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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장애인의 짝사랑

데기라스 2019.06.03 18:00 조회 수 : 6





저는 손가락 두개가 없고 말도 못하는 언어장애인입니다..
이제부턴 제 가슴 아픈 사랑을 말하려합니다...
어렸을 적..저는 부모님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어려서부터 고아원에서 생활했던 저는..
고3 졸업을 마치자 사회로 나가야했습니다.
자격증이라곤 초,중,고 졸업장뿐인 저를.. 
써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세상살기 빠듯한 저는 평소 저를 후원해주시던..
국밥집 할머님댁에서 머물며,
일손을 도우며 간간이 살았습니다.
어느날..할머님의 부탁으로 은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너무나 친절한 여직원에게 반해버린 저였습니다.
바라보고 있는 사이 그녀는... 
나의 그녀가 되어버렸습니다..

넋이 빠져 바라보다 늦게서야 돌아왔습니다..
밤이 되자 할머님은 손녀가 오신다며,
분주히 문을 닫으시더군요.
가게 안에 방이 두칸인데, 
한칸은 제가 쓰고 다른 한칸은 
할머님이 쓰시는데 오늘은 손녀랑 잠을 자게 됐다며,
기뻐서 닦고 또 닦으셨습니다..
시간이 되자 벨이 울렸고..
그런데 문에는 나의 그녀가 서있었습니다.
할머님의 손녀였다는
것을 알게 된 저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가슴 앓이를 시작해야했고..
그녀가 오는 날이면 몸치장을 하며 애써 잘보이려는 듯한 
저의 태도를 할머님께서 알아차리셨습니다.
그 후부터의 할머님께서는... 
니까짓 것들은 그저 조용히.. 
끼리끼리 만나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제발 그동안 봐준것을 생각해서라도 마음 접으라고...
내 손녀딸을 너한테 줄 수 없다고..
짝사랑조차도 하지 말라고..

그리고..나가라는 눈치로써 상처를 주시곤 하셨습니다..
평소 무뚝뚝 하기도 하셨지만..혹여 손녀딸이 천해질까
걱정하시는 할머님을 보며..
이해할 수 있었고..저는 그 곳을 나왔습니다.
차마 그녀를 잊을 수 없어 가까운 곳에 자취를 하며..
신문배달도 하고, 청소부 일도 했습니다.
은행앞을 쓸다가 그녀를 보았습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과
걸어 오는 그녀에게...

저는 기뻐서 두팔을 마구 흔들어 댔고..
주위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손가락이 없는 제가 손을 마구 흔들며 웃자,
지나가던 어린 학생들은 "애자"라며 손가락질 했고...
창피했던지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은행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처음 느낀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남은여개의 손가락도 자를 수 있었습니다.
제 주제에 감히 그녀를 갖을 순 없었지만...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아픈 짝사랑을 이기지 못해 
답답한 내 마음을 단지..전하기라도 하기위해...
그녀에게 고백했습니다.
말 못하는 저는 그녀에 향한 제 마음을, 
수첩 한장한장마다 적었습니다.
첫장에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둘째장에는 할머님의 안부를 물었고.......
그녀를 찾아가 한장한장 넘기며 글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녀는 질색을 하더군요.......
자신이 친절했던 것은 장애우를 위한 동정이었다고..
저의 큰 착각에 당황스럽다며..
다신 은행앞에 오지말라며..제발 부탁이라며..
그렇게 그녀는 가버렸습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을 접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죽고도 싶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쳤습니다... 
저는 말을 못합니다.
제가 "아"라는 감탄사 하나를 내질러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어설프니까요...
말하고 싶어서 말해야 취직이라도 하니까.. 
혼자 연습도 했었습니다.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혀를 자르고도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겐 그만한 용기조차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덕에 지금은 작은 구멍가게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만족합니다....

가끔씩 할머님께 찾아갑니다.
저를 후원해주시던 분이시기에..
제겐 없는 부모같기에...
한때 내게 모질었지만..
그래도 저는.....! 
그분과의 연을 끊을수가 없어 
지금까지도 연락을 합니다....
지금도 할머님은..
제가 얼핏 그녀 안부를 수첩에 써서 물으면..
매우 화를 내십니다..
잘살고 있으니까 너도 어서 결혼하라고..

그래서 지금은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잘 보내주었다고..
어차피 시작도 없었지만...그녀가 잘 산다는 생각에
그래도 그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결혼은 제게 사치이며..사랑은 저에게 눈치입니다.
무엇을 하든 저는 장애인이란 이유로써...
비웃음을 사니까요...............................

장애인의 짝사랑..........<가슴아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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