없는 가게에서는 거의 시행 불가능.

놓치기 싫은, 사이즈 나오는 언니가 면접을 오면 투자형식으로 시행하는 시스템.

즉, 유리(에이스)정도 사이즈는 나와줘야 맘편하게 보장을 해줄수있습니다.

에이스는 알아서 갯수 챙겨먹으니 걱정이 없죠.

-------------------------------------------------------------------

 

 

보장이라고?

쟤 한테??

-_-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솔직히 손님은 부족하지않습니다. 방문해주시는 손님이 꽤 됩니다.

하지만, 그 손님들 T에 다영이를 집어넣고, 뒷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옛날, 동물원 시절의 그 공포가 슬금슬금 압박해옵니다.


"사장님"

"응?"

"저 한테... 왜 그러세요??"

-_-


언제나 당당한 산적아저씨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제얼굴을 못쳐다봅니다.

"미안하다, 사정이 좀 있다..."

그깟 사정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이젠 제 걱정을 해야합니다.

또 다시, 굽신굽신 비굴한 실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 씨발...-_ㅠ


"10일만 고생해라"

"10일요?? 1주일이 아니구요??"

"그냥 좀 해줘...미안하다니까"


일개 실장 나부랭이가 더 이상 무슨말을 하겠습니까...

고생하라는 허망한 멘트만 남긴채, 산적아저씨는 도망치듯 나가버립니다.

5개 꼭 맞춰주라는 말은 잊지 않더군요.

 

차라리 나를 짤라라, 씨발...

-_-

 


...............

 

 

다영(25세)


쭉-찢어진눈.

공격적인 광대뼈.

떡 벌어진 어깨에 작은키.

의외로 홀쭉한 허리( 그래서 더 이상한...)

알이 꽉 들어찬 종아리에 오다리.

힐신고 걸을때, 탄식을 자아내는 팔자걸음...

 


...............

 


하아..

너..

공부 공부좀 하지 그랬니...

-_-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게 나쁜건 알지만

여기는 여자가 남자를 상대하는곳.

NF소식에 손님들이 젤 먼저 물어오는건 와꾸.

외모를 안볼수는 없습니다.

 

한숨만 나옵니다....

 

더구나, 와꾸 안나오는 언니의 예약을 잡는다는건

상상이상으로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합니다.

정말..정말... 힘이 듭니다.

 

아...씨발...좃됐네..


.
.
.
.
.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12시.


단체손님들한테 묻어간 덕분에 다영이 갯수는 2개...

일행중 딸방은 처음이라는 분을 타겟으로 삼아,

다영이를 떠맡기며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던지...

다시는 딸방을 찾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돌아가신 그분을 배웅할때...

정말이지, 죽고싶었습니다.

-_-

 

다영이의 두번째 손님은,

일행중 가장 만취하신분 당첨...

돌아가실때 그 분은 술이 다 깬듯 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해장하셧다고 생각해주세요.

-_-;;

 

다영이가 NF인만큼, 피드백을 해보는게 당연한거지만...

괜히 말걸면 맞을것 같은 분위기 -_-

하지만, 뭐...표정만 봐도 알겠더군요 .

 

이제,

남은 갯수3개. 남은 시간 5시간.

미션을 수행하는 기분마저 듭니다.

저는 이미 하루 흡연량을 넘어서고, 빠르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립니다.

무슨 멘트를 날릴까 고민해봅니다


'손님, 혹시 특이한거 좋아하세요?'


젠장, 썩은멘트 밖에 떠오르질 않습니다.


'제발, 단체 손님이여라...'


기도를 하며 수화기를 듭니다.


"네 **입니다."

"실장님~주연이 몇시에 되요?"

(젝일...주연이 골수지명손님이네요 -_ㅜ)

"네 2시에 가능하시네요!"

"이런..한참 남았네요. 어쩌지?"

"아이고~우리 주연이 닿겠어욧!! 다른애들도 좀 보세요!"

"크크, 그럼 바로 되는 괜찮은 언니 있어요?"

다영이 빼고는 전부 T에 들어가있는 상황.

 

 

 

아뇨 없어요...

