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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내가 초딩 후반~중딩기떄 동생이랑 사이가 급격히 나빠짐
초딩때도 어느정도 친했는데, 내가 사춘기 오는거 전후하면서 성격이 빙신이됨

덕분에 동생이 많이 고생했지.

시도떄도없이 짜증내고, 성질머리 더럽게 틱틱거리고, 여드름 수두룩히난 못난이애다가, 동생친구오면 별꼬장다부리고 등등..
나중에 알고보니 그떄의 날 쓰레기로 생각했더라곸ㅋㅋ. 지 일기쓴거에 그렇게 적어놨더라.
지금와서 생각하니 그떄 왜 잘해주지 못햇을까..하고 많이 후회가됨.

이제 잘할려고 하는데, 어떻게 못하겠더라. 걍 피자만 가끔사줌. 짜증내지도않고.

여튼 중딩 끝까지 관계 병신이었음.

그떄야 심각한걸 모르고 걍 '남매사이가 다 이런거랑게'하면서 자위질하고 살았지

뭐 학교도 다르고 나이도 차이나고.

집에서도 나 게임한다고 얼굴도 안봤으니까.
근데 어느날 동생이 컴터를 하고있었음.

여자애라 그런지 게임은 안하고 자기 친구들이랑 대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드립을 치고싶어졌음ㅋㅋ

그래서 뒤에 다가가 어깨에 손올리고 '야 뭐하냐ㅋㅋ'라고 했는데

애가 정색을 하면서 '아..저리가 좀' 하고 딱 잘라 말하는데..
아.. 그때 충격이 진짜

아직도 가슴이 짜릿짜릿하다.

순간 벙쩌서 움직이지도 못했음
째려보는 눈매

눈동자엔 정말 죽어버렷으면..하는 느낌도 느껴지고

할말 한 뒤에 바로 고개돌려 채팅하는 차가운 옆모습..
급하게 자리떠서 화장실에가 거울보면서 이게 뭔일인가..하고 황망히 멍때리고 있었음.

진짜 그때 '아..이러면 안되는구나..'싶더라.
그이후부턴 뭐든지 잘할려고 노력했지.

컴터 비켜달라면 컴터비켜주고

뭐 사달라면 사주고.

이쁘다고 말하고

밥 차리는것도 내가 하고

친구오면 자리 비켜주고

걔도 사춘기와서 짜증내면 웬만해선 받을려고 노력하고 (이 부분은 별로 못해줬네)

사이회복대작전을 마음먹은 후로 꼬박 3년 정도 걸린것 같음.

양보할꺼 최대한 양보하고, 하기 귀찮아하는거 헤헤하면서 도와주고 최대한 편의봐주고 컴터 게임까지 접어가며 비켜줬지.

겨우겨우 서로 째려보면서 불편해하는 사이까지는 아니게되었음.
그러다 기록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2년전 겨울일꺼야. 내가 잘려고 막 눕고 있었는데 동생이 찾아옴

'오빠야 자나?'하면서 슬며시 들어오더라.
손에는 놋북들고있었는데 순간 뭐지 싶더라고

그리고 옆에 푹 앉더니 담팟에 들어가서 WWE를 재생시킴ㅋㅋㅋㅋ
이게 뭐여 싶었지. 얘 이런거 본적이 없거든.

(순간 어머니께서 말하길 '너 뱃속에 있을때 WWE보면서 스트레스 풀었다'하는게 갑자기 생각남.ㅋㅋㅋ)
여튼 '요즘 이게 재밌더라. 오빠야도 이거 보나?'하더라고.

중딩때 졸라 챙겨본적은 있는데 고딩넘어서 본적은 없었지.

그래서 아 뭐 조금은 아는데..하면서 동영상에 나온 애들을 대충설명함
다행이 그때 뛰던 네임드들이 다 있더라고. 차근차근 기술설명해가면서 유식함을 뽐냈지.

'ㅇㅇ..그렇구나..ㅋㅋ 재미있다'하면서 내어깨에 딱! 손을 올림.

그순간 뭔가 가슴속에서..막..울것같은 기분이 막 샘솟음.

아.. 3년 전만해도 내가 손 댈려고 만 하면 경기를 일으기던 애가 여기까지 좋게봐주는구나.. 하고.

이렇게 손이 따듯한 애인데, 여태껏 느껴보지도 못했구나.

이제날 더럽게 안보는구나..
정말 알수없는 가슴벅찬 기쁨이 온몸을 핑핑도는데 진짜 눈물도 조금났어.

하품하는척 하며 슥 닦긴했지만.ㅋ
여튼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않는 내인생 최고의 순간중 하나..일꺼야 영원히.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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