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활권 내에 우연찮게 들어온
10살 어린 친구가 있었습니다.
작고 귀여운 얼굴에 적당히 볼륨감 있는 몸매에
저는 첫눈에 끌렸지만
가까워져가면서 알게된
그녀의 성격이 제가 그려왔던 것과는
꽤나 거리감이 있었고 또 나이차이도 무시못했기 때문에
그냥저냥 아는 동생 정도로 지내게 되었더랬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집 근처 치킨집에서 맥주 한 잔을 둘이서 같이 하다가
her라는 영화 얘기가 나왔는데
둘 다 보고싶었던 영화라는 결론을 내렸고
우리는 그걸 핑계로 그녀의 방 침대에 기댄채
노트북을 제 배위에 올려둔 체 play를 눌렀는데..
웬걸..
자막이 일본어로 나오더군요.;
노트북도 오래된 것이어서인지
발열이 너무 심해서 배에 화상이라도 입을 것 같았던 차에
그냥 영화는 다음에..라며 노트북은 한켠에 밀어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미치겠더군요.
이불 속에서 허벅지가 닿을 때마다
("난 침대엔 절대 바지를 입고 들어가질 못해. 답답해서."라는 멘트로
속옷만 입은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얇은 옷감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풀거리는 원피스 잠옷.)
온갖 사념이 나를 뒤엎었고..
'그녀를 안고싶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죠.
하지만 사귀자는 멘트도 없이 그냥 그렇게
그녀를 안는 건 뭔가 매너없는 행동이라 생각돼서
본능이 이성을 지배하여 나이차이고 성격이고 잴 여유도 없이
말했습니다.
나:"우리..사귈까?"
그녀:"흠..아직 거기까진 생각해본 적 없어요, 오빠."
단칼에 거절당한 저는
뭔가 다급하고 초조한 마음에 다음 멘트를 던졌는데..
나:"그럼..우리..할..까..?"
그녀 왈,
"우리가 하게되는 것에 오빠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시작은 자기가 위에서가 더 좋다는 그녀와 저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고
거사를 마치고 베란다에서 담배를 필 때
"와..역시 연륜인건가.. 대박!" 이라며 내민
따봉의 엄지손톱에 달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데..
제 마음도 현자상태에서 올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두근거림과 함께
반짝거렸었더랬죠..
그 후로 두어번 그렇게 가끔 만남(?)을 가지다가
"아무래도..이런 사이는 조금 위험한 것 같아.."라는
(썩어빠진 전혀 쓸모없었던 불필요하며 망할 것 같은) 멘트로
그렇게 허무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린 채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을 관계는 끝이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박주영의 따봉짤을 볼 때마다
그녀가 오버랩 되어서 심지어 박주영에게까지
ㅅ욕을 느낄 정도로 피폐해진채,
매일밤 땅을 치고 후회하며 살고 있네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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