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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스쳐갔던 인연 1-5

먹자핫바 2019.02.14 17:03 조회 수 : 49

퇴근길에 짧게쓴다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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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데리러 올때부터 감은 잡았다. 얼굴보자마자 집에 들어간다 할리는 당연히 없을 상황이라는거. 그리고 이미 술은 조금 마셨다는거 다 알고 온거니까. 겉으로는 불여시를 못잊고 다른 여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실연남 & 해바라기 & 순정파 & 무성욕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지만 속은 시커먼 짐승일뿐. 남잔 다 그렇다. 아닌사람도 있겠지만.


"뭘 오늘만 생각해. 이 얘기 하려고 부른거야?"


"선배가 피하는것 같으니까 부른거야. 선배 맘도 궁금했고."


"이제 마음 알았으면 됐네. 집에 데려다줘?"


"아..진짜 짜증나게.."


마음과는 다른 말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서일까 후배는 울먹거렸다.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오늘 너 하고싶은거 하자. 술도 마시고 얘기도 많이하고"


은근 슬쩍 옆자리로가서 어깨를 다독였다. 잠시 그렇게 기대어 마음을 추스린 후배는 코맹맹이 소리로 내게 애정어린 투정을 부렸다.


"맛있는거 사줘요."


"알았어. 대신 코 닦고 사줄께"


콧물이 살짝 흘러있었다. 냅킨으로 닦아줬는데 그림이 좋진 않았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그래도 그 순간엔 참 귀엽다 생각했다. 내게 꼬옥 팔짱을 낀채로 남은 술을 마시고 다음차는 맥주한잔 하기로했다. 치맥은 예나지금이나 영원히 사랑받을 메뉴인가보다. 한결 분위기가 나아진 우리는 대화의 주제도 자연스레 서로의 첫인상으로 흘러갔다.


"선배는 내 첫인상 어땠어요?"


"첨엔 이쁘다 생각했지. 근데 소문이 많더라고. 누가누가 데쉬했다가 까였다더라. 누구누구 사귄다더라. 예비역 형들이랑만 논다더라 기타등등. 소문이 많다보니 좋게 보이지는 않더라고. 솔직히 별 관심은 없었는데 저번에 일 같이하면서 생각보다 싹싹하네 생각했었어."


"그럼 언제부터 맘에 들었는데!!!"


"포차에서 술마실때부터? 듣던거랑 다르게 생각도 깊은것 같고 바프게 열심히 사는것 같아서 보기 좋더라"


"치..."


후배의 해명이 이어졌다. 어떤어떤 여자동기들은 자기랑 사이 안좋다. 걔가 좋아하는 선배가 자기한테 고백한 이후로 자기 못살게 군다. 어떤어떤 선배랑은 레포트때문에 시내에서 본건데 손을 잡긴 누가 잡냐 등등 들어도 나는 확인할수 없는 팩트들로 해명을했다. 알게뭐냐. 오늘만 생각하자는데.


"난요..선배가 무심한듯 하면서도 은근히 사람들 챙기는것 같아서 멋있어보였어요. 그리고 남자들하고만 술마시고 노는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은근 여자후배들한테는 눈길도 잘 안주는것도 신기했어요. 근데 얘기들어보면 여자친구도 없는것 같다고 그러고. 첨엔 호기심이었던것 같아요. 근데 선배가 자꾸 튕기니까 재수없다가도 서럽더라고. 불여시가 그렇게 좋은가 생각도 들고. 그러다보니까 이렇게까지 됐네ㅎㅎ"


기분은 참 좋았다. 하지만 미안해서 어쩌나. 사귈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호되게 불여시한테 당하고도 남에게는 똑같이 행동했던 내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못났다. 하지만 당장 지금 눈앞에 있는 후배는 너무나도 귀엽고 한편으론 섹시했다. 잠자리에선 어떨지 궁금해 미칠만큼.


서로 기분 좋을만한 얘기들을 주고받다보니 어느덧 새벽 4시. 호프집도 슬슬 문닫을 시간이다.


"어떡할까? 집에 들어갈수 있겠어?"


"지금 들어가면 엄마한테 나 맞아죽어요~아까 그친구네서 잔다고 아까 얘기했었어요. 그냥 선배랑 찜질방 가면 안되요?"


찜질방같은 소리하네.


"난 좀 불편하던데...모텔가서 자면 안돼...?"


"나 모텔 데려가서 뭐할라고!!!!!!!!"


"아무짓도 안하거든? 어디서 김칫국이야"


"치..건들기만해봐 아주"


알면서 서로 하는 거짓말.



퇴근길도 끝이다. 즐점. 집에서 마저 쓸께


댓글댓글댓글!!흥분흥분흥분!!!! 원츄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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