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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어플에서 첫사랑 만난 썰

먹자핫바 2016.03.18 16:51 조회 수 : 78

아무리 세상이 좁다지만

와.. 조카 나에게도 이런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어플을 시작한건 2012년도.

맨날 풋풋한 새내기들이랑 술마실 생각하고 학교 복학했는데

풋풋은 개뿔. 졸업이랑 취업만 남아있더라.

뭐할까 하다가 공부하기로 맘먹었다.

처음에는 걍 할만했는데 맨날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려니 

답답해서 인터넷도 끄적이다가 뭐 소개팅어플 이런게 있다길래

한번 다운받아봤다. 

하루에 한명씩 누군가에 대해서 구경한다는게 재밌어서 

뭐..쪽지 그런건 안보내보고 확인하기만했다.

1차 시험끝내고 나니 뭐 소개팅어플도 이것저것 생겼더라.

컨셉도 조카 여러가지고 그 소개시켜주는 시간도 다 달라서

이것저것 다 가입해놓고 구경했다. 11시에 3명인가

12시에 2명..뭐 이렇게.

그리고 2차 준비하면서 뜸했다가 또 날 추워지니 외로워서

본격 여자구경을 시작했다. 그때가 2013년도....벌써 2년전이네 ㅋ

조카 내가 시험보고 온사이에 별별 어플이 다생겼더라?

뭐 이상형월드컵도 있고 무튼.....

걍 심심할때마다 구경했는데... 아 아직도 기억난다.

10월2일.. 개천절에 나도 데이트하고 싶다이러면서 어플 이것저것 들춰보는데

후...숨이 턱 막혔다. 내 18, 19살 철부지의 시작부터 끝을 붙잡고 있던 걔.

첫사랑이었다.

유학간다길래 울면서 메일주소 적어줬는데 (사실 조카 아름다운 펜팔이 될 줄 알았는데..) 

내 개발새발 글씨를 못알아본건지 연락없던 너.

시발ㅠㅠ 여자는 대학가면 예뻐진다더니 이제 귀여움이란 말은 좀 어색하지만

내 마음은 그때마냥 설레더라.

평소에 이런거에 돈쓰는 놈들 이해안됐는데

이해고 뭐고 바로 쪽지보냈다. 하루기다리면되는데 왤케 똥쭐타냐...

조카 밤새 어플을 들락날락 잠도 한 숨 못잤다...

글고 담날됐는데...못본건지 나를 씹은건지 답이 없음..

조카 슬픔. 역시 우린 인연이 아닌가....하다가 

이건 운명이다 싶어서 다짜고짜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역시 남자는 이거다 싶으면 머리가 빨리 돌아간다..

고객센터에서는 개인정보여서 연락처 못알려준다고 

만원 더 쓰면 뭐 다시 쪽지보내볼 수 있다고 ..... 후.....

그깟 만원이 대수겠냐. 

돈 낼테니까 알림 좀 여러번 넣어달라고 계속 부탁했다.

내 첫사랑이라고 돈줄테니까 반드시 읽을 수 있게 해달라했다.

고객센터는 할 줄 아는게 없단다....ㅅㅂ...돈은 다 받아먹으면서...

무튼 
제발 제발... 해보지도 않던 기도도 하면서 날을 꼴딱샜다.

12시간이 원래 이렇게 길었냐...

원래 이렇게 광고문자 많이 왔나.....

괜히 페이스북으로 동창들한테 연락도 해보다가

왔다. 답장. 상대방이 오케이했대....................

진짜 심장 터지는 줄...

그 이후에 연락됐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객대응팀에서 전화왔댄다. 첫사랑이 찾는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걔가 그 연애캠프라고

그 어플회사에서 일하고 있던거임....ㅋㅋㅋㅋ(니네도 할거면 연애캠프해서 첫사랑찾아라 ㅋㅋ)

완전 회사 놀림거리 됐다고 함...

남의 인연 찾아주러 들어와서 니 인연 찾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연락되서 몇 번 만났다.

아 혹시 너네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 믿냐?ㅋㅋ





난 믿는다.





내 여자 이현주,
2월 20일부로 내 아내가 되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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