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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번지는 '프로아나'(pro-ana)..마른 몸 위해 스스로 거식증 앓는 이들



"'개말라'가 장래희망. 부러질 것 같다는 소리 듣고 싶다. 살만 찌우는 급식 다 버릴 때 희열을 느낀다."

"요새 먹토(먹고 토하기)하고 있는데 부모님께 들킬 뻔했다. 앞으로 먹토는 주말이나 평일 일찍 해야지."

"개말라가 낯 가리면 쑥스러워서 귀엽다 하고, 뚱뚱한 사람이 낯 가리면 못생겼는데 사교성도 없단 소리 듣는다. 개말라는 과학이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프로아나'(pro-ana) 유행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프로아나는 찬성을 의미하는 'pro'와 거식증의 영어 단어인 'anorexia'의 합성어다. 단어 그대로 '거식증에 찬성'한다는 뜻.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매를 선망해 섭식장애의 하나인 거식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이들을 지칭한다.

29일 트위터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최근 중·고등학생 등 10대 여성 청소년을 중심으로 프로아나 현상이 확산 중이다. 이들은 '프로아나' '개말라' '뼈말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식습관과 사진 등을 공유하며 거식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

프로아나족(族)의 체중감량 방법은 극단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무작정 굶는 것은 물론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고 변비약, 이뇨제 등 약을 습관적으로 먹기도 한다. 이같은 방법은 거식증을 동경하는 이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다.



체중감량 방법 뿐 아니라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는 법', '급식 티 안 나게 덜 먹는 법' 등이 프로아나 '꿀팁'으로 포장돼 SNS에서 공유되곤 한다. 한 누리꾼은 "혹시라도 뭐가 먹고 싶을 땐 먹어라. 대신 제일 못생겨 보이는 거울을 들고 오거나 핸드폰 기본 카메라를 켜서 자기 모습을 보면서 먹으면 된다. 그럼 그 모습이 역겨워서 먹던 음식도 다 토하게 된다. 이 방법 꽤 많이 쓴다"는 팁을 전하기도 했다.

프로아나족끼리 서로의 거식 행위를 독려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os01****)는 "태초부터 마른 체질인 사람은 몇 없다. 체질은 다 바뀐다. 내가 아는 프로아나 친구 한 명은 60kg에서 38kg까지 빼서 '뼈말라' 유지 중이다. 체질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 나도 빨리 뼈말라였던 시절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은 프로아나족 사이에서 수십회 공유됐다.

프로아나족이 거식증의 위험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거식증이 병(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에서 프로아나족들은 사회적 관심과 우려를 극도로 꺼린다. 이들은 "마른 걸 좋아하면서 프로아나 방법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하는 현실이 슬프다", "굶으면 몸 상한다고, 요요 온다고 오지랖 좀 부리지 말아달라. 몸이 상하든 말든 뼈만 남고 싶다" 등 자신들을 향한 관심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로아나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명 거식증이라 불리는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대표적인 섭식장애 중 하나로, 보고된 사망률이 15%에 이르는 치명적인 정신질환이기 때문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거식증은 위장질환, 근육 감소 등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떨어트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라며 "거식증 환자처럼 몸을 만들어 비현실적인 감량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전했다.

프로아나 현상의 위험성이 높은 만큼 주변인의 관심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거식증과 거식증을 지향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거식증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진행하면 되지만, 프로아나족의 경우엔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일률적인 해결책보다는 가족, 친지, 친구 등이 치료를 권유하는 등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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