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일본산 맥주를 사실상 '퇴출'시킨데 이어 음료, 생활용품 등도 발주나 할인 행사에서 배제하는 등 불매 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제품이 1+1 행사 등에 포함돼 있어 논란이 큰 제품들만 행사에서 제외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업계는 아사히, 삿뽀로, 기린 등 일본 맥주 '4캔 1만원' 할인 행사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일부 편의점에서는 '오로나민C' '갸스비' '돌' 등 일본 제품과 젤리류의 할인 행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븐일레븐는 현재 오로나민C, 갸쓰비, 젤리류 등이 8월 할인 품목 대상에 대거 올라와 있다. GS25 역시 오로나민C 등 일부 제품의 1+1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논란이 큰 맥주 제품군은 선제적 대응에 나섰지만, 소비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 한 일본 제품에 대해서는 할인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해당 제품들이 불매운동 전에도 자주 할인 행사를 하는 품목이고 이전부터 준비돼 있던 기획 행사라는 설명이다.

GS25 관계자는 “오로나민C의 경우 일본제품이지만 바코드 국가코드 앞자리가 88인 국산 제품”이라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공장 노동자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CU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가장 적극적이다. CU는 8월 1+1, 2+1 등 할인 행사에서 불매 리스트에 오른 상품을 모두 제외했다. 할인행사에서 일본 상품을 모두 뺀 것은 CU가 처음이다.

CU는 행사 품목을 정하기 전 단계에서 자체적으로 일본 제품 선별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제조사의 경우 지분 구조까지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일본과 연관성을 따져본 것으로 알려졌다. CU의 이 같은 결정은 국민정서를 고려한 신속한 조치로 분석된다.

CU는 일본상품 할인행사 제외에 앞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후 '모찌롤' 등 일본에서 직소싱해오던 상품 수입을 중단했다. 해당 품목(라면2종, 모찌롤)은 국산 업체에 생산을 의뢰, 한국산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모찌롤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들고 '롤케익'으로 이름도 바꾼다. 다른 편의점도 일부 일본 제품을 국내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이를 취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일본 제품 발주가 줄고 점주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일본 맥주에 이어 음료, 생활용품 등도 조만간 판매 비중이 극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