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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때는 작년 여름날 

해가 졌는데도 덥길래 창고 비슷하게 쓰는 부엌 뒷편으로 씻으러 감
세탁기도 있고 커다란 업소용 냉장고도 있는데 업소용 냉장고는 물 들어가지 말라고 바닥에서 한 20cm정도 괴어놨음

불 끄고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아서 냉장고에 기대서 맛폰으로 소설보고 있었음
키우던 똥가이가 주인님 왔다고 아는척하길래 한손으로 목덜미 긁어주는데
이새끼가 졸린지 내 뒷편으로 지나가서 조용하더라고

난 보던 소설 보는데 갑자기 깨갱!! 깽깽!!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밖으로 후다닥 달려나감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개잡는소리 시바르
집 앞에 야트막한 산 있고 뒷편에 빌라있고 양 옆에도 좀 큰 건물있어서 메아리효과 쩔었다.
근처에 자던 동네사람들 다 깜짝놀랐을거임
나도 깜놀해서 따라나갔는데 이새끼가 안보임;;
도대체 뭔 일이길래 이놈이 이렇게 죽는 소리를 내는건가 존나 걱정되서 찾아봤더니
얘가 심심하면 처박혀 있는 실외기랑 집벽 사이쪽에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맴돌고 있어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으로 본 똥가이 옆구리에는 끈끈이 쥐덫이...

집앞 화단에 쥐새끼 가족이 이사와서 막 싸돌아댕기길래 창고에다 끈끈이 쥐덫을 놨는데 
웬만한 곳은 개가 돌아다니니까 냉장고 바닥 구석탱이에다가 놨었거든
높이가 20cm라서 소형견인 이 똥가이가 포복자세로 기어들어가서 마침 펼쳐져있는 요-_- 위로 누워서 잔거지
그리고 몸을 뒤척이는데 이상한 느낌나니까 개깜놀해서 그지랄로 달려나간거 ㅋㅋㅋㅋ

똥가이는 생전 처음겪는 일이라 무섭고 당황스러워서 낑낑대면서 있다가
날 보더니 좀비같은 이상한 걸음걸이로 내 발치로 옴 
일단 데리고 다시 창고로 돌아가서 불 켜놓고 이놈을 어쩌나... 하고 있는데
엄마도 자다말고 달려와서 무슨 일인가 보더니 웃고 ㅋㅋㅋ

일단 끈끈이덫은 털난방향으로 죽~ 잡아 떼는데
여름이라 접착제가 좀 녹아서 그런지 물엿마냥 늘어지고 이상한 냄새도 나고
덫 제거하고 나니까 옆구리가 접착제 투성이로 떡지고 끈덕끈덕

맛폰으로 검색해보니까 쥐덫 끈끈이는 기름으로 제거가 가능하다고 하길래
식용유 가져와서 똥가이 옆구리에 찍찍 뿌리면서 맨손으로 접착제 덩어리 떼어내고 닦아내고 뿌리고 닦아내고
콩기름냄새 니글니글 ㅅㅂ;
한 삼십분간 작업해서 대충 끈적거리는거 제거는 다 했는데 
이제 온몸에서 기름냄새가 진동을함 ㅋㅋㅋ
나도 좀 지치고 졸립고 해서
수도틀어서 호스로 찬물 그냥 뿌리면서 비누칠 잔뜩했는데도 떡진느낌 그대로 기름냄새도 그대로
개는 안그래도 놀랐는데 찬물 뿌리니까 기겁을 하고 발버둥을 치는데
내가 사랑의 코브라트위스트로 제압하고 작업을 계속했지
수건으로 물기 닦아내는데 털이 식용유로 방수 코팅되서 별 차이가 없길래
개빗으로 좀 빗어내는데 떡져서 꼼짝을 못함
그냥 기름 번들거리는 손으로 아까 제거못한 접착제덩어리도 마저 제거하고
여름이니까 얼어죽지는 않겠지 싶어서 그냥 대충 물기제거하고 밖에 내보냈더니

후다다다다 달려가서 흙바닥에다가 온몸을 비비고 난리브루스 ㅋㅋㅋ

나도 씻고 잘려고 하는데 내 손과 배와 허벅지에서 콩기름냄새...;ㅁ;


다음날 해뜨고 보니까 그래도 제법 끈끈이는 제거를 다 했고
고소한 콩기름냄새만 나더라
그리고 내가 부르면 좀 머뭇거리고... 개늠시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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