-_ㅜ

 

 

 

"새로온 NF가 한명 있긴 한데...."

일단 NF라는걸 강조해서 밑밥을 던져 봅니다.

"오 NF!! 이뻐요??"


역시나, 역시나...

바로 날아드는 돌직구.

-_-

 

 

다영이 얘기를 꺼낸 순간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두근 두근...


'어떻게 포장하지?'


솔직하게 '별로예요' 라고 말해버리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어떻게든 포장을 해서 팔아야(?)합니다.


'나름 이 생활 할만큼했다. 동물원 언니들과도 한달씩이나 일해봤다'


레종아...

넌 할수있어!! 보기좋게 포장해보는거야!!!

 


.
.
.
.
.
.
.

 

 

젠장... -_-

소스가 없습니다.

뭔가 소스라도 하나 있어야, 포장을 하는데  키,몸매,얼굴,가슴...

하다못해 아주 어린나이도 아닙니다.

혹시 애교라도 있으려나....하고 눈씻고 찾아봤지만 안보입니다.

동물원시절의 언니들도 이정도는 아니였습니다.

외모는 빠졌지만, 대체할 소스는 하나둘쯤 가지고 있었거든요.

몸매든,가슴이든,엉덩이든,애교든,살발한서비스든...


'하아...'


이렇게 말문이 막혀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_-


"실장님??"

"넵...."

"NF 별론가봐요 ??"

 

"아뇨, 귀여우십니다"

 


응??

아뿔싸...

무심결에 버릇처럼 튀어나온 멘트.

이쁘지도, 못나지도 않은 언니들을 포장할때 쓰는... 저렴한 멘트....


'씨발.. 죳됐다'


내가 무슨 소리를 한거야??

흔하게 쓰이는 멘트지만, 다영이에게 적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기입니다 -_-


콩닥 콩닥 콩닥....


심장이 더욱 빠르게 뜁니다.

또 다른 공포가 밀려옵니다.

 

'씨발....예약 해달라고 하면 어쩌지?"

-_-

 

이젠, 예약해달라고 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저의 거짓말이 들통하는게 두렵습니다.


쿵쾅 쿵쾅!!!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 나올것 같습니다.

수화기를 들고있는 손에 땀이 흥건합니다.

 

 

"귀여운NF 좋죠^^ 예약해 주세요. 실장님~"

 


이런, 젠장!!!!!

쉩!!! 풕!!!

-_-

 


"근처니깐 10분안에 갈게요~"

 


!!!!!!

 


"스톱!"


저도 모르게 출발하는 버스를 세우듯 외칩니다.


"네?"


저, 레종...

나름 솔직하고, 친근감있는 실장으로 이미지메이킹 해왔습니다(혼자생각;;)

오늘 처음본, 다영이 때문에 그동안 쌓아온 공든탑을 무너뜨릴 순 없습니다.

멀리 보자.

-_-

 

"손님.... 죄송합니다"

"네? 뭐가요?"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뭐가요??"

"NF.... 사실 별로예요 -_ㅜ"

"헐~"

"갯수 맞춰주려는 압박감에 그만 실언을....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그럼 실장님 저한테 거짓말한거??"

"거듭.. 죄송합니다..."

"흠..거기 언니들, 거의 기본은 하지 않나요?"

"몇 시간전 까지는 그랬었죠...."


-_-


"헐..어느정도 길래..."

"저도 처음 보는 케이스라... 설명 드리기 난감합니다.."

"그래도 장점은 있겠죠, 그러니 뽑은거 아니예요?"

"3시간이 지났는데....아직 그 장점이란걸 발견 못하고 있습니다.."

"크크크크크크"

주연이 골수지명이라 자주봤던 손님. 다행히 크게 노여워 하지는 않으십니다.

"우리 실장님 힘드시겠네..."

"차라리 군대를 다시 가고싶습니다..."

"헐...크크크"

 


후우...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속은 시원해지네요.

보장을 생각하면 여전히 답답하지만요.

갑자기 떠오르는 산적아저씨의 면상..

'아우...사장 개새....'

