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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아마 한 5년 정도 쯤 전 여름쯤이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런 순간 BEST 3 안에 들어가는 사건 이다. 


씨팔..



나한테는 20살 때 부터 친하게 지냈던 누나가 있어. 


누나는 나보다 두 살 많았고


나름 ㅅㅌㅊ 대학에 디자인 전공이었지.


집안도 나름 강남살고 뭐 씀씀이도 큰 편 이어서


동생들한테 박하게 가 아니라 오히려 


'누나 술사줘' 하면 '콜~' 하는 뭐 그런 느낌?


성격도 존내 쿨하면서도 여린 구석도 있고..  


암튼 학벌 ㅅㅌㅊ에 부유하고 성격좋은 그런 누나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외모였다. 



외모...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릿빛 피부에 제법 살집이 있는 체형에 얼굴은 약간 히스패닉 계열을 연상시키는 


뭔가 이국적인데 좆같이 이국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암튼 그러하다 보니 여자라는 인식을 거의 하지 않았었다고 해야하나..


좀 더 정확하게는 


나를 잘 챙겨주는 약간 엄마 같은 느낌 + 존나 친해서 여자 따먹은 얘기 등을 서로 하는 친한 형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20살 부터 한 1년 가까이 거의 1주~2주에 한 번 이상 볼 정도로 친했는데


내가 군대를 갈 무렵 그 누나가 유학을 가게 되면서 서로 보게될 일이 없었지.


그렇게 한 3년 정도 지났을까?


어느덧 나도 제대를 하고 그 누나도 유학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더라고 ㅋ



근데 여차저차해서 나는 지방에서 근무하게 되어 거처를 아예 옮겨버렸고


누나는 서울에서 근무하여 서로 자주 보지는 못했는데


결정적으로 지방에서 살면서 그 지역에 사는 여친을 만나면서 부터 


한 2-3년 간 그 누나와는 얼굴도 보지 못하게 되었다. 


맨날 자취방에서 떡만치느라 서울에 거의 가질 않았으니 ㅋㅋ 


암튼 그때까지도 마찬가지로 여자라는 느낌은 아니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제의 그 날이다.


여친은 친구들과 해외여행 중이었고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로밍이 자동도 아니었고 


또 가격도 존내 비싸서 특별히 연락 없으면 잘 있는걸로 알고 


싸이나 등등으로 소식 듣기로 하여 


뭔가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느끼던 그런 날이었지. 



그날따라 이래저래 얽혀있는 친구 선후배 등등등등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하길래 간만에 서울로 갔는데


물론 그 누나도 그 자리에 있었지. 


첨엔 그 누나가 나올 줄은 모르고, 


정확히 말하면 그 누나가 나올지 안나올지는 관심사가 전혀 아니었다.


그냥 과거에 친하게 지냈던 누나들 중 한 명. 같은 


요 2-3년 간 아주 무미건조한 그런 관계가 되어버렸으니깐..



암튼간에 한 20명 정도 넘는 인원이 한 술집에 들어갔는데


오랫만에 만난 그 누나하고는 또 어찌저찌하다보니 바로 옆자리에 앉게되어


최근 몇 년간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회사는 잘 다니는지, 남자여자친구는 있냐, 그동안 너무 연락이 뜸했던거 아니냐


등등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며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초저녁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2차 3차 옮겨 다니면서 


모두들 술이 거나하게 취하게 되었지.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도 그 누나하고는 옆에 꼭 붙어 앉아서


못다한 얘기들을 하고있었지.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역시나 항상 술이 문제다.



술이 점점 취해가고 


예전에 정말 친하게 지내던 시절 있었던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니


지난 추억들이 뭔가 이상하게 미화가 되면서 



마치 우리가 고등학교 그 풋풋한 시절 


작은 일에도 서로 부끄러워 하며 알콩달콩 첫사랑을 나누었던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 나오며 한 10여년 못보다가


정말 우연하게도 술자리에서 마주치게 되어 


그 풋풋한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묘한 끈적임과 설레임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씨팔 전혀 그런 사이도 아니었고 현재도 아니고 미래에도 당연히 아닐텐데 말이다.



근데 더 큰 문제는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는 거지.






여기서 한번 쉬어가겠음


(하)편은 내일 업로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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