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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의 원내 리더가 대중 앞에서 해묵은 지역감정의 불을 지른 것이다. 금도를 깨고 국민을 편 갈라 이용하려는 정치 퇴행이 매우 유감스럽다 … 나 원내대표는 품격과 절제를 잃은 정치의 위험성을 직시하며 상처 입은 시민과 역사 앞에 사과해야 한다.”

오늘자(2일) 경향신문 사설 <나경원의 악질적인 지역감정 조장, 규탄한다> 가운데 일부입니다. 통상 언론이 정치인을 종종 비판하긴 하지만 사설 제목에 ‘악질적인’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비판 대상이 제1야당 원내대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경향 ‘악질적인 지역감정 조장’ 비판…한겨레는 “나경원, 제정신인가” 맹비난




하지만 경향신문은 ‘악질적인 지역감정 조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나 원내대표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경향신문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오늘(2일) 한겨레 역시 사설에서 나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제목이 <‘지역감정 망령’ 다시 불러낸 나경원, 제정신인가>입니다. 한겨레는 “철 지난 구태정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외면 말고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나 원내대표의 ‘광주일고 정권’ 발언은 다른 걸 다 떠나서 ‘팩트’가 아닙니다. 이른바 ‘가짜뉴스’라는 얘기입니다.

경향과 한겨레는 나 원내대표가 지역감정을 조장했다고 질타했지만 저는 제1야당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가짜뉴스’를 대놓고 만들어냈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 ‘가짜뉴스’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더 문제였던 거구요.

또 하나. “이(문재인) 정권이 부·울·경 쪽에 인재를 등용하는가 봤더니, 서울 구청장 25명 가운데 20명이 광주·전남·전북 출신이더라”라는 나 원내대표 발언은 ‘가짜뉴스’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정치제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발언입니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시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 맞나 –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발언입니다.

일부 언론이 지적하기도 했지만 서울 지역 25개 구청장은 시민들이 직접 뽑습니다. 구청장 모두 선출직이라는 얘기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인재 등용을 얘기하려면 고위공직자 임명직이나 공공기관장을 기준으로 하는 게 상식입니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니까요.


지역감정 조장 이전에 ‘가짜뉴스’ … 가짜뉴스 생산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







그런데 시민들이 선출하는 구청장을 언급하며 ‘광주일고 정권’ 운운하면서 “부·울·경을 차별하면서 더 힘들게 하는 정권에 대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주장합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나 원내대표를 향해 “몇 달 전 대구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부산에 줘 TK를 차별한다고 하더니, 어제는 ‘광주일고 정권’이라서 부울경을 차별한다고 한다. 가는 곳마다 이런 식의 아무 말이나 해대니, 실수가 아니라 악습이고 아주 고질”이라고 비판했는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더군요.

다른 걸 다 떠나, 수준 이하의 가짜뉴스를 제1야당 원내대표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생산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입니다. 많은 언론이 나 원내대표 발언을 질타하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른바 ‘나경원 비판 무풍지대’라고나 할까요.

형식적으론 비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물타기’가 의심되는 구석이 많습니다. 비판해야 할 지점은 두루뭉술 넘어가면서 ‘나경원발 가짜뉴스·지역감정 조장’을 여야 공방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대표적인데요, 보도 내용을 잠깐 인용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1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광주일고 정권(政權)’ 발언에 대해 ‘망국적 지역감정을 다시 들고 나왔다’며 맹비난했다 …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두는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도 반발했다.”

‘범여권’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두는’이라는 표현도 초딩스럽지만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건 조선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범여권, 나경원 ‘광주일고 정권’ 발언 맹비난>인데요, 마치 범여권만 비난하는 것처럼 제목을 뽑았더군요. 조선일보는 오늘자(2일) 지면에서 사설이나 칼럼 하나 없이 이 기사 하나만 달랑(!) 실었습니다.



‘나경원 지역감정 조장’ 뉴스에도 ‘조국’을 갖다 붙이는 조선일보





압권은 해당 기사 마지막 단락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역감정 조장과 관련한 내용을 ‘이상한 방식’으로 소개한 조선일보는 갑자기 ‘조국 후보자’와 ‘포털 실검’을 등장시킵니다. 그러면서 기사의 마지막 부분을 ‘나 원내대표에 대한 조직적 공격이라는 말이 나온다’로 마무리합니다.

제가 데스크였다면 이 기사 ‘킬’(Kill)인데 조선일보는 이걸 그대로 통과시킵니다. (데스크가 기사를 수정·보완했을 수도 있겠지요.) 문제의 조선일보 마지막 단락을 소개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친문(親文) 네티즌들은 과거 나 원내대표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사학 비리’ ‘자녀 입시’ 의혹 등을 재차 제기했다. 지난 주말 사이 포털 사이트에는 ‘나경원사학비리의혹’ ‘나경원자녀의혹’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에 상위권에 올랐다. 조 후보자 사퇴를 주장하는 나 원내대표에 대한 ‘조직적’ 공격이란 말이 나왔다.”

상식적인 언론이라면 제1야당 원내대표가 ‘팩트’가 아닌 ‘가짜뉴스’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을 바로 잡는 것부터 했을 겁니다. 언론에게 팩트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그런데 ‘팩트 오류’에 대한 ‘바로잡음’도 없고 그냥 여야 정치공방으로만 기사가 작성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조국 후보자 사퇴를 주장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조직적’ 공격이란 말이 나왔다”는 것. ‘나경원발 가짜뉴스’조차 공방으로 보도하는 조선일보도 웃기지만 ‘나경원 비판’을 피해가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 것이 저는 더 웃깁니다. 조국 후보자가 핫이슈이긴 하지만 ‘모든 뉴스’에 갖다 붙이는 건 과잉입니다. 이런 식의 ‘나경원 원내대표 쉴드치기’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제발 자중하기 바랍니다.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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