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XEDITION

썰/만화

공군 훈련소 화장실 괴담

썰은재방 2024.05.05 13:05 조회 수 : 13

1994년 10월,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진주 공군 교육사'라는 대한민국 공군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소문에는 공동묘지였던 곳을 평당 10원 주고 사서 재개발했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훈련소에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4주 기본 군사 훈련을 마치고 6주의 특기교육을 위해 당시 정비대대 내무반에 배치를 받아 시설근무를 했습니다. 시설 근무란 각 내무반과 화장실, 세면장등에 고장 난 시설을 고치는 임시 보직입니다. 이런 보직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자대 배치 받을 때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내무반 건물은 3층으로 되어있었는데 1층에는 하사관 후보생들, 2,3층에는 병과 특기들이 사용했는데 이상하게도 2층 화장실 겸 세면장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접근을 금지했었습니다. 시설 근무는 각 층에 고장 난 곳을 체크하고 보고한 뒤 수리하는 게 일이었는데, 2층 화장실만은 늘 예외 대상이었습니다.

실장님께 2층 화장실에 대해 물었는데, 수도가 고장 나서 물이 안 나온다는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응가를 하면 물도 안내려가고……. 뭐 그런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소문이 있었으니 한 훈련병이 훈련생활의 고초를 이기지 못하고 2층 첫 번째 대변기에서 천장에 석고판을 뜯어낸 뒤 골조에 혁대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공군 본부에서 검열을 나온다고 2층 화장실을 수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기회다 싶어서 -2층 화장실 괴담 따윈 없다, 수리품 체크를 확실히 해서 좋은 인상을 받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당장 2층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먼저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대변기를 살폈는데……. 이런! 정말 변기위에 석고판이 마치 손으로 거칠게 잡아 뜯은 것처럼 어둡게 휑하니 뚫려있는 겁니다. 그래도 설마하며 변기에 물을 내렸더니 변기 특유에 소용돌이를 그리며 물이 내려가는 겁니다.

'그래. 고여 있던 물이었으니 내려갔겠지.'

저는 당장 세면대로 달려가 수도꼭지를 열었습니다. 순간 숨이 턱 막혔습니다! 수도꼭지에서는 시뻘건 핏물 같은 녹물이 과~과과악,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젠장!! 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서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에 첫번째 변기를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는데, 쳐다보았는데…….

뜯어진 천장 석고판 구멍에서 담배 연기 같은 희뿌연 안개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전 수도 꼭지 잠글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화장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계속 화장실에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지만, 겁에 너무 질려 결국 저는 2층 화장실 수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수리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해 화장실 이야기를 듣고 다녔는데, 점호 이후에 화장실에 가면 갑자기 안개가 끼면서 첫 번째 대변기 문이 열리면서 목을 맨 훈련병이 보인다는 겁니다.

변명 같지만 시설근무로 기대만큼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어도 그 때 화장실에서 바로 나오길 잘 했던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571 재수 실패해서 우울증 심각하게 온 썰 6 참치는C 2024.05.10 11
97570 군대 있을때 돌아이 썰 먹자핫바 2024.05.11 11
97569 PC방에서 롤하다가 기절한.ssul 참치는C 2024.05.13 11
97568 야시시는 있는데 연애관련 썰은 따로 게시판이 없네~? 동치미. 2024.05.14 11
97567 반려동물과 헤어진 꼬마 만화 뿌잉(˚∀˚) 2024.05.23 11
97566 고딩 졸업하자마자 해병대 썰.ssul 참치는C 2024.05.24 11
97565 공영칠 살인면허 -1- 뿌잉(˚∀˚) 2016.08.29 12
97564 아빠한테 초등학교때 스트레이트 펀치 맞은 썰만화 뿌잉(˚∀˚) 2016.09.08 12
97563 썸에 대한 먹자핫바 2016.09.17 12
97562 반려동물과 헤어진 꼬마 만화 天丁恥國 2016.09.29 12
97561 내가 그림을 직업으로 삼기까지 썰 뿌잉(˚∀˚) 2016.10.15 12
97560 자다가 침흘리는 썰만화 동네닭 2016.11.05 12
97559 영웅에 관하여 뿌잉(˚∀˚) 2016.11.11 12
97558 조이라이드 - 과거는 아름답다? 뿌잉(˚∀˚) 2016.11.30 12
97557 수험생 여러분 수능 시험 잘 보세요 뿌잉(˚∀˚) 2016.12.04 12
97556 공영칠 살인면허 2 귀찬이형 2016.12.18 12
97555 장화신은 냥이 먹자핫바 2016.12.20 12
97554 시)그대를보며 (순이님의 호출을보고.) 동치미. 2017.01.04 12
97553 썰베회원들 상황 만화 뽁뽁이털 2017.04.14 12
97552 군대에서 치킨 다리 먹다 울어본 썰만화 뿌잉(˚∀˚) 2017.04.15 1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