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XEDITION

썰/만화

공군 훈련소 화장실 괴담

썰은재방 2024.05.05 13:05 조회 수 : 14

1994년 10월,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진주 공군 교육사'라는 대한민국 공군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소문에는 공동묘지였던 곳을 평당 10원 주고 사서 재개발했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훈련소에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4주 기본 군사 훈련을 마치고 6주의 특기교육을 위해 당시 정비대대 내무반에 배치를 받아 시설근무를 했습니다. 시설 근무란 각 내무반과 화장실, 세면장등에 고장 난 시설을 고치는 임시 보직입니다. 이런 보직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자대 배치 받을 때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내무반 건물은 3층으로 되어있었는데 1층에는 하사관 후보생들, 2,3층에는 병과 특기들이 사용했는데 이상하게도 2층 화장실 겸 세면장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접근을 금지했었습니다. 시설 근무는 각 층에 고장 난 곳을 체크하고 보고한 뒤 수리하는 게 일이었는데, 2층 화장실만은 늘 예외 대상이었습니다.

실장님께 2층 화장실에 대해 물었는데, 수도가 고장 나서 물이 안 나온다는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응가를 하면 물도 안내려가고……. 뭐 그런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소문이 있었으니 한 훈련병이 훈련생활의 고초를 이기지 못하고 2층 첫 번째 대변기에서 천장에 석고판을 뜯어낸 뒤 골조에 혁대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공군 본부에서 검열을 나온다고 2층 화장실을 수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기회다 싶어서 -2층 화장실 괴담 따윈 없다, 수리품 체크를 확실히 해서 좋은 인상을 받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당장 2층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먼저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대변기를 살폈는데……. 이런! 정말 변기위에 석고판이 마치 손으로 거칠게 잡아 뜯은 것처럼 어둡게 휑하니 뚫려있는 겁니다. 그래도 설마하며 변기에 물을 내렸더니 변기 특유에 소용돌이를 그리며 물이 내려가는 겁니다.

'그래. 고여 있던 물이었으니 내려갔겠지.'

저는 당장 세면대로 달려가 수도꼭지를 열었습니다. 순간 숨이 턱 막혔습니다! 수도꼭지에서는 시뻘건 핏물 같은 녹물이 과~과과악,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젠장!! 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서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에 첫번째 변기를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는데, 쳐다보았는데…….

뜯어진 천장 석고판 구멍에서 담배 연기 같은 희뿌연 안개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전 수도 꼭지 잠글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화장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계속 화장실에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지만, 겁에 너무 질려 결국 저는 2층 화장실 수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수리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해 화장실 이야기를 듣고 다녔는데, 점호 이후에 화장실에 가면 갑자기 안개가 끼면서 첫 번째 대변기 문이 열리면서 목을 맨 훈련병이 보인다는 겁니다.

변명 같지만 시설근무로 기대만큼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어도 그 때 화장실에서 바로 나오길 잘 했던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709 순이 팬아트 수정본 썰은재방 2019.06.03 14
97708 아빠한테 골프채로 맞은썰 .ssul ㅇㅓㅂㅓㅂㅓ 2024.04.14 14
97707 편돌이 왜 이리 서럽냐 .sad 먹자핫바 2024.04.27 14
97706 아빠한테 초등학교때 스트레이트 펀치 맞은 썰만화 天丁恥國 2024.04.29 14
97705 초 1때 덩치 큰 여자애가 나 때려서 울었던 썰 동치미. 2024.05.03 14
» 공군 훈련소 화장실 괴담 썰은재방 2024.05.05 14
97703 술먹고 좋아하는애 집앞에서 소리지른 썰 gunssulJ 2024.05.06 14
97702 어려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각 대학 학생의 반응. SSUL 참치는C 2024.05.11 14
97701 다시 태어나고 싶다 먹자핫바 2024.05.21 14
97700 약스압) 사기 맞아본적 있냐? 사기 맞은 SSUL 동치미. 2024.05.22 14
97699 내가 태어나서 첨으로 메이플 접어 본 썰.ssul 먹자핫바 2024.05.24 14
97698 집 들어가기 싫은 .ssul ㅇㅓㅂㅓㅂㅓ 2024.05.27 14
97697 브금) 자다가 싸이의 아버지 듣고 눈물 훔친 썰. Cry 썰은재방 2016.06.02 15
97696 오마의 순수했던 시절1 썰은재방 2016.06.05 15
97695 시)호출 참치는C 2016.07.18 15
97694 내 슬픈 생일 썰만화 뿌잉(˚∀˚) 2016.08.26 15
97693 내가 순정 연애 호갱님인 .ssul 참치는C 2016.08.29 15
97692 예전에 소매치기범 잡은 썰.txt ㅇㅓㅂㅓㅂㅓ 2016.09.03 15
97691 유치원때 호루라기와의 추억 썰 뿌잉(˚∀˚) 2016.09.08 15
97690 [썰] v펌]옛날에 좋아하던애한테 고백하려던날 다른놈이 고백해서 채간 썰.Ssul 참치는C 2016.09.09 1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