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등 혐의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정모 전 대표 구속 / 법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영장 발부 사유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시절 윤모 총경과 함께 찍은 사진.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 제공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코스닥 상장사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 전 대표가 구속됐다.
19일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을상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행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수사 경과에 비추어 도망 내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서 검찰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날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서면심리를 통해 정 전 대표의 구속 여부를 결정했다.
정 전 대표는 수십억원대 횡령 범행을 저지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지난 7월25일 정 전 대표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녹원씨엔아이의 경기 파주 본사와 서울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행방이 묘연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6일 정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 조사를 거쳐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대표는 이른바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과 가수 승리(이승현)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민정수석실에 일하던 윤 총경과의 회식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이를 촬영한 인물이 정 전 대표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 총경은 2015년 당시 큐브스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큐브스의 주요 주주 중 하나는 에이원앤(현 WFM)으로, 조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의해 인수된 곳이기도 하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기존의 횡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 장관 등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