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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 하던일은 잠시 미뤄두고 또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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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조차도 분간할수 없는 감정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왠지 울적했다. 이젠 정말 더이상 돌아갈수 없는 관계가 된것 같았다.

택시안에서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는데 꼭 눈물이 날것만 같았지만

겨우겨우 참았다. 아까했던 짧았던 포옹은 더이상 예전과는 느낌이

달랐다. 나도 모르게 많이 좋아했나보다.


"오랜만에 보니까 좋더라. 종종 와서 얼굴 보고가"

"싫어"

"왜~ 오늘 보니까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볼걸 싶더만"

"왜?"

"그냥 요새 꿀꿀했는데 오랜만에 얼굴보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나도 그렇더라.종종봐"

"종종 볼때마다 안아줄꺼야? ㅋㅋㅋ"

"그정도는 얼마든지"

"ㅋㅋㅋ뽀뽀도 해줘도 돼~"

"다음번 만날때 양치질 깨끗하게 하고 나와"

"가그린 사둘께. 조심해서 들어가~"


알수 없는 사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는 사이. 뭐가 모르겠는지 모르는

사이.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걸까. 항상 그녀가 나에게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이젠 내가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와 나는

다른 점이 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없고 난 여자친구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술이 깨고 나니 제정신으로 좀 돌아왔다. 그녀가 그리운건

마찬가지였지만 조금더 이성적으로 판단할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는게 내가 좋아해마지 않는 그녀를 위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정쩡한 사이로 남는것 보다 나을것이다.

연락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이젠 최대한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는 정말 내 감정을 드러낸적도 없었고 주로

그녀가 연락오는것에 대답만 해주었다. 만나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너무 만나고 싶지만 오늘 정말 빠질수

없는 일이 있어서 못간다고 거짓말 했다. 그녀가 눈치는 못챘을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좋아죽던 사람과도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일상에서 서서히 빠져나갔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나는 나대로 또 나의 일과 일상을 회복해갔고 나름 그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다. 간간히 연락해오는 그녀 또한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공부도 늦게까지하고

일도 열심히 했다.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30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른이 되고 나니 인생이 더 재밌었다. 일도 20대에비해 조금이나마

더 자리를 잡게 되었고 마음또한 예전보다 많이 강해지게 되었다.

사사로운 인연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으며 사람에게 쉽게 상처받지

않는만큼 사람에게 쉽게 정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감정의

컨트롤도 할수 있게 되었다. 당장은 마음이 아리고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것을 알기에 누구에게 매달린다거나 누구에게 올인

한다거나 하는 그런 바보같은 행동을 내 마음대로 안할수 있게 된다는건

꽤나 습득하기 어려운 기술이었다. 쉽게 얘기하면 마음의 방을

몇칸 나눌수 있게 되었다고 해야되나. 그녀에 대한 그리운 마음역시

마찬가지였다. 예전만큼 그립진 않았고 가끔 생각하면 기분좋게

웃을수 있었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나보다. 사는게 바쁘고

30대라는 위기감에 자기 커리어에대한 욕심이 커지는 시기이다보니

자연스레 서로를 가끔 생각하는 정도의 사이로 변했는가보다.


늘 그랬듯이 그녀는 정말 어느날 문득 연락이 온다. 마치 어제 연락한

사람처럼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그렇게 연락이 온다.


"요새 사는게 왜 이러냐. 너무 재미가 없다"

"오랜만이네?"

"응. 요새 너무 바빴어~ 힘들고 재미없다"

"ㅋㅋㅋ일이 그렇게 많아?"

"너 못봐서 그렇지뭐~ 너 못봐서 재미없어"

"에고..하여튼 ㅋㅋㅋ"

"나 맛있는것 좀 사주라"

"그래 언제 먹자"

"언제~에?"

"아무때나"


만나기로 약속을하고 준비하면서 예전과 같은 설레임은 없었다.

그만큼 무감각해지고 내안에서도 그녀는 예전보다는 작아져서일까.

잘 지내온듯했다. 얼굴은 예전 그대로였다. 전보다 살 좀 찌지 않았냐며

자신의 옆구리 살을 잡아보이는 그녀. 하는 행동도 여전하다. 최근에

또한번의 이별을 했다며, 이번에는 좀 힘들었다며 내게 얘기했다.

나와 만날때와 아무렇지도 않게 비교하는 그녀에게 물었다.


"너 예전부터 나한테 자꾸 남자얘기하는 이유가 뭐냐? 듣기불편하다"

"왜?"

"내가 한번이라도 너 앞에서 다른 여자 얘기한적 있어?"

"난 아무렇지도 않을것 같은데?"

"난 불편해. 그리고 너랑 나랑은 친구가 아니니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알았어...안할께"


분위기가 서먹해졌다.


"그냥...너때문에 마음고생 했던거 생각하면. 자꾸 너가 분해하고

질투하고 이런거 보고 싶어져. 나만 너무 좋아했던것 같아서 억울해.

너도 내가 느꼈던 그런 기분 알았으면 했어. 근데 한번도 발끈한적이

없어서 내가 더 약올랐던 적도 있어. 근데 오늘 니가 그렇게 얘기해줘서

그동안 나혼자 좋아했던건 아닌것 같아서 한편으론 좋다."

"얘가 또 불리하면 옛날 얘기하네 ㅋㅋㅋ 알았어. 이번으로 퉁치자"


다시 우리의 분위기는 좋아졌고 또 지금 사는 얘기와 옛날 얘기들로

시간을 보냈다. 친구도 연인도 썸도 아니지만 난 그녀와 같이 있으면

묘한 안정감 같은걸 느낄수 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이길 바라지만 이여자에겐 늘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술을 마시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여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난 너한테 어떤 존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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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이나서 쓴거니까 짧아도 이해해주라~나름 틈나는대로 쓰려고 노력중이다!! ㅋㅋㅋ댓글 많이 써주면 또 씐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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