 


"실장님 그냥 예약해 주세요, 지금 갈께요"

 


응 -_-??

 


"네??"

"그 새로온 친구, 제가 볼께요"

"아니...왜요?"

"그냥.... 어느정도인지 궁금해지네요. 크크"

"진짜요??"

"네, 주연이한테는 비밀로 해주시구요!! 지금 갑니다"

 


벙....

-_-

 

이게 무슨 경우...

감기가 막 떨어졌을때 처럼 멍 해지는 기분입니다.

 


에이...

난 몰라... 난 몰라 !

난 분명 오지 말라고 했어.

나한테 뭐라 그러지마.

-_-

 

 

 


....................

 

 

 

 


"도대체 어느정도길래, 우리 실장님이 이렇게 늙어버린거예요?"


가게를 들어서며 대뜸 손님이 물어옵니다.

뒤늦게 걱정이 되나 봅니다.


"이왕 오신거..특이한 경험 한다고 생각하세요"

-_-

"헐...."


T로 안내해 드리고, 돈을 받습니다.

돈을 받아드는 손에 땀이 흥건합니다.

저절로 허리가 팍 숙여집니다.

-_-

"실장님 표정좀 펴세요;; 겁나잖아요"

"이미 늦으셨어요...마음 단단히 잡수세요 -_- "

"그러지 마요, 실장님 크크크크"

조금전까지만 해도 내가 위로받고 싶었지만, 이제는 제가 위로를 해드리고 싶어집니다.

T를 나서다가, 다시 돌아서서 손님을 바라봅니다.

"손님.."

"네"

"확인받고 싶은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전 분명...오시지 말라고 했습니다"

 

 

진짜루...

-_-

 

 

T로 향하는 다영이를 바라봅니다.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팔자걸음...

더욱 가슴이 아픈건, 다영이는 이쁘게 걸으려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인다는 겁니다.

힘내라, 다영아 -_ㅜ

 


다영이가 T에 입장한후...

CCTV로 T의 입구를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아무리 손님이 원해서(?) 다영이가 들어간거라지만,

뺀찌를 먹어도 전혀 이상할건 없습니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커텐을 젖히고 손님이 뛰쳐나올것만 같은 불안감이 떨쳐지질 않습니다.

잔뜩 긴장하며 담배를 입에 뭅니다. 라이타로 불을 붙여보지만

손에 흥건한 땀때문에, 라이타에 불이 붙질않습니다.

별개 다...


5분경과.

뺀찌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정도 벗어날수있는 시간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_ㅜ

당신은 구세주 이십니다....

 


잠시 긴장을 풀고 CCTV에서 눈을 뗍니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가도, 무슨 소리가 들리면 놀란마음으로 CCTV를 주시합니다.

다행히, 다른 손님이 나오는 소리입니다.

'하아..씨발...이게 뭔꼴이냐'

왠지 비참해집니다...-_-

 


그와중에, 다시 단체손님 예약이 잡힙니다.

다행히(?) 술좀 드신분들 같습니다.

평소에는 술드신 손님을 굉장히 꺼리는데, 오늘만큼은 예외입니다.

정말....감사합니다.

-_ㅜ

 


시간이 흘러....

정해진 시간보다 약간 일찍 손님과 다영이가 나옵니다.

괜히 긴장됩니다.


"난 실장님이랑 커피한잔 마시고 갈테니 넌 쉬어~"

손님이 다영이를 먼저 대기실로 들여보냅니다.


'나 때릴려고 그려나..'

겁이 납니다 -_-

벌떡 일어나 손님께 인사를 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_-;;

 


"먼 수고요? 크크크크크"

웃는 손님께 커피한잔 드리며, 물으나 마나한 질문을 합니다.


"어떠셨...어요...?"

"음.."


잠시, 고민하시던 손님의 말씀.


"착하네요"

 

 


-_-

그...것뿐?

 

 

"서비스는...?"


"안받았어요"


-_-


옷도 벗기지 않았답니다.

그냥 토크와...가벼운 안마만 받으셨다네요.

아무럼요!

이해합니다. 이해하고 말구요...

"환불....해드릴까요?"

