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나는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도 진학했다.
나는 불의의 사건들로 자퇴를 했을 뿐 양아치가 아니었기에..
학교를 다니지 않았을 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고,
나는 명문 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권에 나름 괜찮은 대학에 왔다.
이 학교에서... 그 때 그 아이를 만났다;
나는 영문과, 그 아이는 영어 교육과..
나는 재수해서 들어온 1학년 학생..
그 아이는 나보다 한 해 먼저 들어온 2학년 학생..
그런데 먼저 알아본 것은 내가 아니라 그 아이였다.
우연히 같은 교양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나는 상상을 못했기에;
어느날 수업이 끝나고 나가려고 하는데..
가방을 챙기는데 누가 손가락으로 뒤에서 내 어깨를 건드리더라..
뒤 돌아보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면서;
그 아이를 알아보는 순간 머릿속이 뱅뱅 돌기 시작했다..
혹시 나 누군지 알아? 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너무 당황해서 '네..?' 라고 말해버렸다;
그랬더니.. "아, 저 이상한 사람 아닌데.. 기억 안나시나;"
"기억 나.. 와,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 대답을 했다..
이후 두 달 넘도록, 공강 시간에 같이 캠퍼스 내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는 단둘이 같이 술을 마시다가 그 아이가 잠이 들었고;
우리는 같이 모텔로 들어가게 되었다..
17살 때 그 아이와 헤어진 이후.. 나는 한 차례 연애를 했었다.
17살 여름부터.. 19살 겨울까지.. 내가 재수를 하느라 헤어졌다.
그러다가 한동안 연애에 별 생각 없이 생활을 하다가;
내가 처음으로 연애를 했던 그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술에 취한 그녀와 단 둘이 ㅁㅌ의 침대에 같이 올라왔다.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사귈 때는 학교 규정때문에 머리가 짧았던 그녀..
지금은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긴 생머리에 갈색 빛이 도는 머릿결..
얼굴 생김새도 귀여운데, 몸매는 이제 여자라고 제법 성숙하다..
그때와 달리 봉긋해진 ㄱㅅ, 잘록한 허리.. 탱탱한 허벅지..
물끄러미 바라보고.. 내 본능은 어떻게 해보라고 끓어오르는데..
나는 그냥 바라보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머리 한번 쓰다듬고.. 옆에 누워서 자는 얼굴만 바라보다가..
그렇게 그냥 잠들고 다음날 아침에 같이 눈을 뜨게 되었다.
그녀가 나에게 건넨 첫마디.. "왜 날 안건드렸니.."
순간 나는 여러가지 생각이 겹치면서 발끈했다.
"넌 여자가.. 니 몸 못가눌 정도로 술이 약하면 그렇게 마시면 안돼지.
그리고 왜 안건드렸냐니.. 넌 누가 술취한 너를 건드리기를 바라는거야?"
그랬더니 그 아이가 갑자기 진지한 말투로 이야기를 하더라..
같이 나가서 밥먹자고.. 밥먹고 나서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그 때 너랑 반 강제적으로 헤어지고 나서 너무 그리웠고..
그 이후에 다른 남자를 한번도 좋아해본적이 없단다..
내가 당시 나이에 비해서 강인하고 어른스럽고 씩씩해서 좋았는데..
나 말고 다른 또래 남자들은 전부 장난스럽고 가볍고 진지하지 못해서 남자로 보이지가 않는다더라..
그렇게 공부에만 집중하면서 지내다가..
대학에 와서도 학점관리만 신경쓰던 중 우연히 교양수업에서 나를 봤는데..
내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동안, 혼자 수업시간에 계속 내 뒷모습만 보면서 설렜다더라..
그래서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말을 걸었고, 나랑 같이 캠퍼스에서 대화했던 시간 정말 즐거웠다고;
그런데 예전에는 자기가 먼저 용기내서 고백을 했는데..
이제는 자기가 고백을 한 번 받아보고 싶었다고..
그런데 내가 그럴 생각은 없어보여서.. 술을 마시면 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술마시고 술 취한 연기 했다더라..
ㅁㅌ까지 데려와서 엄청 긴장하고 뭔가 일이 날까봐 너무 무서웠는데..
다행히 내가 나쁜 마음 안먹고 편하게 재워주어서 오히려 감동이었다네;
너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한테 먼저 고백할 생각은 없는거 같은데..
그럼 이번에도 자기가 용기 내겠다며, 자기랑 만날 생각이 없겠냐고 하더라..
사실 마음속으로는.. 나는 이 아이가 너무나도 좋다.
예전에도 정말 좋아했고, 많이 그리워했고..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도, 가끔씩 이 아이와의 추억이 떠올랐었고..
다시만난 이 아이의 모습도 너무나도 예쁘고 성격도 사랑스럽다..
그래서 일단은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온 뒤..
몇 번 더 만나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하면서 우리는 흔히 말하는 '썸을 타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8년 전 크리스마스에 그녀가 나에게 그랬듯이,
이번에는 내가 그녀에게 정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사귀자고 고백을 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너무나도 행복해 하면서, 자기 너무 쉬워보이지 않냐고 막 투정부리는데 ㅎㅎ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음.. 그래도 이제는 숙녀라서 그런지 몸매는 참 성숙하다 ㅎㅎ)
결국 우리는 다시 사랑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생하게 느끼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와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서로 연애를 한다는건 참 축복받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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