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라는 소설을 읽다보니 문득 중2때 그 사건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중2 2학기 말쯤.. 우리반에서 한 여자애가 2~3주가량 등교거부하다 전학간 사건이 있었다.
그 여자애로 말할 것 같으면.. 딱히 착한애는 아니었지만 나쁜애도 아니었고 외모도 그렇고 별 특징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그냥 딱 스탠다드한 15살 여중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난 학급반장이었는데 아무래도 중학교때라 야동은 봤지만 이성에 그닥 큰 관심은 없었다.
(고등학교땐 여자애들이랑 놀려고 발악을 했지만.)
그래서 같은 반 여자애들이랑 딱히 친해지려 하지도 않았고, 거의 대부분 남자애들끼리 우당탕탕 뛰어다니면서 노는게 전부였다.
정말로 여자애들 사정에는 관심도 없었고, 여자애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잘 몰랐다고 해두자.
근데 왠지 언제부턴가 반에서 그 여자애가 겉도는게 보였다.
어떻게 겉돌았냐고 한다면.. 이전까지는 전혀 문제없이 지내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말 수도 줄어들고 매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만 되면 교실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막 상처가 생겨서 오는 날도 있었고, 학교를 안오는 날도 있었고.. 점점 그 친구는 상태가 안 좋아져가는게 눈에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는데.. 그 때는 왜 그리도 당연한 생각을 못했던건지.
그래도 반장이다보니 좀 신경이 쓰여서 여자애들한테 무슨 일인지 물어봤었다.
뭐.. 그래봤자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그냥 대답을 피하거나 걔 정신병 걸렸다던데 이런 대답 뿐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 뒤로 점점 학교를 안나오는 빈도가 잦아지더니 그 친구는 한 3주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그 다음날 결국 전학가버렸다.
교무실에 경찰도 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께서도 그 얘기는 언급을 피하려고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나서 그 일에 대해 여러가지 소문아닌 소문을 들었다.
그때 그 친구가 우리 학교 여자 짱한테 비위를 거슬러서 눈밖에나서 계속 괴롭힘 당했다는 것이다.
테이블에 밧줄로 묶어놓고 여럿이서 때리기도 했으며 어디 가둬놓기도 하고 고등학교 일진 오빠들 불러서 성적으로 수치스러움을 주거나 괴롭히기도 하고.
그 친구가 잘못했다고 집앞까지 찾아가서 몇일이나 빌어도 계속 괴롭힘이 심해지자 결국 견디다 못해 등교거부하다가 시골로 전학갔다는거다.
소문아닌 소문인 이유는 그 때 입다물고 있던 여자애들이 뒤늦게서야 목격자가 되어 직접 증언한 얘기였기때문이다.
내 기억속의 중학교 친구들은 다들 착했던것같은데.. 얘기듣고 소름이 쫙 끼쳤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니 그 여자애가 자주 결석하게 되기 얼마 전부터 그닥 친하지도 않았던 내게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야, 넌.. 애들이 많이 뽑아줘서 반장된거니까 좋은 놈인거지? 그럼 애들이 싫어하는 애는 나쁜놈인걸까?"]
책의 내용과 그때 그 기억들이 오버랩되며 이런저런 잡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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