너무 죄송스러워 조심스레 여쭤봅니다

"에이~제가 온다고 한건데요 뭘, 크크크크"

 

아, 나의 구세주...ㅠㅠ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타임을 가진후.

주연이에게는 비밀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시며  일어서시네요

출입문 앞에서, 갑자기 손님이 팔을 벌려 저를 안아주십니다.

(응? 왜 이러셈 -_-?)

 

"레실장님, 힘내요!!!"

 

크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손님을 이렇게 부르고 싶어집니다.

 

 

혀...형아...-_ㅜ

 

 


이후,

이 손님과는 다른 사건(?)도 하나 더 엮이면서,

따로 술자리를 가질만큼, 죤나 친해졌습니다.

가게방침에도 없는 선예약을 막찔러 드렸었죠 크흐흐.

.
.
.
.


이어진, 만취한 단체손님들 덕분에 다영이 갯수는 4개.

남은갯수 1개, 남은시간 2시간여...

여전히 손님들한테 다영이 얘기는 꺼내질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지명손님들인데다가, 어쩌다 소문듣고 전화주신분들께는

더더욱 다영이를 보여드릴수가 없더군요.

가게 첫인상이 중요한거잖아요...


시간은, 사람속도 모르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1명...

1명만 더...

제발, 만취한 손님 한명만 더... -_-

 

 


그때 문득 떠오른 인물.

내 친구, 내 동거인...

내가 이바닥에서 일하는걸 알고있는 유일한 사람.

나와 마찬가지로 취업준비중인....백수!!

이 시간이면 분명 포트폴리오 준비하거나, 게임중일것이 분명합니다.

서둘러 전화를 해봅니다.


"왜 전화질이야?"


칼같이 전화를 받는 이쁜 내친구.


"안자네?"

"해가 떠야 자지"

 


그..그렇지 -_-;

 


"너 3만5천원만 들고 텨와라, 택시비는 형이 쏜다!"

"왜?"

"딸쳐줄께"

"이뻐?"

 

개쉑...-_-

 

"3만5천원 값어치는 충분히 해"


친구놈이라 부담없이 구라 날립니다.


"아~ 좃또 설레네 크크"

"△△앞에 내려서 전화해"

"오케이!!"

당장 텨올 기세입니다.

"야, 집에 소주있지?"

"어, 왜?"

"얼마나 있어?"

"두병정도?"


.
.
.
.

 

"그거 다 마시고 와라, 꼭!!"

-_-

 

...

 


한참후 도착한 친구.

술냄새 풍기는 친구넘을 서둘러 T로 안내합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친구놈을 무시하고, 샤워끝내면 사인보내라고 하고

후다닥, 나와버립니다.

아무리, '여자랑 노는 돈'은 각자계산이 매너라지만...

막상, 친구얼굴을 마주하니 돈은 못받겠습니다.

 

결국, 제돈으로 메꿔야 합니다 -_ㅠ

 

부담없이 다영이를 들여보내고, 서서히 마감칠 준비를 합니다.

언니들 페이 계산에 집중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느껴집니다.

다영입니다.

-_-?

의아한 표정으로 다영이에게 묻습니다.

"다영아, 왜?"

다영이가 쭈삣거리며 말합니다.

"손님이.. 실장님 불러달래요.."

 


뭐??

-_-

아니, 뭐 이런 개새끼가....

 

 

죤나 어이가 없습니다.

거칠게 커텐을 젖히고 T에 들어서며 친구놈에게 욕을 날립니다.


"너 미쳤냐, 개쉑꺄!!"

"야 씨발...너무 하잖아"


하얀가운때문에 더 빨개보이는 얼굴로 친구놈이 궁시렁 거립니다.


"내가 돈 받았냐?? 공짜니깐 그냥 얌전히 딸쳐, 병신아"

"야 씨발...죳이 서겠냐고?"

"그럼, 불끄고 안마 받으면서 시간이나 때우던가,  씹새야"

"야..다른애는 없냐? 가슴 큰!"


-_-

허..참...가지가지 합니다.

이새끼가 술을 너무 쳐마셨나 봅니다.

