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XEDITION

썰/만화

역삼에서 근무하던 시절 이야기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간간히 나보고 잘생겼다고들 한다.


근데 걱정마라. 좆나 내가 봐도 그렇게 잘생긴 것은 아닌걸 안다.


걍 인사치례로 못생기진 않았으니 잘생겼다 할 정도로 생긴 듯 하다.




아무튼 점심마다 늘 들르던 커피숍이 있다.




커피숍이라고 했지만. 사실 커피숍은 아니고 Bar인데...


아무래도 밤에만 술 팔기에는 장사가 잘 안되어서 그런지 낮에는 커피를 팔더라.




요즘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에 비해


좌석도 쇼파로 되어있고 담배피기도 편하고 해서 늘 그쪽 커피숍으로 다녔다.




커피숍(바) 주인은 앳되보이는 20대 여자였다.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여름에는 초콜릿, 겨울에는 군고구마 같은 간식들을 나눠주곤 했었고


가끔씩 회사원들은 무슨 일을 하느냐, 힘이 드느냐 등과 같이 소소한 잡담을 나누기도 했었다.




근데 어느 날, 내 선배가 담배를 피다가 말했다.




"야 그 커피숍 여자애, 너 좋아하는 것 같다?"




"에이, 무슨 말이에요. 그럴리가"




"아냐, 진짜로. 너 보는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니까? 너만보면 웃잖아"




"그거야 손님이니까 웃어주는 거죠. 난 전혀 모르겠던데"




"아니라니까.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커피숍가면 절대 안 그래.


그리고 너랑 갈 때마다 고구마니 초콜렛이니 주잖아. 다른 사람들은 안줘"




"그래요? 난 정말 모르겠던데... ㅎㅎㅎ"




그렇다.


정말로 나는 모르겠더라.




걍 커피 주문할 때마다 짤막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손님과 가게 주인의 대화 이상은 절대 아니었고,


사탕이나 초콜렛도 그냥 어린 여자애가 자기 혼자 먹다가 손님들 나눠주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선배와의 대화이후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느 날도 역시 점심을 먹고 늘 그렇듯이 그 커피숍(바)로 향했는데,


그 날은 이상하게 불이 꺼져있더라.


문도 항상 열려있었는데 닫혀있고.




나는 가게 문이 열린지 닫힌지 잘 몰라서


유리창 안에 사람이 있는지 자세히 보기 위해


손을 눈가로 모으고 유심히 안쪽을 살피고 있는데...




"아 저기..." 하면서 벌컥 문이 열렸다.




"아 계셨네요. 문 닫힌 줄 알고..."




"그게... 죄송한데 오늘은 커피숍 장사 안하는데..." 말 끝을 흐리는.




"왜요?"




"... 하하. 그게...." 하면서 말끝을 흐리더니


"어제 제가 술을 좀 많이 먹어서... 힛" 하고 웃더라.




그러고보니 머리도 부시시하고 핏기 없는 얼굴에


옷차림새도 뭔가 외출복이긴 한데 많이 구겨져 있더라.


아마 집에 안들어가고 쇼파에서 그냥 디비져 잔 것 같더라.




"그러시구나... 그래요. 그럼 쉬세요" 하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한 세발자국 걸었나?


"저기요! 잠시만요" 하고 그녀가 외쳤다.




뒤 돌아보니


문을 살짝 열고 얼굴만 빼꼼히 내민 채로 손 짓하더라.




"들.어.오.세.요. 빨리~"




엥?


장사 안한다더니.




내가 가게에 다시 들어가니


문을 다시 걸어잠그더니,




"장사는 안할껀데... ㅎㅎㅎ 자주 오셨으니까 제가 서비스로 오늘은 그냥 커피 만들어드릴께요"




하면서 바 안으로 들어가더라.






-일단 잠깐 끊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80 (액션물?)수련회 나댐이들 역관광편(유쾌.상쾌.통쾌^^) 먹자핫바 2020.07.31 107
14579 말 한마디에 여친이랑 헤어진 썰 .ssul ㅇㅓㅂㅓㅂㅓ 2020.08.16 107
14578 신학생에게 들은 신학교 귀신 썰 먹자핫바 2020.08.17 107
14577 어렸을때 계곡 놀러가서 물속에서 똥싼 썰 먹자핫바 2019.10.29 107
14576 나의 호구력 인증 .SSUL 참치는C 2020.09.06 107
14575 오토바이 연습하는 썰 썰은재방 2020.09.08 107
14574 우리집 껌만 10 만원어치 산 썰 gunssulJ 2020.09.24 107
14573 귀신들린집 (펌 ,난 이거다고 소름졸라 돋았다) 3 gunssulJ 2020.11.08 107
14572 초등학교때 인기 많았던 썰 gunssulJ 2020.11.12 107
14571 고딩때 일진녀가 컴퓨터 수리좀 해달라 전화한 썰 썰은재방 2019.03.10 107
14570 지난주 경포대 헌팅 후기 썰 먹자핫바 2019.03.09 107
14569 [타로카드] 에로타로 점괘 " 야동에 빠진 남친 사연" 먹자핫바 2020.12.21 107
14568 어릴때 영화 '집으로' 영화관에서 보다가 개쪽팔린썰. SSUL 먹자핫바 2021.01.03 107
14567 군시절 의무관이 군수장교 뒷통수친 썰.ssul 썰은재방 2019.08.30 107
14566 펌}모쏠아다고민.ssul 썰은재방 2019.10.14 107
14565 할아버지랑 게임한 썰 .txt 먹자핫바 2021.01.31 107
14564 가슴으로 느끼는 소리 (9) -백일장 참치는C 2021.02.04 107
14563 숙대생이랑 부산 여행 썰 썰은재방 2019.02.04 107
14562 재수생 과외하다가 눈맞은썰 - 10 (예고) 먹자핫바 2019.02.03 107
14561 초딩때 여자 화장실에 갇힌 썰 먹자핫바 2019.01.31 10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