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조이천사 오마이러브 같은 화상챗이 유행하던 시절
한동안 화상챗에 재미 붙였던 적이 있었더랬어.
몇번 얼굴 익힌 여자가 하루는 보고 싶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별 생각없이 접대용 멘트로 "그래 언제 한번 밥이나 같이 먹자" 하고 넘어갔거든.
듣기론 인천 산다고 그랬는데 설마 거기서 경남 창원까지 내려올거라곤 생각도 못했지.
며칠후 전화가 와서 받으니 지금 부산에 거의 다 왔다는 있다는거야.
어디서 만나면 돼겠냐는 소리에 부산 하단 지하철 몇번 출구쪽으로 나오라고 하고
부랴부랴 마중 나갔거든?
캠상으론 김혜수 삘 나며 나름 괜찮은 스탈이라서 기대하고 나갔는데
와...... 도착해서 전화걸며 찾아보니 저기서 두명이 걸어오는데
한푼의 과장도 없이
한명은 강호동 한명은 박광덕
( 모르는 사람은 검색해보면 안다. 젓가락질 2번으로 짜장면 한그릇 폭풍흡입하던 씨름선수 ) ;;;
캠빨 캠빨 ... 말로만 들었지...
이건 뭐... 아놔...
"야, 저기 재 아니니?" 하면서 두명이 두러두런 거리면서 나한테 오는데 순간
공포영화 보는거보다 한 100배는 심장이 쫄깃해지더라.
순간 쌩까고 도망칠까도 했지만, 인간의 도의상 반갑게 맞이하고
같이 홈그라운드로 돌아오는 길
혼자선 도저히 감당이 안될거 같아 친구늠한테 전화를 했지.
잠시후 "와? - 어이 친구 믄 껀수 있나?" 하고 친구넘이 전화를 받길래
"아는 여자 두명이 왔는데 나온나 - 야 억울하니 같이 죽자"
친구 왈 " 옆에 있나? - 분위기 좀 안 존갑네?" 나는 "어"라고 대답했지.
친구 왈 " 그럼 듣기만 해라 이쁘면 어! 라고 하고 답없으면 어? 라고 해라"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어???????" 라고 해줬지.
친구는 내 목소리에서 참담함을 느꼈는지 비장감 어린 목소리로 "알았다" 하고 끊더라.
그렇게 홈그라운드로 넘어오는데 뒷자리에서 와 바다다~ -
이것들아 그건 낙동강이다 라던지 와 갈매기다 - 인천 산담서 갈매기 첨 보냐? 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눈에 흐르는 피눈물과 함께 흘려 보냈지.
그렇게 넘어와 친구랑 같이 갸들을 접대했는데
저녁때 갸 둘이서 삽겹살 10인분을 해치운거라든지 입가심으로 한사람당 피쳐 1700 이랑 후라이드 한마리씩
흡입한거라던지 같은 소소한 이야기는 걍 넘어가구
마지막엔 그래도 울 동네에서 괜찮은 모델 잡아주고
매너남의 본분을 다 하고 허탈하게 집으로 갔지.
며칠후 다시 화상챗에서 만났는데 그 담날 다시 부산으로 가서
만나기로 했던 남자한테 바람 맞았다는 말을 하면서 나한테 궁시렁 거리던데
그 남자 심정 120% 이해가 가더라.
그당시 말로만 듣던 캠빨... 정말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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