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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예지몽

먹자핫바 2015.03.19 17:02 조회 수 : 1592

아마도 10년도 더 된일인거같다.

어렸을때 우리가족은 아파트에 살았는데, 

신기하게도 아파트 앞 주차장쪽엔 낡고 허름한...음 외관상 오래되보이는 창고가 있었다.

재질은 나무판자 같은종류로 만들어진 것 같았는데, 

친구들과 가끔씩 불장난을하러 들어가면 이상한게 많았던 것 같다.

버려진듯한 벽지라던지, 쓰레기들도 있고, 고철을 모아논 상자도 보이곤 했다.

사실 무서워서 들어가봤자 입구근처에서 문열고 있었을테지만..

그 창고는 외관상으로 봤을때 창문이란 없었으며, 빛또한 들어가지 않아서, 창고문을 열면 상당히 어두웠던것 같다.

그나마 문을열면 빛이 들어오는 부분만 볼 수 있었다.

하루는 정말 그 창고에 들어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아버지한테 혼나고 울면서 생각했던곳이 창고였는데, 왜 창고가 생각나는진 몰랐다.

무작정 나와서 창고근처까지 가긴 했는데 도저히 혼자 들어갈 엄두가 나질않아, 친구를 불러서 함께 들어가보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낡아빠진 창고를 보며, 은근히 불안하기도 했으나 참 재미있었는데,

재미있는 이유중 하나가 앞에서 언급한 불장난이었다.

창고안에서 불장난을 하면 밖에선 전혀 보이질 않는다.

창문자체가 없고 굴뚝같은 배기구도 없이 오로지 문 하나만 있어서 연기도 새어나가질 않으며, 빛또한 안보였다.

우린 그걸 악용해서 열심히 불장난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분 지속되지 않았다. 친구가 집에 가본다고 하여, 우린 금방 나오게되었고, 나가기 전에 불까지 끄고나왔다.

창고에서 나온 후, 친구는 바로 집에가고 나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집에 들어갔다.

그날부터 몇일간은 아마 평범하게 아무일 없이 지냈던 것 같다.

--------

일요일 아침이었다.


일어나기 직전까지 꿈을꿨는데, 화산이 폭발하여 내 몸이 스르르 녹는 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엿같은 꿈인데, 그땐 참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꿈을꾸고 달라진 일은 없었으며, 아주 평온했다.

친구한테 놀자는 전화가 오긴 했었지만, 그 꿈때문인지 나가기가 싫어서 핑계를 대고 집에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그렇게 그 날도 넘어가는듯 했다.

----

그런데..

그날은 평범한 날이 아니였다.



밤이였는데, 밖이 환하고 사람들 소리도나고 해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우리가 예전에 불장난하던 창고가 불에 타고있었다.

그것도, 조금씩 불에 타는게 아니라..

창고 전체를 불이 휘감았다고 표현하는게 맞을것이다.

난 그 광경에 넋을 잃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얼빠진상태로 화재현장을 목격하고 있는데, 소방차 몇대가 오고 경찰차도 왔던 것 같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엄마를 따라 내려가보기로 했다.

불이 난 창고 근처에 가니, 엄청난 열기는 물론, 불에 탄 재들도 많이 날리고 냄새도 독했다.

마치 그 날 맡았던 냄새를 표현하자면 참.. 어두웠던 것 같다. 

나는 냄새를 맡지 않기위해 멀리 떨어져서 있었는데, 불이 반쯤 꺼져갈때쯤 구급차 한대가 왔다.

그리고는 급히 사람한명을 이송해가는데..





난 분명히 봤다.



구급차에 실려간 사람은 나랑 같이 불장난을 하러가던 그 친구였다.


지금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왜 거기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그때 그 친구의 전화를받고 나갔으면, 그 친구처럼 화상을 입었거나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웃대 공포게시판에 글도 못썼을테고,

참 사람목숨은 값진 것 같다.

나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지만, 난 이미 4번은 되살아난 것 같다.

난 그럴때마다 세상엔 신이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난 신을 믿지는 않는다.




그 빌어먹을 놈이 언제 또 내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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