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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은영이는 오니기리가 먹고 싶단다.


함께 걷는다.


근데, 자꾸 나와 딱 맞춰서 걸으려고 한다.


부끄러워서 조금씩 뒤로 빼니까


"오빠 왜 자꾸 뒤로 빼요. 같이 걸어요."


"아.. 네. 그럴게요."




그러다가 내가 전화를 받으면서 잠깐 뒤로 쳐진다. 은영이는 그것도 모른 채 걷고 있다.


"은영씨"


"..."


"은영씨 같이가요"


"..."



응 뭐지? 잘 안들렸나. 무시당한 건 아니겠지?



"은영씨 같이가요."


"어머 오빠. 미안해요. 내가 너무 빨리 걸었네. 거의 다왔어요."


"아니에요. 배 많이 고팠나봐요."


"네. 일부러 점심도 안먹었어요. 이거봐요."



그러면서 자기 배를 만진다.


헉.. 민망하다.





"저는 참치마요하고, 치즈날치알 하구 샐러드 먹을게요. 은영씨는요?"


"저는 멸치호두하고, 튀김우동 먹을게요."




"은영씨 생각보다 되게 밝아서 좋아요."


"제가 밝다구요? 고맙습니다."


하며 꾸벅 인사한다.


그녀의 팔꿈치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은영씨. 머리카락 답답하지 않아요? 이쁘긴한데, 더울까봐서"


"네?"


"아. 은영씨 머리 답답할까봐서"


"아. 머리요? 전 이게 편해요."


"아.. 네"


"오빠. 오빠 아까부터 계속 존댓말하시는데, 말 놓으셔도 될거같아요. 이제 얼굴도 봤잖아요"


"그래도.."


"오빠. 말 놓으라니깐요."


"아. 그래.. 응. 좀 괜찮나?"


"헤헷"



웃음만 짓는 그녀다.



"오빠. 오빠가 내 전화번호도 안물어보고 계속 방명록으로 대화한거. 솔직히 좀 감동했어요."


"그게 왜?"


"방명록으로 대화하면, 편지같은 느낌이랄까? 글로써 마음을 전하는게 전 더 좋거든요."


"그랬어? 과가 국문과라더니 역시나"


"히히 그래서 이건 제가 살게요."


"아니야. 내가 살게."


"괜찮아요. 나중에 커피나 사주세요."



오니기리를 먹는 그녀.


계속 날 쳐다본다.


내 눈을 보는건지, 내 인중을 보는건지, 내 입술을 보는건지.


내가 신기하게 생겼나?



"왜 날 계속 쳐다봐. 얼른 먹지. 안좋은거 보면서 밥먹으면 체해"


"왜요? 오빠 잘생겼는데"


"정말?"


"네! 애들이 오빠 전에 동아리 모임 갔을 때 잘생겼다고 전해줬었는데, 진짜네요."




목소리도 너무 예쁘다.


차분하다.



"넌 너무 예쁘다. 아, 그보다 수필은 좀 썼어?"


"아 수필이요? 아직 진행중이에요. 어리잖아요 전 아직."


"너랑 나랑 그렇게 많이 차이나는거 아니거덩."


"헤헤"


"올해부터 분기마다 두 번씩 보육원에 간다면서? 동환이가 술은 좋아해도, 내 말은 참 잘 듣는 것 같아 그치?


너도 갈 기회 많아져서 좋지? 자주나와"


"네 알았어요. 오빠도 이제 나오겠네요?"


"응. 그래야지. 복학도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취업준비도 해야겠지?"


"오빤 나중에 뭐가 제일 하고싶어요?"


"오빠 전공이 컴퓨터잖아. 안철수 아저씨처럼 보안 전문가 되서, 나도 그 아저씨처럼 무료로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배포하는게 꿈이야.


그 뒤로는 컴퓨터 배우기 힘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가르쳐주고 싶구."



왠지 내 말에 반응이 보통 사람보다 1초가 늦다.


생각이 많아서일까.



"아~ 오빤 참 멋있는 꿈을 가지고있네요."


"너는?"


"전 말이죠. 위대한 작가가 되고싶어요. 오빤 책 읽는거 좋아하세요? 잘 쓰여진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면 감동이 크잖아요.


글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볼 수 있지만, 글은 상상할 수 있으니깐요. 난, 다른 사람들에게


글로써 힘을 주고 싶어요."



멋있다.


저렇게 이쁜 얼굴에서 저런 말이 나오니깐


너무 좋다.


바라만봐도 흐뭇해진다.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


"오빠. 폰번호 안물어봐요?"


"아 참 그렇지. 내 폰에다가 번호 찍어줄래?"


"오빠 전역하면 알려줄래요."


"그럼 왜 물어봤어 ㅠ_ㅠ.. 알았어."


"히히 오늘 고마웠어요. 전역하고 볼 때까지 방명록 계속 할게요."


"조심해서 들어가구, 방명록 계속 확인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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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처음 봤는데 너무 예쁘더라. 사실 다른게 더 좋지만'



'머가 더 좋은데요? 가슴?'



'아니 그런거 말구. 꿈도 야무지고, 뭔가 신비한 매력? 그래서 더 궁금하고 끌린다.'



'오빤 나 남자친구 있어도 똑같이 대할거에요?'



아차. 그걸 안물어봤구나 여태까지.



'응. 그래야지 좋은 사람대 사람으로? 그래서 남자친구는 있어?'



'앞에 말은 빼고 말해도 의미가 통하네요. 없어요 남자친구.'




오예



'그래? 알았어. ㅎㅎ 일단 복귀할게. 전역하고나서 오빠가 맛있는거 사줄게.'



'네. 전역 미리 축하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응? 뭐가 고맙다는거지?'



'나랑 이렇게 얘기해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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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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