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시간이 밤 9시쯤이었거든?
좀 늦은시간이고 나도 학원갔다 끝나고 들어온지라 머리도 감아서 뻗쳐있고
옷도 구깃구깃 ... 라면은 이제 막 끓여졌고 1발
근데 나도 모르게 답장을 "오키" 라고 보내고
한젓가락도 안먹은 라면을 그냥 두고 옷을 챙겨입고 나갔지
그렇게 그년과의 첫만남이었다
논현역쪽으로 오래서 갔는데 그년이 골뱅이되있더라
숨쉴때 단감냄새 풍기고 얼굴은 번들거리고있고
얼굴은... ㅍㅌㅊ 좀 더되는 대학생 여자애들 얼굴?
딱 주면 기쁜 마음으로 먹는 정도?
암튼 그때가 술먹고 실수한적이 있어서 술을 끊고 있던 시기였어
그래서 그년이 만취상태인 채로 근처 투썸에 커피나 한잔하러 들어갔지
자리에 앉은 개년이 처음으로 꺼낸말은
"ㅋㅋ 너 완전 아저씨네?"
그 술에 취한 사람 특유의 헤헤거리면서 손을 막 흔들고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씨발 ... 참 재밌더라
호감보다는 그냥 'ㅋㅋㅋ 존나웃기네 라면먹다 나와서 이게 뭐냐' 정도
걔도 똑같이 대학생이고 나이는 동갑
사는곳은 같은 아파트단지 ...
이렇게 첫만남이 있은뒤 그다음날 아침에
"잘들어갔냐 주정뱅이야" 이렇게 카톡을 보냈더니
"나 큰일이당 ... 어제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ㅠㅠ"
대한민국 평균 걸레년답게 술을 어느정도 마시면 필름이 끊긴다드라
'분명 존나많이 먹혔겠네' 라는 생각이 들드라
어제 자기가 무슨말을 했는지 걱정을 하길래
"저녁에 또 술먹고 전화해 내가 녹음해줄게ㅎㅎ" 라고 했더니
저녁에 바로 전화가 오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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