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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어제 있었던 일임. 
금요일이 공강인데 할 일이 없었음. 그래서 전날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하루종일 볼 생각으로 다운받아서 맛폰에 넣음. 
왜 컴으로 보지 않냐고 묻는다면 집에서 하루종일 영상이나 쳐보고 있으면 어무이가 날 가만 내비두지 않기 때문임. 
그래서 학교에 과제 하러 간다고 핑계를 대고 집 근처 도서관에 감.

도서관 열람실에 전기코드를 꼽을 수 있는 자리는 딱 4자리에 불과했기에 열람실 문을 여는 8시에 딱 맞춰 도착했음. 
도서관이 존나 산에 있어서 집에서부터 계속 언덕을 오르는 기분으로 헉헉거리며 올라감. 
옷도 두껍게 패딩 입었음. 젠장. 

열람실 입구에 왔는데 커플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임. 
아침부터 염장질이네 이러면서 난 화장실로 들어가서 물좀 빼고 머리좀 만지고 나옴. 
근데 찰나의 순간! 커플중에 남자는 없고 여자는 여자화장실 쪽으로 들어감. 
이때 여자가 여자화장실 입구에서 누군의 팔을 살짝 때리는 모션을 취하고 웃으면서 들어갔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남자랑 여자가 같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걸 알 수 있었음.

존나 여기서부터 내 가슴이 쿵쿵쿵쿵쿵쿵쿵 난 빠르게 상황 판단을 해야했음. 
여자는 화장실에서 나오는 날 보지 못한 것 같았다. 
(화장실 위치는 여자 남자 붙어있는게 아니라 마주보고 있다) 
몰래 훔쳐보기 위한 나의 상태는 매우 부적합한 상태이다.
(패딩때문에 움직임이 둔할 뿐만 아니라 패딩 특유의 스치는 소리 + 가방) 
일단 난 재빨리 열람실에 들어감.
(열람실은 남자 여자 따로 존재함) 
사람이 없다는걸 확인 후 콘센트 옆자리에 가방과 패딩을 던지다시피 놓고 화장실 앞으로 왔음. 
쿵쾅거리는 마음을 다잡음. 첫 아다를 땔 때보다 더 설레는 순간이었음. 

이 도서관 열람실은 학창시절부터 자주 왔던 곳이라 절대로 수상한 짓을 해서 들키면 안된다는 생각이 날 사로잡음. 
여자화장실 기웃거리다가 누가 와서 보면 어뜩하지.. 
뭐 이런생각들. 먼저 커플이 칸막이 안에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귀를 귀울였는데 
덜컹덜컹 소리 들리는거 봐서 들어간게 확실함.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 문소리 내지 않고 들어감. 
발소리까진 내지 않을 수 있는데 바로 옆 칸막이 안에 들어가는 소리를 안나게 할 자신이 없었음. 
그래서 존나 가만히 서서 소리만 들음. 좀 조용히 해봐 부터 옷을 가만가만히 벗는 소리까지... 
존나 역대 대박 풀발기였음. 

나혼자 아 씨박 이러다 누구 들어오면 저쪽은 소리만 죽이면 되지만 난 걍 변태 되는거 아닌가 
그럼 커플이 누가 밖에서 듣고 있었다는걸 알게 되는건 아닌가 그럼 그 커플이 본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나라고 확신하지 않을까 온갖생각이 들면서 내 손은 맛폰을 찾고 있었음. 
근데 맛폰이 없었음. 패딩에 있었던거임!!!! 시박시박시박시박

선택의 기로. 난 다시 나가서 패딩에서 맛폰을 찾아오기로 결심함. 
커플이 아침부터 저짓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평일 아침에는 사람이 잘 오지 않는거라 확신하니까 그러는거다 하고 생각하며 
다시 여자화장실로 들어감. 이와중에 내 물건은 아직도 풀발기중.

일단 폰을 가지고 왔는데 뭘 해야할지 알 수 없었음. 
찍으면 범죄 아닌가 니가 들키지 않고 찍을 수 있겠냐 사진은 찍을 때 소리가 나니까 못하지 않겠냐(무음어플 깔걸 개후회) 
난 이런 상황만 남기려고 동영상을 키기로 결심.
들어가서 귀를 귀울이니 이제 턱탁턱탁 나의 상식으로는 떡을 쿵떡쿵떡 찢는 소리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음. 
떨리는 손으로 동영상을 킴. 동영상 찍는 빨간색점 버튼을 눌렀는데 띵! 이런 기계음이 들리는 거임. 
순간 얼음. 정적. 소리는 크진 않았지만 이 상황에 기계음은 이질감이 느껴지기에 충분했음. 
쿵떡쿵떡 턱탁턱탁 소리가 멈춤. 
그러다가 다시 천천히 중중모리 장단으로 시작함. 
오오 시바 하면서 이런 상황을 담으려고(여차하면 칸막이 아래에서 한번 찍어보려고)했는데 
존나 긴장해서인가 동영상 녹음 완료 번튼을 눌러버림. 

아까 기계음과는 다르게 띵동! 이런소리가 나옴. 시벅시박시북 이건 안들릴 수가 없음. 
저쪽에도 들린게 확실한게 남자목소리로 뭐야 시바 이렇게 들림(나의 착각일 수 있음. 멘붕상태) 
난 최대한 조용히 밖으로 나감. 

이와중에 열람실 입구에서 어떤 남자가 들어옴. 
난 여자화장실 입구를 닫고 문고리를 잡은 상태. 눈이 마주침. 
존나 뭐라고 하지 아드레날린이 존나 분비되는 느낌이었음.
'아니 아까 여기로 어떤 남자분이 들어가는걸 봐가지구 이상해서 어쩌구저쩌구'(정확히 기억 안남) 
눈이 마주친 분은 걍 고개를 끄덖그덕 하더니 남자열람실로 들어감. 
뭐지.. 하면서 나도 같이 들어가서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아무 책이나 피고 핸드폰 하는척.. 
커플중에 남자가 한 15분 정도 후에 나타남. 
날 주시하는게 느껴졌는데 내가 존나 왜 날보는데란 표정으로 그쪽을 바라보니 걍 가던데... (ㅠㅠ 개아까움)

내가 깨달은 사실은 예상치 못한 섹슈얼한 상황이 인간을 최대로 흥분시켜준다는 사실. 
왜 사람들이 화장실 몰카에 그리 흥분하는지 알 것 같았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간과 상황에 대한 궁금증. 
커플의 여자는 엄청나게 예쁘거나 키나 가슴이 크거나 하지 않았지만 
점심때 다시 봤을땐 그 안꼉 쓰고 트레이닝복 입은 모습이 겁나게 섹시해보였음. 
이게 바로 상황에 내게 부여한 시각이구나.

아침부터 남자화장실 가서 한발 뺌. ㅠㅠ
밖에서 딸친건 처음이다. 
시박 화장지 가 얼마 없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장지 롤이 계속 돌더라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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