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응? 은영아 왜?"
"나 보청기만 끼고 대화가 되는 사람. 엄마 말고 한 사람 더 생겼어."
"누군지 몰라도 대단한 사람이네. 네 마음을 연 사람이 누구니?"
"아직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근데, 내 비밀을 말해도 다 이해해줄 것 같은 그런 사람."
"비밀이 부끄러운게 아니야. 엄마가 예전부터 그랬잖아.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고 대화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굉장히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 말이야. 넌 그래야만하지만, 그걸 상대방은 굉장한 호의라고 생각하고
너에게 마음을 열거야."
"근데 있잖아. 엄마. 나 무섭다."
"뭐가 무서워."
"그 사람이 내가 이런 걸 알고 떠날까봐."
"벌써 그렇게 좋아졌어?"
"아니. 처음이라서. 내가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거진 다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첫 사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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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봉사활동 동아리에 가입서를 낸 이은영이라고 합니다."
"네. 일단 앉으세요. 음.. 자기소개서를 봤는데, 귀가 잘 안들린다구요?"
"네. 하지만 얼굴을 보고 대화하면 왠만한 대화는 다 알아들을 수 있어요."
"우린 사실 몸 성한 사람을 꼭 뽑아야하는 그런 동아리는 아니에요. 이제 말 놔도 되겠지? 같이 잘 해보자."
"아.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가입할 땐 숨기지 말아야할 것 같아서 적어놨었는데, 혹시 xx 대학교 사람들이나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들에겐 비밀로 해주실 수 있나요? 똑같은 사람으로 접근하고 싶어서요."
"본인이 잘 숨길 수 있다면, 우리는 비밀로 할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사람. 왜지?
왜 이 사람의 말은, 내가 아무런 장애가 없을 때 처럼 잘 들리는 걸까?
가슴속에서 울리고 있어.
우리는 온라인으로 몇 개월 대화만 했었고
단지 한 번 밖에 보지 못한 사인데 말이야.
내가 핸드폰 번호를 주길 꺼려한 이유를 알까?
난 어차피 전화를 듣지 못하는 걸.
그 사람은 내가 장애인이라는 걸 알면 어떻게 바뀔까?
그저 불쌍한 마음 뿐일까?
아니면, 예전 그대로 날 대할까?
드디어 전역 날이다.
오늘 저녁에 은영이한테 만나러 간다고 글을 써뒀다.
실수하지 말자.
오늘은 꼭 핸드폰 번호를 받아내겠어.
아 참, 그러고보니 은영이 성이 뭐지? 난 이름밖에 모르는데.
내가 모르는게 참 많았구나.
"김병장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야. 김병장이 뭐야. 나이도 같은데 상현이라고 해."
"그래. 상현아. 그동안 고마웠다. 우리 괴롭히지도 않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사회 나가서 꼭 성공해."
"시간이 되면 한 번 찾아올게. 그리고 너네들도 날 잘 따라줘서 고맙고. 잘 지내다가 전역해라."
"잘가요 상현이 형."
휴가 나올 때 부대 정문으로 향하는 길은 정말 길었다.
빨리 나가고싶은데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반대로 복귀할 때는 정문에서 막사까지 그렇게 짧을수가 없었다.
이제는 나도 민간인이다.
전역하고 나가는 이 길이 제일 짧다.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나가서 하고싶은 일들도 생각나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은영이와 뭘 할지가 제일 많이 생각난다.
"엄마. 나 동서울터미널이에요."
"아이고 우리 아들. 끝까지 몸 조심해서 와. 뭐 먹고싶어?"
"저 그냥 밥에 물말아서 오징어젓이랑 같이 먹는게 제일 맛있어요."
"무슨 전역 하고나서 첫 식사를 그렇게 먹니. 엄마 오늘 일 빠지고 맛있는 거 많이 해놓을테니까 빨리와."
"네. 금방 갈게요."
'은영아. 나 전역했어. 오늘 볼 수 있니? 너가 괜찮은 시간, 장소로 갈게.'
집에가면 답장이 와있겠지.
"아저씨. 여기 천원이요."
"군인. 벌써 가려고? 5분밖에 안썼는데"
"네. 할일 끝났어요."
"충성 ! 병장 김상현.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아이고 우리아들. 입대할 때 인사받고, 전역해서야 인사 받는구나. 고생했어. 축하해 우리 아들."
"엄마. 나 밥먹고 친구들하고 옷 좀 사러 나갔다 올게요."
"엄마 오늘 너 보려고 일도 뺐는데, 오늘은 집에 있지."
"엄마. 오늘만 봐주세요. 당분간 집에 계속 있을텐데"
"너 또 여자만나러 가지?"
"네. 전에 휴가나와서 만났던 친구요."
"그래.. 밥부터 먹으렴."
'오빠. 6시에 오빠 학교 정문으로 갈게요.'
어? 우리학교 먼데.. 망했다. 빨리 옷부터 사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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