 

"딴 애 볼려면 돈내, 개새꺄"

흥분한 제 모습에, 기세가 죽은 친구놈이 씨발거리며 다영이를 넣어달라고 합니다.

크게 심호흡을 한후, 흥분을 가라앉히며 T를 나서는데, 친구놈이 한마디 합니다.


"너 씨발...이럴려고 술먹고 오라고 한거지?"

 

 


응..-_-

 

 

다시 다영이를 투입하고, 마감에 집중합니다.

시간이 흘러, 하나둘 막타임 손님들이 돌아가고, 친구놈도 나옵니다.


"야 PC방에서 좀만 기다려, 같이 들어가게"


"좃까, 쓉쌔야"

 

-_-

 

친구놈이 단단히 삐진 모양입니다

씨발...그래도 무료였는데, 죳나 까칠합니다. 나쁜새끼;;

 

......

 

하아...진짜 돌아버리겠네요.

공짜손님, 게다가 친구인 놈까지 저런 반응인데...

앞으로 9일을 어떻게 끌고 갈지 답이 안나옵니다.

아니, 도대체 산적아저씨는 뭐때문에 쟤를 캐스팅한건지...

진짜 욕만 나오는 하루 였습니다.


......

 


이후, 지옥같은 시간은 계속됩니다.


-NF인데, 새로운맛에 한번 보시는거죠 뭐

-나름 괜찮습니다. 제 눈에는 귀여워 보이네요

-와꾸는 보통인데, 마인드가 아주 좋습니다

-자주 보기 힘든 스타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보세요-_-

-이쁜 얼굴은 아니데, 그렇다고 아주 못난것도 아닙니다. 귀염상이예요


갯수압박에 지치면서, 슬슬 쓰레기 멘트를 날리기 시작합니다.

이런식으로, 초반에는 꾸역꾸역 5개를 맞춰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이트에 비추글이 하나,둘 뜨기 시작합니다.

다영이 욕은 없습니다.

전부 실장욕입니다.


실장새끼가 배가 불렀네...

초심을 잃었네..


동물원 언니들하고 일할때도 이런적은 없었는데 ㅠㅠ

얼마전까지만 해도 후기에 실장 칭찬이 한줄씩 들어갔었는데...한순간에 나락으로.

각오했던 일이지만, 가슴이 쓰립니다.

다른언니들 까지 제걱정을 합니다.

T에서도, 다영이를 봤던 손님들이 제 욕을 한다는군요.

 

'아..진짜 돌아버리겠네...'

 


................................

 


어느순간 부터, 손님들 멘트에서 이런말이 빠지지 않기 시작합니다.

 

"다영이는 빼주세요"

 

................................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꾹꾹 눌러담았던 말을 산적아저씨에게 토해 냅니다.


"저, 다영이 데리고 일하기 너무 힘듭니다"


"........."


산적아저씨가 말이 없습니다.

산적아저씨 눈앞에는 비추글이 올라온 사이트가 열려있습니다.


"요즘 전화량도 많이 줄었습니다, 예약상황 보면 아시겠지만..."


깊은 한숨만 내쉴뿐,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한참동안 비추글을 읽던 산적아저씨가, 제 어깨를 토닥이며 일어섭니다.


"고생했다 레종아, 내가 해결할께"


산적아저씨가 전화기를 꺼내들며 밖으로 나갑니다.

표정이 왠지 무겁습니다.

다영이를 캐스팅한순간 부터, 무슨 사연이 있을거라는 막연한 상상은 했었지만

깊게 생각한적은 없었습니다. 그럴 정신도 없었구요.


잠시후, 대기실문이 열리면서 다영이가 나옵니다.

사복차림에, 가방까지 걸치고 있습니다.

산적아저씨가 전화로 불러낸 모양입니다.


"너 어디가?"


다영이가 특유의 눈치보는 표정으로 저를 봅니다.


"실장님, 안녕히 계세요"


대꾸도 없이 꾸벅 인사를 한후, 문을 열고 나가버립니다.

이대로, 다영이와는 끝이라는 느낌이 머리를 스칩니다.

