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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갈께." 라고 말하는데, 뭔가 내가 지금 방금전까지 뭘 하고 있었던 건가... 싶기도하고


좀 그땐 기분 그렇게 즐겁진 않더라.




여자입장이라고 치면 뭔가 '먹힌 기분'이랄까.




뭔가 쿨한척 해야된다는 생각에 그냥 돌아서 나가는데 뒤에서




"술 사준다고 한거. 기억해야되요. 잊지마."




돌아보니 그녀는 또 빙긋- 그렇게 웃고 있었다.




------- 3편 시작----------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연락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지난 번 그 일을 되돌이켜봤을 때...


"기분이 좋았다." 라고 하기에는 끝에서의 헤어짐의 감정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보통 여자와 몸을 섞으면 모든 것을 다 쏟아버리고 나서


침대에서 서로 몸을 부둥켜 안고, 어깨를 쓸어내리며 사랑의 달콤함을 속닥이는 것이 나는 편했다.


그러나 그 카페 여사장과 나는 그러질 못했다.




충동적으로 이끌리 듯 키스하고 그리고 거사를 치뤘지만


헤어지는 그 순간 "갈께" 하고 내뱉을 무렵에는 나는 그녀와 어떤 감정도 공감하지 못했다.


나는 쿨한척 하려 애썼고, 그녀가 그것을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라는 공포도 있었다.




그렇게 주말이 흘러가고, 월요일에 출근을 하고,


화요일에는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그 커피숍으로 향하게 되었다.


나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함께 가게로 입장했다.




"어서오세요" 밝게 웃으며 그녀가 나와 일행에게 인사했다.




"아이스 커피 3개 주세요"




몇 분 후, 그녀가 커피가 담긴 쟁반을 내려놓으며,


"이 것 좀 드셔보세요. 오늘 출근하다가 길에서 샀어요"


하며 강냉이를 내려놓았다.




과장이 입을 열었다.


"와아 고마워요 고마워. 근데 말야"




"네?"




"그런데 왜 사장님은 우리 최대리가 있을 때만 이렇게 꼭 간식을 챙겨주더라?"




미친놈이 뭔 헛소리를 또 지껄이는거여.;;; 나는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혹시, 최대리 좋아해?"




"이름이 최대린가봐요 ㅎㅎㅎ. 잘생겼잖아요! 잘생겼으니까 좋아하지!"


여사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하하! 하고 밝게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아 과장님 왜 그래요 정말; 부끄럽게"




과장은 속닥이 듯 목소리를 낮추며


"아냐. 진짜로 너 진짜 좋아한다니까? ㅋㅋㅋ진짜 내가 봤을 땐 진짜야."




옆에 있던 사원도 과장을 도와 한마디 더 한다.


"대리님 제가 봤을 때 말이죠. 흠. 대리님도 뭔가 신호를 주셔야 합니다.


여자가 저렇게 신호주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건 남자도 아니지말입니다"




"에휴. 미친놈. 담배나 펴라"




그리고나서 시시껄랑한 잡담을 나누고 사무실에 올라가는 엘베에서 카톡이 하나 왔다.


여사장이었다.




"왜 연락안해요? ㅠ"




ㅡ.,ㅡ; 슈발... 가슴이 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 대체 어떻게 해야해~~~




"미안. 나 부끄러움이 많아서..." 라고 바보같은 답변을 보냈던걸로 기억한다.




"회사를 안다녀봐서 전 잘 모르는데 쉬는 시간 이럴 때 나올 수 있어요?


나올 수 있으면 이따가 한 번 오세요. 커피 공짜로 타드릴께요"




"오늘은 회의가 많아서 모르겠는데... ^^ 고마워요"




난 진짜 병신이다.


남자축에도 못 드는 병신이다.




나는 병신이다.




병신.




병신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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