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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진료대에 올라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프로불편러 박기자]산부인과 진료 방법 자체에 거부감 갖는 여성들

#대학생 김성연씨(가명·22)는 여태껏 산부인과에 가본 적이 없다. '굴욕의자'가 두려워서다. 산부인과 진료대에 대한 선입견은 A씨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생겼다. 5년 전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계속돼 산부인과를 가보겠다는 A씨를 가족들이 극구 말렸기 때문. A씨는 "엄마와 언니가 고등학생이 무슨 산부인과냐며, 진료받으러 가면 굴욕의자에 앉아야 한다고 겁을 줬다. 그때부터 산부인과가 너무 무서워졌다"고 털어놨다.

굴욕의자, 굴욕 3종 세트 등…. 잘못된 용어 사용이 산부인과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산부인과 진료 방식이 모욕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여성들이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고 있는 것. 이에 굴욕의자 등의 단어 사용을 지양하고, 여성 스스로 산부인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는 대표적인 단어가 '굴욕의자'다. 이는 산부인과 진료대의 별칭으로, 진료 시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으면 여성들이 굴욕감을 느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산부인과 진료와 관련해 '굴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건 진료대 뿐만이 아니다. 출산에 필요한 과정인 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는 '굴욕 3종 세트'라 일컬어진다. 이 밖에도 여성들은 진료 과정에서의 개인적인 질문, 몸속에 들어오는 진료 기계들이 굴욕감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직장인 윤모씨(28)는 "처음 산부인과 갔을 때의 '굴욕'을 잊을 수 없다"며 "첫 성관계를 몇 살 때 했는지, 마지막 성관계가 언제였는지, 오럴섹스하는지 등 질문을 받았다. 진료대에 앉았더니 내게 소음순 교정술까지 권했다. 30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이었는데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여성들은 산부인과 방문을 망설이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31)는 "산부인과 진료대에 오르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굴욕의자'라는 표현을 보고 나니 산부인과 진료를 보는 게 괜히 더 불편하고 찜찜해졌다"고 토로했다.대학생 박모씨(22)는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 대상자라고 안내문이 왔는데, 굴욕의자에 앉아서 검진받는다고 들어서 진짜 가기 싫다"고 전했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인 미혼 여성 1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8%가 임신 전에도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82.4%가 무섭고 두렵다는 이유로 산부인과 방문을 망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 다보니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산부인과 진료대를 굴욕의자라 부르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goo****)은 "산부인과 진료대 '굴욕의자'라고 안 부르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나 싶다. 환부를 보이는 건데 여성 스스로 그걸 굴욕이라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또 다른 누리꾼(k1***)은 "산부인과와 관련된 언어에 '굴욕'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붙는다. 진료에 최적화된 의자를 굴욕의자라고 부르고, 분만을 경험한 여성은 '굴욕 3종세트'라는 표현을 입에 담으며 부끄러웠다고 한다. 여성의 건강을 위한 의료행위지 '굴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산부인과 진료 과정에서의 '굴욕감'만 부각시키는 용어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서 '굴욕의자'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현실이 상당히 안타깝다. 이런 용어는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게 만들어 여성의 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비인후과에서 코와 귀를 살펴보듯 산부인과 의사는 질, 자궁 입구 등 환부를 살펴봐야 한다. 산부인과 진료대에 눕는 것을 기본적인 진료행위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인식뿐 아니라 사회적 고정관념도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이 다리를 벌린다'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인 함의를 갖고 있다. 여성이 편하게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것 자체에 성적인 의미를 담기도 한다. 그래서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굴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이는 자세 자체에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두는 것에서 비롯됐다.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선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일상에서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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