CCTV로 계단을 올라가는 다영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씨발....또 내가 자른거네...'

 

간절히 바래왔던 순간 인데, 기분은 오히려 다운이 됩니다.

다영이에 대한 죄책감 같은건 아닙니다.

다시 돌아온데도 반겨줄 기분은 전혀 안들것 같습니다.

그냥... 기분이 더러워 집니다.

보호(?)하고있던 힘없는 애를, 귀찮다고 내버린듯한....그런 기분?


'씨발... 안보이게끔 해결을 하던가'


죤나 티나게 다영이를 정리해버린, 산적아저씨에게 짜증이 납니다.

 

 

다영이가 나가자마자 대기실문이 열립니다.

"실장님, 다영언니 그만 둔거예요?"

지현이가 고개를 내밀고 물어봅니다.

".........."

"왜 대답이 없어요? 실장님?!"

"야... 됐고, 오늘 술이나 마시자"

"뭐 언제는 안마셨나?"

 

-_-

썅뇬... 꼭 말을 보태요.

 


"오늘은 우리가 쏠게요. 실장님!"

"진짜? 왜에?"

"요즘, 실장님 기분 계속 안좋잖아요.... 위.로.주 "

 

어이구 기특한것. 흐흣!

 

"내 기분이 어떤데?"

"비추글에.. 욕 잔뜩.... 초심을 잃은, 배부른 실장.. 크크큭!"


혀를 삐죽 내밀던 지현이가 후다닥 대기실문을 닫아버립니다.

 

 


-_-

썅...저뇬을 잘랐어야 했는데.

 

 

 

..............

 

 

 


다음날 부터, 예상대로 다영이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하룻밤 지나니, 꿀꿀하던 기분도 어느정도 가라앉습니다.

깊은정이 들었던것도 아니니..당연한거겠죠.

다시 평상시대로 물흐르듯 예약이 잡혀갑니다.

머리아픈일도, 사기칠 일도 없습니다.


"내 착오때문에 고생많았다 레종아,  미안하다"


산적아저씨가 지나가듯 말을 꺼냅니다.

저 역시,  마음에 있던(...혹은 없던) 말을 꺼냅니다.


"저도, 다영이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산적아저씨가 제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 줍니다.

다영이랑 산적아저씨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었보이긴 하지만, 묻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모르는게  맘편할것 같다는 기분이, 궁금증 보다 더 컸거든요.

 

 

그냥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바래야죠.

 

 

 

......

 

 

 

못난이 언니들에게 서비스를 받는 손님들 만큼이나.

못난이 언니들을 데리고 영업해야 하는 실장들도, 무척이나 피가 마릅니다.

그런 실장의 고충을 적어보려했습니다.

 

힘들다고 못난이 언니들을 내버려 둘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출근한 애를 빈손으로 퇴근시키는것도, 정말 못할짓이거든요.

그런 언니들이 싸가지라도 없으면, 시원하게 자르기라도 할텐데...-_-

마음 약해지게시리, 착해빠져서....

 

하지만, 그런거야 뭐..

손님이 신경쓸 문제는 아니죠.

못난이 언니랑 일하는것도 실장 팔자요.

그에 따른 고충도 실장 몫인거니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장을 죤나게 갈궈야 이쁜언니가 들어오고,

양질의 서비스를 뽑아낼수있으니까요.

이 바닥에서 물렁해봐야, 자기손해인건 사실 이거든요.

언니들 갈궈봐야, 울기 밖에 더하나요?

무조건, 실장을 갈궈야 하는겁니다.

-_-


갈.굼.즐.달 !!


더불어, 갈구는 중간중간에 당근을 사용하는것도 잊지는 마시구요.

너무 심하게 갈구기만 하면, 실장블랙 걸립니다.

젤 무서운 거예요.


-_-;;


암튼, 실장형아들을 야무지게 갈구는겁니다 !!

실장이 힘들든 말든 무슨 상관입니까??

 

 

 

 

 

난 이제 실장 아닌데!!

+-_-+

 

 

 

 

푸헤헷!!

 

 

 


(실장님들 죄송합니다. 욕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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