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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어플에서 첫사랑 만난 썰

먹자핫바 2015.03.09 09:00 조회 수 : 1505

아무리 세상이 좁다지만

와.. 조카 나에게도 이런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어플을 시작한건 2012년도.

맨날 풋풋한 새내기들이랑 술마실 생각하고 학교 복학했는데

풋풋은 개뿔. 졸업이랑 취업만 남아있더라.

뭐할까 하다가 공부하기로 맘먹었다.

처음에는 걍 할만했는데 맨날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려니 

답답해서 인터넷도 끄적이다가 뭐 소개팅어플 이런게 있다길래

한번 다운받아봤다. 

하루에 한명씩 누군가에 대해서 구경한다는게 재밌어서 

뭐..쪽지 그런건 안보내보고 확인하기만했다.

1차 시험끝내고 나니 뭐 소개팅어플도 이것저것 생겼더라.

컨셉도 조카 여러가지고 그 소개시켜주는 시간도 다 달라서

이것저것 다 가입해놓고 구경했다. 11시에 3명인가

12시에 2명..뭐 이렇게.

그리고 2차 준비하면서 뜸했다가 또 날 추워지니 외로워서

본격 여자구경을 시작했다. 그때가 2013년도....벌써 2년전이네 ㅋ

조카 내가 시험보고 온사이에 별별 어플이 다생겼더라?

뭐 이상형월드컵도 있고 무튼.....

걍 심심할때마다 구경했는데... 아 아직도 기억난다.

10월2일.. 개천절에 나도 데이트하고 싶다이러면서 어플 이것저것 들춰보는데

후...숨이 턱 막혔다. 내 18, 19살 철부지의 시작부터 끝을 붙잡고 있던 걔.

첫사랑이었다.

유학간다길래 울면서 메일주소 적어줬는데 (사실 조카 아름다운 펜팔이 될 줄 알았는데..) 

내 개발새발 글씨를 못알아본건지 연락없던 너.

시발ㅠㅠ 여자는 대학가면 예뻐진다더니 이제 귀여움이란 말은 좀 어색하지만

내 마음은 그때마냥 설레더라.

평소에 이런거에 돈쓰는 놈들 이해안됐는데

이해고 뭐고 바로 쪽지보냈다. 하루기다리면되는데 왤케 똥쭐타냐...

조카 밤새 어플을 들락날락 잠도 한 숨 못잤다...

글고 담날됐는데...못본건지 나를 씹은건지 답이 없음..

조카 슬픔. 역시 우린 인연이 아닌가....하다가 

이건 운명이다 싶어서 다짜고짜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역시 남자는 이거다 싶으면 머리가 빨리 돌아간다..

고객센터에서는 개인정보여서 연락처 못알려준다고 

만원 더 쓰면 뭐 다시 쪽지보내볼 수 있다고 ..... 후.....

그깟 만원이 대수겠냐. 

돈 낼테니까 알림 좀 여러번 넣어달라고 계속 부탁했다.

내 첫사랑이라고 돈줄테니까 반드시 읽을 수 있게 해달라했다.

고객센터는 할 줄 아는게 없단다....ㅅㅂ...돈은 다 받아먹으면서...

무튼 
제발 제발... 해보지도 않던 기도도 하면서 날을 꼴딱샜다.

12시간이 원래 이렇게 길었냐...

원래 이렇게 광고문자 많이 왔나.....

괜히 페이스북으로 동창들한테 연락도 해보다가

왔다. 답장. 상대방이 오케이했대....................

진짜 심장 터지는 줄...

그 이후에 연락됐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객대응팀에서 전화왔댄다. 첫사랑이 찾는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걔가 그 연애캠프라고

그 어플회사에서 일하고 있던거임....ㅋㅋㅋㅋ(니네도 할거면 연애캠프해서 첫사랑찾아라 ㅋㅋ)

완전 회사 놀림거리 됐다고 함...

남의 인연 찾아주러 들어와서 니 인연 찾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연락되서 몇 번 만났다.

아 혹시 너네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 믿냐?ㅋㅋ





난 믿는다.





내 여자 이현주,
2월 20일부로 내 아내가 되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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