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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점심시간에 쓴다. 옛날 감정이 자꾸 물밀듯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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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도 않은척 카톡을 보냈지만 내심 괜히 보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잘 살고 있는 사람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연락할 필요가 이었나라는 자책도

들었고 솔직히 먼저 이렇게 염치없이 연락했다는 사실이 좀 쪽팔렸다.

나름 긴장도 되었다. 이 카톡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읽고 답장은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사이 그녀에게 답장이

왔다.


"짜장 오랜만이네~~~~~잘 지냈오?"


역시.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다. 늘 밝고 애교 많은 말투. 그리웠다.


"잘지내지~ 넌 어떻게지내?

"이제서야 내가 궁금해진 거야? ㅋㅋㅋ 나야 잘 지내지~ 넌 여친

생겼어?"

"알잖아~ 나 여친 너무 많아서 탈인데? ㅋㅋㅋ"


약간은 농담처럼 에둘러 말했다.


"ㅋㅋㅋ 그럴줄 알았다. 싸가지 없는 새퀴ㅋㅋㅋ"

"넌 남친 생겼어?"

"남친은 아니고 그냥 가끔 만나는 사람 있어~ 한달정도 만났다"

"우와~ 축하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다. 그녀가 행복하길 바랬지만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진 몇장. 만나는 사람인가보다

잘생기고 기럭지도 길어보이고 어려보였다. 뭐라 표현할수 없는 감정이

들었지만 다행히 카톡메세지 상에는 내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잘생겼네~~~ㅋㅋㅋ 모델같으다. 이참에 콱 잡아버려!!"

"뭘 잡아. 그냥 만나는 정도라니깐."

"흠..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냐. 나한테 그렇게 당하고도ㅋㅋㅋ

뭘 그냥 만나는 사이야. 사귀자고 해야 진짜 만나는거지"

"오래 만날 사이 아니야"

"왜?"

"질려. 재미없다. 애야 애"

"남잔 원래 다 애다. 착하다 싶으면 진득하게 만나"

"싫어~ 난 너 만날꺼야 ㅋㅋㅋ"

"ㅋㅋㅋ어지간하다 너도 참"

"ㅋㅋㅋ너도 이제 정신 차리고 여자 잘 만나"

"알았어~ 언제 한번 보자?"

"응~ 한번봐. 누나가 맛있는거 사줄께 ㅋ"


기분이 좋으면서도 안좋으면서도 나도 내 감정을 알수가 없었다.

손이 닿질 않는다. 이미 멀리 가버린 사람 같았다. 괜히 연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렇게 한 인연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운한 마음을 지울순 없었지만 이대로 안녕 하는것이 제일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억지로 붙잡으려고 해도 잡힐것 같지도 않았고

잡아진다 한들 난 아직도 그녀에게 떳떳한 사람이 아니었다. 무료하면서도

허전한 봄이 지나갔다. 늘상 했던 짓이지만 여자친구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여자친구 없는 척을 해도 재미가 없었다. 나도

그녀에게 정이 들었나보다. 안될걸 알기에 전화를 하거나 만나자고

한적은 없지만 내게 참으로 멋진 여자와 그런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뒤로도 위와 비슷한 문자정도는

보내고 살았다. 물론 이젠 그녀도 내게 먼저 카톡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일상적인 내용 외에는 별다른게 없었다. 만나는 사람은 자주 바뀌는듯

했다. 가끔 내게 보내는 남자 사진은 참기 힘든 곤욕이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쿨한척 남자의 외모를 평가해주곤 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인내심 테스트였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그녀를 나이트에서 처음 만나게 된지 1년 정도 지났을무렵.

정확히 같은 날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무렵이었다. 그녀에게 늦은 시간에

카톡이 왔다. 다행히 여친은 다른 볼일이 있어 이번 주말은 패스 하기로

하고 친구들과 맥주한잔 마시고 있었던 때였다.


"나 어디게?"

