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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1주일여 전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었다.


두분께 식사대접을 해야겠다 꽤 전부터 생각하긴했는데


역시나 돈이 넉넉치 않았는데



그래서 적당한 파스타집 예약하고가서 밥먹었다.


두분다 어린시절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빠다에 밥비벼먹은' 시절이 있으신분들이라


치즈나 버터 등에 대한 향수도 많으신지.. '양놈' 음식 꽤나 좋아하신다.



나이 서른먹도록 변변한거 해드린것도 없어서


이렇게 식사대접 해드리는것 자체가 너무너무 어색하다 이거야...


남들은 10대후반 20대초반에 할만한 일들을 이제서야 하는거라 모든것이 서툴다.




암튼 꽤나 오랫만에 두분이랑 밥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나누었는데



식사 마무리무렵에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들덕분에 오늘 위장에 기름칠좀 했네~ 다음에 여자친구랑 오면 좋겠네~"  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ㅎ.. 여친은 무슨 ㅎㅎㅎ 없어요.."


"에이~ 아들내미 지금 여친없는건 아는데.. 그래도 아가씨 한명 봐뒀다가 같이 밥먹고 하면서 친해지고 눈맞는거지. 그럴때 오란거야"


"ㅎ... 그러면 좋겠는데 그럴만한 아가씨도 없네요 ㅎ.."


"왜? 너 저번에 자전거타고 와서 찍은사진에 있는 아가씨는?"


"그냥 같은 카페에 있는 사람이에요. 저보다 나이도 많아요. 그날 처음본거에요."


"그럼 두달즘 전 주말에 자전거도 안타고 약속있다 나간건?"


"그때 자전거는 안탔는데.... 양재AT센터에 자전거 용품 아울렛이 있어서.. 그날 안장사오고 헬멧사오고..."


"너 뭐야. 지난주에 저녁먹고 온다고 전화했을때 여자목소리 들리던데?"


".. 그냥 사무실 여직원들요.."


"거기 아가씨 없어?"


"없진않죠.. 근데 다 임자 있어요"


"너 작년 말일날에.. 약속있다고 나갔잖아. 12월 31일에."


"네"


"그럼 그땐 뭐했니?"


"그때... 어.. 그땐 pc방에서 밤새느라."


"...... 여자친구가 없니?"


"ㅎ 없는거 아시잖아요."


"아니 그냥.. 친구중에 여자가 있냐고."


"없지요.."


"너 ##이라던지.. @@이라던지..$$씨네 딸내미라던지.. 얘네들은?"


"그냥 성당만 같이 다니는거지 저랑은 연락도 안해요."


"니가 먼저 해야지!"


"성당가서도 말한마디 안하는데요."


"왜?"


"뭐 말할 건덕지가 있어야죠."


"말할 건덕지가 있어야 하니?"


"없는데.. 없는데 입에서 할말이 안나오죠."


"아들 여자친구 여태 없었니?"


"여태 없었죠"


"아니 왜?"


"글쎼요?"


"얼마나 됬는데?"





------------


그때 난 해선 안될말을 했다.


------------





"엄니가 저 낳으시고나서 주욱... 제 나이만큼 없었네요.."




---------


정적.. 식사도 끝나버려서 달그락거릴만한 소리도 안들리더라.


---------



"여자 사귀는게 힘드니?"


"힘들어요."


"너 여자보는 눈이 너무 높은거 아니니"


"여자보는.. 기준.. 자체가 없어요. 뭐 .. 그런거 자체가 없어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사회생활 하다보면 눈에 계속 밟히거나.. 신경쓰이는 그런 여자애들도 있을거아냐?"


"있죠."


"그런애들한테 다가가야지"


"어떻게요?"


"아니 어떻게냐니? 그냥 대화하고 관심사도 물어보고.. 그러는건데."


"어.. 그런게 힘드네요."


"아니.얘.. 너 니 친구들중에 이제 연애하거나 결혼하거나.. 이런애들 있을거 아니니.. 걔네한테 다리도 놓아달라 그러고.."


"친구.. 없어요 이제"


"친구가 왜없어?"


"없네요"


"와 그 @@이라던지.. $$이.. 너 예전에 걔랑 잘 다녔잖아?"


"고등학교때죠"


"연락은?"


"안하죠"


"왜?"


"그러게요"


"동창회같은거 나가면.."


"한번도 안나가봤죠"


"왜안나갔어?"


"하는지도 몰랐잖아요"



---------

정적...


'후식 준비해드릴까요? 커피랑 아이스크림 있는데요' (종업원찡)

'커피 두잔이랑, 아이스크림주세요' (나)

'난 안먹어' (어머니)

'커피 안드세요?' (나)

'안먹을래' (어머니)

'그럼커피 한잔이랑 아이스크림...' (나)

'아니, 나도 안먹는다. 그냥 아이스크림 하나' (아버지)



정적..


--------------



꽤 긴시간동안 침묵을 지키고 계시던 아버지가 입을 여셨다.



"친구가.. 없냐?"


"네"


"음.. 그.. 니나이때면 꼭 연애를 하는게 아니라... 그냥 여자를 품고싶고. 그런 감정이 있을텐데"


"그렇죠"


"그러니까.. 그 친구들하고 같이.. 색시집 이라던지.. 이런데 다니고 그러지 않니?"


"아뇨 전.."


"뭐 그런데 가라고 애비가 부추기는게 웃기긴한데.. 경험이 없냐?"


"네"


"그러니까 연애경험말고.. 그냥 잠자리를 같이한다던지.. 그런거"


"네"


"없어?"


"네"




나 혼자 아이스크림 한컵을 퍼먹는데


난생처음으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이가 시려오고 잇몸이 얼얼하고


머리가 꽝꽝 깨질것같더라.. 왜이러나 이게...ㅠㅠ




내가 아이스크림컵을 비울때가 되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오늘 잘먹었다. 먼저 나간다"



------------


계산을 끝내고 바깥에 나가는데




아버지가 6년전에 끊으신 담배를 다시금 태우고 계시더라..



아버지가 담배피운다고 하면 신경질내시던 어머니마저 그냥 말없이 벤치에 앉아계시더라..







왜 나는 뭐 일거수일투족이.. 부모님 가슴에 티타늄대못 때려박나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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