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딩 2학년 때
학교 앞에서 하숙을 했어
나랑 같은 방을 쓰던 선배형이 있었는데 이 형이 단과대학생회장이었거든?
그래서 우리방은 온갖 과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술방이었어 ㅋㅋㅋㅋ
나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왔고 그 술자리에 나도 자주 꼈지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회장형이 사람들을 데리고 왔어
근데 그 중에 다른 과 신입생 여자애가 하나 껴있었던거지
외모는 ㅍㅌㅊ였고 옷차림도 평범했어
얘가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난ㄴ이었는데
암튼 나는 그때 처음 본 거라서 정체를 잘 몰랐고
화기 애~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마셨어. 게임도 하고. (게임이 왕게임 그런 게 아니라 논리 문제 풀기 게임 뭐 그런 거 ㅋㅋㅋㅋㅋ)
근데 내가 승부욕이 좀 있어서 열중해서 게임을 했는데
그걸 그 여자애가 좋게 봤나봐
나도 왜 걔가 그걸 좋게 봤는지 이해가 안되는데
암튼 그 다음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어 그게 뭐냐면
내가 학교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고 있잖아?
그럼 걔가 어떻게 알았는지 나타나서는
내게 아주 반가운 척을 하면서 내 옆에 앉아
그리고는 술을 안마시고 내 얼굴만 쳐다봐
나는 당연히 부담스럽지 다른 사람들(선배들)도 있고 그러니깐...
그래서 너 왜그러냐 술이나 마셔라 뭐 이렇게 대했는데
걔는 그런 나보고 뽀뽀 한 번만 해보자고 나오더라고 허 참 나...
사실 나는 그때까지 아다였어.
키스도 못해봤고 ㅋㅋㅋㅋ
암튼 그런 나한테 얘가 술자리 장난처럼 뽀뽀 해달라고 그러고
그걸 본 다른 사람들 형들 누나들은 야~ 한 번 해줘라~ 그거 해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이러면서 놀리고
참 난감하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 때는 난감했어 ㅋㅋㅋㅋㅋ
할튼 그런 일이 반복에 반복을 거치고 수차례가 계속 되니까
얘가 나를 우습게 아는건가 싶어서 기분이 나쁘더라고
그래서 어느날 또 그러길래 사람들 있는데서 정색하고 싫은 소리를 해버렸어
너 선배가 우습냐?
내가 네 장난 받아주게 만만해 보이냐?
뭐 이런 식으로 말이지
당연히 술자리는 분위기 싸~ 해지고 그 여자애도 셧더마우스하고
나는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와버렸지
근데 나랑 같이 사는 그 형이 (이 형은 그 자리엔 없었음)
그 얘기를 전해듣고 나한테 그러더라고
야 그래도 신입생 여자애가 그러는데 잘 해주지 그랬냐 뭐하러 화를 냈냐
밥이나 사주고 예뻐해줘라 라고 말야
그 말을 들으니까 좀 미안해지더라고
그래서 다음날 오전에 걔한테 연락을 했지 점심 사줄테니까 나오라고
걔는 속이 없는 건지 좋다고 설렌다고 흥분해서는 나오더라고
우리 둘은 학교 앞의 어느 한적한 카페도 아닌 것이 술집도 아닌것이 밥집도 아닌것이
암튼 정체성을 규정하기 힘든 포스트모던한 음식점으로 갔어
그 음식점은 칸막이와 커튼으로 독립된 공간을 손님에게 제공하는 그런 곳이었는데
왜 그런 곳에 걔랑 가게 됐던 건지 참..운명인건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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