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거의 썰게 답글도 달아본적 없고, 모바일로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썰 풀어볼려고 합니다.</p>
<p>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전개 이해 부탁드립니다. 필력이 딸려서 줄여가며 하는건 안될것 같네요.</p>
<p>장편의 글이 될수도 있고, 단편의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p>
<p>약간의 각색(지명 변경, 과명 변경, 직업 변경 등등)은 있겠지만 내용은 리얼로 가겠습니다.</p>
<p><br /></p>
<p>-------------------------------------------------------------------------------------------</p>
<p><br /></p>
<p>25살 2006년. 월드컵이 있던 해였다.</p>
<p><br /></p>
<p>내가 그 애를 처음 본 건, 신입생 환영회였다. 반별 환영회에서 직속 신입생들과 술 한잔하며 서로 탐색전을 이어가는 그런자리.</p>
<p><br /></p>
<p>물론 복학생이고, 여자친구 사귀어 본 적은 세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던 나도 탐색전을 이어갔다.</p>
<p><br /></p>
<p>혈기왕성하던 나이였고, 대학교 들어오면 어차피 다 성인이라는 생각에 05학번 후배들이 좋게 보지 않더라도,</p>
<p><br /></p>
<p>뭐 상관있나?? 그런 생각으로 같이 앉아서 내 동기들과 술을 기울이며 앞에 앉은 신입생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이어갔다.</p>
<p><br /></p>
<p>원래 술이 약하던 나는(주량 1병... 아무리 먹어도 늘지 않는...) 그만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와 화장실을 갔다.</p>
<p><br /></p>
<p>'응? 화장실에 누가 있나?'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다시 문에서 멀어져 술집안을 보니</p>
<p><br /></p>
<p>내 동기들과 신입생 그리고 05학번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밖에서도 들리는거 같았다.</p>
<p><br /></p>
<p>그렇게 기다리다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한 아이를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정말 나도 모르게 계속 눈이 따라가고 있었다.</p>
<p><br /></p>
<p>난 내가 매장 입구를 막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그 아이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p>
<p><br /></p>
<p>문 반대편에 선 그아이와 눈이 마주쳤다.</p>
<p><br /></p>
<p>"ㅡㅡ?"............."!!! 아 미안" 문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닫고, 얼른 비켜서 문을 열어주었다.</p>
<p><br /></p>
<p>나오면서 추운지 인상을 찌푸리며 자기 팔을 쓰담쓰담 하던데, 꼭 귀여운 강아지 같았다.</p>
<p><br /></p>
<p>그러더니 술집앞에 작은 턱같은 곳에(쇼윈도 바로 아래) 털썩 걸터 앉는 것이었다.</p>
<p><br /></p>
<p>머리가 파마머리였는데 어깨 아래까지 내려왔고, 컬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머리였다. 머리에 귀여운 핀하나를 꽂고 있었고</p>
<p><br /></p>
<p>옷은 니트였는데 복실복실해 보이는게, 헤어스탈이랑 같이 매치되서 강아지처럼 보였던거 같다. 그리고 바지는 스키니 블랙이었고,</p>
<p><br /></p>
<p>키는 커 보였었다.</p>
<p><br /></p>
<p>이제 화장실에서 누군가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얼른 화장실에 갔다가 나왔는데, 그 아이가 그대로 있는 거였다.</p>
<p><br /></p>
<p>해서 나는 앞에 서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말을 계속 붙여나갔다.</p>
<p><br /></p>
<p>"집은 어디고?" ,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노?"....... "이름이??" 호구조사 비슷하게.... 말을 이어나가다가 농담처럼 몇마디 던지니</p>
<p><br /></p>
<p>애가 어찌나 웃음이 헤픈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아니다 싶은 농담에도 배시시... 헤헤헤.. 거리는 거였다.</p>
<p><br /></p>
<p>웃을 때 보니 눈이 반달모양이 되면서 정말 이쁘게 웃는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가 눈웃음도 끝내주는데,</p>
<p><br /></p>
<p>색기가 흐른다고 해야하나?? 음... 연예인으로 치면 신소율+손예진?? 외모 생긴거 말고 그냥 이미지만 생각하시면 될 둣.</p>
<p><br /></p>
<p>암튼 그렇게 놀다가 다시 들어가서 애들이랑 술마시고 2차 노래방가고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10시가 다 되어 버스 막차시간이었다.</p>
<p><br /></p>
<p>그래서 버스 놓치면 택시비만 만원 넘게 나오는 거리라(당시 대학생이다보니 만원만원이 소중했음),</p>
<p><br /></p>
<p>총알 같이 달려서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 딱 올라타서, 뒤로 가고 있는데 그 아이가 내가 서 있는 앞 자리에 앉아있었다.</p>
<p><br /></p>
<p>"어?? 안녕 ㅋ"하고 인사를 하니, 갑자기 얘가 탁 일어나더니 90도로 인사를 하며 "선배님 안녕하세요. 여기 앉으세요." 이러는 거임.....</p>
<p><br /></p>
<p>내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야야 민망하게 왜 이래 언능 앉어ㅋㅋㅋ" 이런 뒤 앞에서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가고 있었다. </p>
<p><br /></p>
<p>사실 그애 뒷자리에 다른 신입생 여자애도 하나 있었지만 이미 아웃오브안중이었다.</p>
<p><br /></p>
<p>한 한시간정도 버스타고 가서 내릴 때가 되어 "나 갈게. 학교에서 보자"하며 내리는데,</p>
<p><br /></p>
<p> 그 애들 둘 다 같이 내리며 "선배 우리랑 동네 같잔아요 ㅋㅋ" ....기억 못하고 있었다....</p>
<p><br /></p>
<p>술집앞에서 얘기하며 얘기를 듣는 둥 마는둥하며 그애만 보고 있었나보다.</p>
<p><br /></p>
<p>내 첫사랑이었던 아이는 우리집 바로 앞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횡단보도 무시하고 뛰어가면 3분거리에....</p>
<p><br /></p>
<p>그 당시에는 마냥 좋았다. 집 가까운데에 정말 내 첫사랑이 살고 있었던거니까.<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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