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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 특수 상업성 극심 / 관련 상품 종류만 1000여가지..지갑 얇은 가정엔 부담 / 영화 주제와 다른 상품들도





“나도 엘사처럼 입을 거야!”

네 살짜리 딸을 키우는 김효은(37)씨는 요즘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다. 딸아이가 요즘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인 영화 ‘겨울왕국2’의 엘사처럼 드레스만 입고 등원하겠다는 것인데, 옷이 얇아 김씨가 만류한 것이다. 김씨가 딸아이에게 겉옷을 입힐 때면, 아이는 “엘사처럼 입겠다”고 성화를 부린다. 김씨는 “정작 영화에서는 엘사가 바지를 입고 나오는데, 시중에 파는 드레스는 치마 차림에 원단마저 얇다”며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두꺼운 털옷까지 걸치지 않았냐”고 토로했다.

국내외 국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겨울왕국2’의 인기로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선 영화 속 주인공을 따라 하는 것이 인기다. 어린이들이 주인공 엘사나 안나처럼 옷을 입거나 꾸미는 것인데, 이를 상업화한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겨울왕국2 덕분에 연말 특수를 누리는 분위기지만, 영화 속과 달리 현실에서는 특히 여아를 대상으로 ‘여성스러움’이 상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겨울왕국 콘셉트를 한 상품들을 갖고 싶어하는 자녀의 성화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부담도 적지 않다.

◆겨울왕국 인기에 관련 상품도 봇물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70여개 브랜드가 겨울왕국2와 공식 파트너 관계를 맺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겨울왕국2를 콘셉트로 한 케이크부터 옷, 화장품, 장난감까지 그 종류만 1000여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은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겨울왕국2에 열광하는 어덜키즈(adulkids)족에게도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도 겨울왕국2에 가장 열광하는 것은 여자 어린이들로 보인다. 특히 주인공 엘사와 관련한 상품의 인기가 높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화에서 엘사가 입은 옷을 재현한 코스튬이다. 한 의류 브랜드는 겨울왕국2의 주인공이 입은 것과 유사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출시했는데, 5일 만에 1만벌이 팔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화장품도 있다. 한 화장품 브랜드는 ‘겨울왕국2 네일 3종 세트’와 립밤, 핸드크림 등을 내놨는데, 엘사가 그려진 화장품 케이스가 겨울왕국2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색감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유아기의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나친 상업주의가 아이들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살 딸을 키우는 정모씨는 “또래 여자아이들 사이에선 엘사가 선망의 대상인 듯하다”며 “어린이집에 가면 아이들끼리 종일 겨울왕국의 노래를 부르면서 역할극을 한다더라”고 말했다. 4살 딸을 키운다는 이모씨도 “아이가 어린이집만 다녀오면 새로운 겨울왕국 상품을 사달라고 성화”라며 “다른 애들도 다 있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사주게 된다”고 토로했다.




◆영화에선 바지인데, 시중에 파는 상품은 치마

특히 여자 어린이를 중심으로 겨울왕국2 상품이 인기를 얻는 것과 관련, 지난해 미투 운동과 함께 일어난 ‘탈코르셋 운동’을 역행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코르셋’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여성을 상징하는 메이크업, 하이힐, 긴 머리 등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겨울왕국2 관련 상품들은 아이들을 영화 속 여왕이나 공주처럼 보이게 하면서 ‘아름다워야 한다’는 인식을 주입시킨다는 지적이 높다.

더구나 실제 판매되는 상품들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과 괴리를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는 모험을 떠나면서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은 모습인데, 시중에 판매되는 코스튬 중에는 치마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4살 딸을 둔 김모씨는 “1편에서 치마를 입고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2편에서 바지를 입은 것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작 아이들에게 파는 상품은 치마인 경우가 많아 씁쓸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런 현상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성성을 상품화했다기 보다,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빚어진 결과로 보는 해석이 많다. 김중백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엘사의 드레스를 바지가 아닌 치마로 만든 것이 의도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면서도 “제품을 만들면서 영화적 의미와 해석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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