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전시 알바를 할때 였음.
할 일 진짜 없고 그냥 서서 감시? 정도만 하는게 일임.
당연히 손님 구경하면서 시간 떼우고 있는데,
엄청 귀여운 꼬마 손님(4살?)이 엄마 손 잡고 들어오는 거임.
기, 기여어...하면서 흐믓하게 지켜보고 있는데.
미술관 안이 어둡기도 하고 해서 애가 무서웠는지 막 아빠를 찾는 거임.
아빠 어디써...어디써...하면서 찾길래 흐믓하게 지켜보는데
나랑 눈이 딱 마주치더니.
아빠 요깅네! 하면서 내 다리에 폭삭 안김.
그리고 아이 엄마도 얼어붙고 옆에 있던 동료도 얼어붙고 나도 얼어붙고.
세상이 얼어붙고.
근데 기여움.
아이 엄마가 나한테 막 죄송하다 그러면서 떼어냈는데 웃긴게.
내가 막 돌아다니면서 관리를 해야 하니까
그 아이한테서 조금 멀어지면 막 울라(흐엥 아빠 그러면서) 그러고 반복해서
어쨋든 그녀석 가까이에 서있어야 했음.
혼자 막 저런 딸 있으면 좋을텐데 하면서 생각하고.
잠시 후에 그 아이의 진짜 아빠되는 사람이 와서 걔를 안고 다니시길래
조금 실망. 아까는 나한테 아빠랬으면서 사람이 변했어.
그리고 내 관리 구역을 다 관람하셨는지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면서
우연히 안겨 있는 그 아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내가 어색하게 슬쩍 미소 지어줬더니 완전 방긋하고 웃어줌.
77ㅑ 손 흔들어주니까 걔도 손 흔들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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