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말출이다.
분대장 포상에 병장 휴가까지 붙여서 15일인데 이번엔 나오겠지.
15일동안 실종될 순 없을거야.
"김병장님. 그렇게 다림질해도 민간인들은 못 알아 보는거 아시잖습니까."
"시끄러. 정성이 담기면 하늘도 감탄할거야."
"그런데 머리는 왜 그렇게 짧습니까?"
"이민우 병신새키가 이따구로 밀어놨다. 분대장 안내려놨으면 벌점 매겼을텐데, 힘도 없어서 욕만하고 말았지. 시발.
아, 나 신발좀 닦아주면 안될까?"
"네. 그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이번엔 꼭 만나시고, 전역하기 전에 얼굴 좀 보여주십시요."
"야 서동환. 나다."
"어. 형."
"전 날 술먹고 뻗었나보네."
"네. 뭐 그렇죠."
"나 휴가 나왔어. 동아리 모임 언제하냐?"
"당분간은 계획 없어요. 형 나 좀만 자고 이따 전화할게요."
"나쁜새키"
'은영씨. 나 휴가 나왔어요. 마지막 휴가에요. 이번엔 15일이에요. 집에가서 기다릴테니깐 방명록 글 남겨줘요.'
"엄마. 나 왔어요."
"아이고 우리아들. 머리 짧게 자르니깐 좋네. 나올 때마다 머리 길어서 이게 군인 맞나 했다."
"머리 얘기 하지 마세요. 가뜩이나 후임 이발병 짜증나는데.."
"왜 이쁘기만 하구만. 생긴건 지 아부지랑 똑같이 생겨서 잘생기긴 했다."
"................난 아빠 없어요."
".... 그래. 밥 안먹었지? 엄마랑 밥먹자. 너 온다길래 너 좋아하는 오징어젓 사다놓고 갈비찜 해놨어."
"밥은 조금만 주세요. 이따가 나갈지도 몰라서요."
"또 어디 나간다그래. 첫 날은 쉬어도 되잖니."
"엄마. 나 여자 보러 가요."
"엉? 여자? 엄마 그런말 들으면 벌써 섭섭하다."
"왜요~ 엄마도 좋은 며느리 얻으면 좋잖아."
"얼마나 좋길래 그러니? 사귄지는 얼마나 됐는데?"
"아뇨. 아직 얼굴도 못봤어요."
"아서라. 밥이나 무라."
5일이나 지났다.
답장은 오지 않는다.
내겐 아직 열흘이라는 시간이 있다.
진짜 못 생겨서 그러는건가? 아닌데.. 이쁘댔는데..
못 생겨도 좋으니까 보고싶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나도 남자니깐 여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여자를 이렇게 기다리게 될 줄이야.
얼굴보다도 마음이 예뻐지고 싶어하는 그 마음씨 때문일까?
글귀 하나에도 끌릴 수가 있구나.
사람이 좋아지는 이유는 참 많은 것 같다.
10일 째
'그 동안 많이 생각했어요. 동아리 가입은 했지만, 오빠를 한 번도 보지도 못했고, 활동도 정말 가끔 나가는 이유가 있어요.
오빠가 제 전화번호도 묻지않고, 오로지 이렇게 방명록으로 나와 대화하려고 한 것에 좀 놀랐어요.
내가 어떤 모습이건 실망하지 않는다면 나갈게요.'
'답장 기다렸어요. 네. 어떤 모습이건 상관하지 않을게요. 그렇지 않아도 나도 그 생각했었어요. 어떤 모습이건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 말이에요. 몇 시에 어디로 오는게 편하세요?'
'7시에 저희학교 분수대로 오세요.'
7시 정각
아차, 연락처를 못 받았다.
누군지 어떻게 알지?
난 폴더폰이라 싸이도 안된다.
혹시나 글을 써놨나 확인하러 피시방을 가야하나?
약속장소 분수대에는 10명정도가 있다.
5명은 남자고,
3명은 애기들이고,
1명은 애기 엄마고,
나머지 한 명.
흰색 원피스에
귀를 덮는 긴 생머리
얼굴도 완전 작고
키도 165 정도 되보인다.
무엇보다.. 이렇게 눈이크고 예쁜 여대생은 처음본다.
설마?
"혹시.. 은영.."
그녀가 날 쳐다본다.
웃는다.
"네. 저 맞아요. 반갑습니다. 오빠"
손을 내민다.
"아.. 아 네. 반가워요."
"오빠 되게 귀엽게 생겼네요."
"하하.. 처음부터 그런말하면 되게 쑥스러운데.."
"오빠 저 배고파요. 같이 밥먹으러 갈래요?"
이 친구는 나와 눈 마주치는 걸 되게 잘한다.
난 부끄러워서 눈동자도 제대로 못 본다.
"오빠 저 보고 얘기해요. 그렇게 몇 개월 동안 얘기했으면서 모가 부끄럽다고 그래요"
"아. 아니. 그냥 너무 예뻐서.. "
"예쁘다구요? 정말요? 우리 뭐 먹을래요?"
생각보다 정말 밝은 친구다.
다행이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뭐 이렇게 생긴 애가 있나 싶다.
너무 예뻐서 말이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646 | 며칠전 지하철 막차 썰 | 동치미. | 2017.05.22 | 92 |
12645 | 영어캠프 썰 | 참치는C | 2017.05.19 | 92 |
12644 | 도서관에서 썰 3 (완) | gunssulJ | 2017.04.23 | 92 |
12643 | 나이트에서 미시 꼬신 썰 | 먹자핫바 | 2017.04.17 | 92 |
12642 | 전역하고 복학 후 여자친구 만난 썰 | 동치미. | 2017.03.31 | 92 |
12641 | 꿈에 그리던 년 먹고 체한 썰 3 | 참치는C | 2017.03.09 | 92 |
12640 | 나 학창시절 굴욕 당했던 .ssul 2 | gunssulJ | 2017.02.14 | 92 |
12639 | 또라이랑 후회될짓 한 썰 1 | 먹자핫바 | 2017.01.19 | 92 |
12638 | 친구와 멀티방 다녀온 썰 | 썰은재방 | 2017.01.06 | 92 |
12637 | 아 오늘 편의점 썰 풀어줌 .txt | 먹자핫바 | 2021.03.07 | 92 |
12636 | 방금 면접봤는데 꼴통녀2명썰푼다 | 동치미. | 2016.12.08 | 92 |
12635 | 친구랑 친구 썸타는 형이랑 술마시고 친구집에서 썰 | 동치미. | 2016.12.04 | 92 |
12634 | 디씨 의대생의 썰.jpg | 썰은재방 | 2016.12.03 | 92 |
12633 | 베스킨라빈스에서 치욕당한 썰 | 참치는C | 2016.11.26 | 92 |
12632 | 여자도 먹고 허니버터칩도 먹은 썰 | 먹자핫바 | 2016.10.27 | 92 |
12631 | 수박 겉 핥던 전 남친 썰 | gunssulJ | 2016.10.21 | 92 |
12630 | 군대있을때 하사가 중대장한테 개긴 ssul | 동치미. | 2016.10.21 | 92 |
12629 | 스시녀와 소프를 경험한 썰 3 | gunssulJ | 2016.10.11 | 92 |
12628 | 처음 만나본 망가 몸매의 그녀 썰 | 썰은재방 | 2016.10.07 | 92 |
12627 | 겜방 알바녀 먹은 썰 2 | 먹자핫바 | 2016.09.23 | 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