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오랜만에 묵은 때 좀 밀 생각으로 친한친구에게 목욕탕에 가지 않겠냐고 급제안을 했다.
내 친구도 흔쾌히 승낙했고, 우리는 목욕탕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그 때 시간이 저녁 9시~10시 정도여서 목욕탕 영업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떠오른 생각이 '찜질방에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친구도 '오 똑똑한데' 하면서 찬성했다.
그 때 시간이 12시쯤이었는데, 한참 잉여생활을 할 때라서 이렇게 된거 그냥 하룻밤 놀다 가자고 생각하면서 찜질방행을 결정했다.
그런데 찜질방이 어딨는지를 몰라서, 지나가는 사람들 한테 물어도 봤지만 둘 다 길치라서 아무리 돌아다녀도 못 찾았다.
원래 내가 고담종자인데, 시지에서 경산으로 까지 넘어가게 되었다. (대구에서 경산시로 넘어갔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찜질방에 입성하게 되었는데, 목욕탕 청소 한다고 물을 뺀다는 거였다.
허무함을 느꼈지만 싸돌아 다니느라 힘이 들어서 그냥 샤워만 하고 놀기로 했다.
고온방, 소금방, 자수정방 등등 하나씩 다 돌아다녔는데 찜질방이 너무 한산했다.
우리는 내심 여자 구경도 좀 하고 그러려 했는데, 여자는 매점 알바 하나였다.
친구랑 농담으로 '이런데서 ㅅㅅ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하면서 쪼개면서 놀았다.
대충 놀다가 이제 자려고 수면실로 향했다.
그때는 눈치 못 챘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남녀 구분이 없었던 것 같다.
한참 자고 있는데, 갑자기 잠이 깨서 보니까. 내 친구가 중년남성에게 부비부비를 당하고 있었다.
내 친구가 키도 작고 어려보여서 같이 다니면 항상 친구 덕분에 민증검사를 해야하는 수준이었다.
비몽사몽하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났다. 내 친구도 자는 것 같지는 않았다.
원래 성격이 소심한 친구라서 대놓고 반항은 못하고 자는척 하면서 조금씩 반항하는 것 같이 보였다. 꿈틀꿈틀 뒤쳑이면서.
내가 자다가 왜 깼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친구가 날 툭툭 건드렸다고 한다. 구해달라고.
어쩌지 하다가 갑자기 버럭 하면서 화내는 것도 좀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그 남자 손을 딱 잡으면서.
"뭐하시는거에요? 제 파트넙니다."
그랬더니 죄송합니다 하고 물러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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