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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초딩4학년때 담임년 썰

썰은재방 2015.05.03 20:10 조회 수 : 1188

90년대 중반...

난 그때 학급회장이었고 매주 토요일 마지막시간은 학급회의 시간이었음..

회의 의제는 반 애들이 각자 의견을 내거나 담임이 이슈거리를 주면 그걸로 토론하는 형식이었는데...

먼저 담임년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때 나랑 동갑의 아들이 있었고 선물이나 촌지 갖다 바치는 애들을 티날정도로

차별대우 하는 개년이었음..

제자에 대한 애정따위 안 갖고 다님..

학부모 회의때 엄마들이 오면 책상에 다리 올리고 회장님 자세로 트름하면서 대화함..

엄마들 사이에서도 요주의 인물이었는데 학기초 반평성 되고 그년이 담임 됐다니까 엄마 낮빛이 어두워 졌던 기억이 난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날도 학급회의를 시작하려고 칠판을 지우고 있는데 담임년이 날 부름..

회의 주제를 던져주는데 11살짜리가 보기에도 존나 말도 안되는 주제였음..

우리반에 축농증에 틱장에 콤보로 5초에 한번씩 킁킁대는 이진성 이라는 애가 있었음..

그래도 우리반 애들이 착한편이라 그걸로 왕따를 시키거나 괴롭히지 않고 걔가 킁킁 댈때마다 웃기다고 까르르 하고 넘어가주는 정도였음..

우리 반에서 걔를 눈엣가시 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담임년이 유일했지..

그래서 그날의 회의 주제는 '이진성의 코' 였다..

지금 생각해도 병신같네..

시키니까 어쩔수 없이 하긴 하는데 칠판 가운데 존나 크게 "이진성의 코" 적어놓고 뒤돌았을때 걔랑 눈이 딱 마주침..

하필 키도 젤 작아서 맨 앞에 앉아 나를 쳐다봄..

존나 죄스럽더라..

그 와중에도 킁킁거리는데 긴장했는지 bpm이 더 빨라짐..

1,2 학기 연임 학급회장 짬은 항문으로 먹은게 아니기 때문에 난 이 좆같은 회의를 20분 안에 끊어서 진성이의 고통을 최소화 시키는데 주력했다.

먼저 진성이의 코가 주는 문제점에 대해 토론 시작..

안그래도 첨엔 먼저 손들고 말하는놈들이 없는데 주제가 병신이라 더 없음..

옆에서 노려보던 담임년은 발표하라고 다그치기 시작...

겁에 질린 애들이 마지못해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의견을 내뱉음..

수업에 방해된다, 불결하다, 냄새난다, 깜짝놀란다..

저런 내용을 아직도 기억하는건 그때 회의록을 아직도 갖고 있기 때문이지.. 이사하다가 발견했는데 졸 방가방가...

문제점이 지적됐으니 빠르게 해결방법을 토론하고 끝내면 10분안에 끝날것 같았다...

'진성아 조금만 참아..'

해결방법으로 나온 의견들로는..

* 전학보내자

* 성금모아 수술시키자

* 격리조치

* 코마개 선물...기타등등

개새끼들 적당히 하지 으리 상실..

인민재판 받는 진성이는 회의 내내 책상에 시선 꽂고 고개를 못듬..

그렇게 좆같은 학급회의는 끝났고 난 집으로 돌아와 긴급출동 911 보면서 에쎈뽀득 데워서 밥먹고 있는데

엄마가 내 책가방 정리하다가 부름..

회의록 끈이 터져서 엄마한테 고쳐달라고 갖고 왔는데 오늘 회의 한 내용을 보심..

"아들 왜 이런걸로 회의를 해?? 친구잖아"
ㄴ"선생님이 하래.."

그러고 얼마가 지났을까??

학교 앞에 굿후렌드라고 돈까스집이 있었는데 방과후에 마중나온 엄마따라 들어가니까 반장이랑 부반장이 와있었고

다른 엄마들이 엄청 많았음..

그중 진성이 엄마도 있었음..

엄마들은 반부장이랑 나한테 마지막으로 증언을 확보하고 교장실 습격하심..

2학기를 몇달 앞두고 담임이 바꼈고 그년은 다음해 다른 학교로 전근감..

지금 같았으면 뉴스에 뜨고 신상 털렸을텐데 아쉽다..
몇년전에 집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두눈 똑바로 뜨고 인사 안했다..

씨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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