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구갑) 의원이 일본이 북한에 화학·생물무기의 원재료인 불화수소를 불법 수출했다는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

하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가 작성한 ‘부정수출사건개요’를 공개했다.

日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 작성

부정수출사건개요 국회서 공개

20년간 30건 넘는 대북 밀수출

해당 문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이던 불화 나트륨 50㎏을, 다음 달에는 불화 수소산 50㎏을 고베에서 북한으로 불법 수출했다. 당시 부정 수출에 이용된 선박은 긴급 대북 지원쌀을 보내기 위한 북한 선적 화물선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2년에는 핵무기 개발에 이용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직류안전화전원 3대가 허가 없이 태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불법 수출됐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해에 동결건조기 1대, 2004년에는 주파수변환기 1대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001년에는 수출이 규제되고 있던 측정 장치인 3차원 측정기 2대를 말레이시아를 통해 수출했다. 당시 불법 수출된 3차원 측정기 2대 중 1대는 리비아의 핵개발 관련 시설 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1996~2013) 30건이 넘는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핵개발·생화학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 물자가 포함돼 있어서 앞으로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최근 일본 일각에서 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하면서 ‘한국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밀수출했을 수 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일본 CISTEC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하다가 적발됐다’고 보고해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ISTEC는 1989년 설립된 기관으로 안보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일본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하 의원은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며 “즉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71119290046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