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앉아있던 바위 주위로 바닷물이 다 들어와 있었어.
갯벌이라 물이 금방 들어오는데 얘기하다가 몰랐던거지.
다행히 깊지는 않고 무릎위정도까지 찼는데 ㅊㄷ이 바지 젖을것 같아서 반바지인 내가 업고 나왔어.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던거야.
차를 타고 섬을 나가려고 하니 차들이 거의 멈춘상태로 도로에 꽉차있더군..
"ㅊㄷ아, 밀물 들어왔나보다. 저녁 9시 넘어야 물빠진다는데.."
"...... 그럼 그때까지 뭐하지?"
"그러게..."
그 순간 참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
왼쪽에서는 "이번 기회에 쉽고 헤픈 여자니까 일단 따먹어.. 따먹어.."
오른쪽에서는 "널 좋아하는 사람을 이용해먹으면 벌 받는다."
뭐 이런 얘기가 들리는 것 같더라구.
잠깐 고민하다 일단은 떡밥을 던져보기로 했지.
"야, 우리 뭐 할 것도 없고 배도 안고프고 그냥 모텔가서 티비나 보자."
한편으로는 야... 그게 말이 되냐? 이 미친.. 이러길 기대했지만 애가 착한건지 정말 헤픈건지 그러자고 하더군.
모텔 여주인은 뭔가 안다는듯이 씩 웃으면서 전망이 좋은 방으로 주고 수건도 많이 주겠다고 하더군.. ㅎㅎ
모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우리는 불같이 달아올라 서로의 옷을 벗겼어..
는 아니고, 그냥 티비를 봤지.. 뭔가 분위기가 뻘쯤한게 할말도 없고 그렇더라고.
"글쎄 뭐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만나니까 점점 더 니가 좋아진다.."
"우리 사귀어 볼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키스를 하고 ㅅㅅ삼매경에 빠지면 나중에 너같은 헤픈년은 필요없어! 이러는게 계획이었지만...
이거도 씹선비다보니 거짓말을 하는게 엄청 켕기더라고.
ㅂㅅ같이 티비만 보다 대실시간이 다 지나갔어 ㅜㅜ
'아, 언제까지 이렇게 ㅂㅅ같이 선비질만 하고 사리만 만들어야 하나.. 안되겠다'
"ㅊㄷ아, 너 내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래?"
"뭐? 에이.. 장난치지마.."
하지만 뭔가 예감했다는듯이 얼굴이 좀 빨개지면서 화색이 돌더군.
'아, 얘는 이미 맘이 있었구나..'
"정말이야.. 자꾸 만나다보니까 정든거 같아."
"진짜?? 헤헤... 그래 좋아.."
여기서 바로 대실연장때리고 ㅍㅍㅅㅅ들어가야 하는데 차마 그러진 못하겠고 그냥 얼굴 한번 쓰다듬고 모텔을 나왔어
나중에도 기회가 있으니 두고두고 뽕을 뽑자고 생각했지.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더군..
"저기 이거 내가 줄까말까 망설이다가 지금 주는거야"
"뭔데?"
"자동차 열쇠고리 내가 십자수로 떴는데 아까 주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지금 주는거야"
"ㅎㅎ...."
집에 데려다주고 현장으로 돌아가면서 뭔가 씁쓸하더라...
아... 역시 글쓰는건 힘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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