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던 거 같아
노선별 버스 막차들이 한두대씩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난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뒷편 상가건물 앞에 서있었어
왼쪽편에는 아줌마 2명이랑 젊은 여자 1명이 얘기하고 있었는데
아줌마들이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딱 봐도 도쟁이 느낌
속으로 어휴 밤 늦게 고생한다 이러고 서있는데
옆에서 음성이 조금씩 커지길래 힐끗 쳐다봤어
여자는 당황스러워하며 괜찮다는 말만 했고
아줌마들은 여자를 데리고 자리를 옮기려는 분위기였어
여자가 "아뇨 저 가기 싫어요" 이러는 거야
아무리 도쟁이들이라도 밤 늦게 여자 혼자서 위험하다는 생각에
도와주려고 그 옆으로 갔어 아줌마들은 40대 정도로 보였고
둘 다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에 1명은 그냥 아줌마였고
1명은 중성같은 좀 묘한? 느낌이었어
여자는 28살(나중에 여자한테 나이 들었어) 보통 체격이었고
허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웨이브머리에 정장차림
그냥 전형적인 직장인의 모습이었어
가서 여자한테 버스 타시지 않냐고 조금 있으면 버스 끊기는데
빨리 가야될 거 같다고 여자를 데려가려는데 아줌마가 막아서며
(그땐 뭔 소린지도 몰랐고 지금도 기억 안 나는데 종교 얘기었던 거 같아)
여자한테 어쩌고 저쩌고하니까 자기들이랑 가야된다고
내가 여자를 데리고 가려고 하니까 막무가내로 막아서며
계속 여자를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길래
말로는 안 될 거 같아서 경찰에 전화해 지금 상황 설명하고
빨리 와달라고 신고했어 그제서야 "진짜 이상한 학생이네" 하면서
가더라고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저 사람들 간 거 같은데 경찰에 얘기해야 되지 않아요? 하는 거야
경찰이 오면 집까지 데려다줄텐데 그게 더 낫지않나요? 하니까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한 것도 아닌데 데려다 달라는 이유로
경찰들 보기가 좀 불편하다고 일단 사람들 갔으니까 갔다는
얘기는 해야되지 않겠냐고, 그래서 다시 전화해서 갔으니까
출동 필요없다고 얘기했어 여자가 뭐 고맙다는 인사하고
내가 부모님이나 지인이나 데려다 줄 사람 없냐고 물으니까
타지에서 직장생활 하는 거라 혼자 살아서 데려다 줄 사람 없다고
미안한데 집이 어두운 골목길에 있고 혼자 가기 좀 무섭다고
혹시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냐고 하는 거야
아 그럼 버스 끊기는데 싶었지만 혼자 보내기도 뭣하고
이왕 도와준 거 집까지 데려다주자 하고 데려다줬어
근데 어두운 길로 들어서니까 나도 무섭고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야
만약 내가 안 도와줬으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나도 괜히 무섭더라고; 처음보는 여자랑 길게 할 얘기도 없고
여자도 고맙다는 인사랑 낯선 남녀가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얘기만 했어 나이 직업 등 간단한 호구조사;
그렇게 걷다가 어떤 주택 대문앞에 섰어
ㅡㅡㅡㅡ대문ㅡㅡㅡㅡ
흰색차 여자 다른차
나
다른차 다른차 다른차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자가 저기 서서 다 왔다 감사하다 뭐 이런 얘기 했던 거 같고
별 시덥잖은 얘기 하길래 여자가 말하는 거 끊고
저 시간이 늦어서 가볼게요 인사하고 몸을 돌리는데
밤이라 어둡고 주황색 불빛 가로등이라 잘 안 보였지만
옆에 시동꺼진 흰색 승용차 뒷자석에 사람 실루엣 2개가 보였어
솔직히 실루엣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심지어 사람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 누가 나한테 사람을 본 거 확실하냐 짐이 쌓여있는 걸
잘못 본 거 아니냐 물으면 아니라고 확실하게 대답을 못하겠어
그만큼 뭔가를 확실하게 본 게 아니라 돌아서는 찰나의 순간에
순간적으로 뒷자석에 뭐가가 있다고만 느껴진 거야
안 그래도 좀 무서웠는데 그걸 보고는 내가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면서 뒤로 물러났어 그리고 여자를 봤는데
아 지금 타자 치면서도 손이 떨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아니,,, 자기를 데려다준 낯선 남자가 다 데려다 줘놓고
오밤중에 갑자기 뭔가를 보고 소리를 지르면서 뒤로 물러나면
자기도 같이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왜요?? 왜그러세요??
이런 반응이 일반적인 반응이잖아
근데 이 여자는 놀라지도 않고 왜 그러냐고 묻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서서 날 쳐다보더니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라
진짜 미친듯이 뛰었어
그리고 이내 큰 도로로 나왔고 도로에 많지는 않지만
차도 몇대씩 다니고 사람도 1~2명씩 지나가고
편의점이 보이니까 그때서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데
병원 가봐야되나 싶을 정도로 심장이 크게 뛰고
속이 미식거려서 토할 거 같더라
난 아직도 몰라
그 여자가 아줌마들이랑 같은 일행이었는지
아니면 나 혼자서 헛다리 짚고 달밤에 쇼한 건지
근데 분명한 건
가만히 서서 날 쳐다보던 눈빛과 행동에서 느껴졌던 느낌은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소름끼치는 느낌이었어
3년 전에 겪었던 일인데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눈빛과 행동의 느낌, 장면이 너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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