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 유벤투스)가 경기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실망적인 모습을 남겼다. 유벤투스는 26일 오후 8시 5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팀 K리그가 오스마르, 세징야, 타가트의 연속골로 3-1 리드를 지켰으나 후반에 연달아 실점을 내줘 3-3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결과보다 큰 주목을 받은 선수가 있다. 이날 결장한 호날두가 그 주인공이다. 호날두는 이날 오후 3시에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예정된 팬미팅 및 팬사인회에도 불참했다. 경기를 위한 컨디션 관리가 목적이었다.그러나 경기에 1분도 뛰지 않았다. 당초 계약 내용에는 최소 45분 출전이 명시되어 있었으나 호날두는 전반전부터 벤치에 앉아있더니 후반전 내내 벤치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워밍업 훈련도 하지 않은 것이다.

6만 여 관중들은 야유로 일관했다. 호날두가 전광판에 등장할 때마다 "우~"라고 외쳤고, 경기 막판에는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언급하며 "메시! 메시!"를 외쳤다. 호날두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도 불성실한 태도였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 선수단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과해서 선수단 버스에 합류했다. 이때 취재진들이 요청하는 인터뷰에 응해야 한다. 팬들을 위한 답변이자 약속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크리스티아노!"라고 부르는 이탈리아, 한국 취재진들의 부름에 묵묵부답이었다.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반응하지 않았다. 이어서 취재진들을 강하게 노려보고 버스에 올라탔다. 호날두의 한국 방문은 처음과 마무리가 모두 나쁜 기억으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