"알게뭐냐"

"나 여기 너랑 첨 만났던 나이트왔다"

"거기서 왠 청승이야. 잘 놀다 들어가"


그녀와 가끔씩 카톡을 하다가 느낀점인데 일상적인 얘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아쉬움과 공허함만 커진다는 것이다. 먹을수 없는 감이

너무나 탐스러워졌다면 차라리 눈앞에 없는 것이 속이 편할것 같은 느낌.

나이트 갔다는 소리가 반가울리 없는 나는 잘 놀다 들어가라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모야~ 우리 짜장 여자랑 있어?"

"아니. 친구들이랑 맥주 마시는데?"

"어디서?"

"종로"

"몇시까지 마실꺼야"

"시간 정해놓고 마시나 ㅋㅋㅋ"

"이따가 나 데리러 오면 안돼? 나도 회사 사람들하고 잠깐 온건데

재미가 없다. 나 좀 데리러 와라~~~응?"

"몇시쯤 나올건데"

"나도 잘 모르겠는데 너가 올수 있을때 얘기해줘 그시간에 나갈께"

"알겠어"


당장이라도 그 나이트로 가고 싶었다. 친구들은 누구냐며 관심을

보였지만 난 그녀의 존재를 얘기해주고 싶지 않았다.


"누구긴 ㅅㅂ. 그냥 여자야"

"오라그래라. 오빠들이 재밌게 해준다고"

"빠큐나 쳐먹어라"

"이색히 가봐야되는거 아니냐 ㅋㅋㅋ"

"친히 불러주시는데 가봐야지 ㅋㅋㅋ"

"야야 사진봐봐 사진 ㅋㅋㅋ"


친구들과 잡담을 하며 시간을 죽이다 결국 1차 끝나고 친구들이

보내줬다.


"가봐라!!"

"홈런쳐라"


기타등등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발길을 옮겼다. 실상은 그게 아닌데.

처음 알게된 나이트 앞에 도착하자 기분이 이상했다. 작년 이맘때는

회식하다가 오게 된건데 여기서 알게된 인연으로 1년뒤 오늘 똑같은

나이트 앞에 서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에게 메세지를 남기고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렸다. 한 15분쯤 지나서 그녀가 나왔고 반갑게

나를 맞이해줬다.


"얼마만이야?"

"글쎄.. 되게 오랜만이지"

"오오~~ 부른다고 오기도 하고 많이 착해졌는데?"

"ㅋㅋㅋ 개과천선했다. 걍 오랜만이기도 하고 해서 놀러왔어"

"술이나 마시러 가자."

"넌 술도 많이 안마시면서 뭐. 너랑 술마시면 재미없다."

"ㅋㅋㅋ오늘은 좀 마실테니까 가자고!!!"


술집에서 오랜만에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정말 꺼내기 어려웠

지만 지난번에는 미안했다고 얘기했다.


"지난번에는 미안했어. 너가 그렇게 기분 나빠할줄 몰랐다. 곰곰히

생각하니 지난번에 내가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은 아니더라. 순전히

너랑 그러려고 만난건 아닌데 그런 생각 안했던것도 아냐. 미안해.

내가 불순했다. 진심이야"

"오늘은 그런 불순한 생각 안가지고 왔어?"

"오늘은 맹세코 그냥 얼굴 보러 온거야 ㅋㅋㅋ 지난번 사과도 할겸"

"너 요새 뭔일 있었냐? 왜이렇게 착해졌어~~"

"ㅋㅋㅋ 그냥 너한테는 미안한게 많다."


또다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그녀가 만났던

남자들얘기, 최근에는 예전에 오랫동안 사귄 오빠가 다시 연락이

오는데 만날까 말까 고민된다는 얘기 등등. 속이 쓰렸지만 정말로

그녀를 위해 나름의 조언을 해주었다. 그녀도 내게 물었다.


"지금 만나는 여자 사진좀 보자"

"어떤 여자를 보여주면 되겠냐. 많은데 ㅋㅋㅋ"

"으휴..조금 변했나 싶었다ㅋㅋㅋ"

"너한테만 좀 착해진거지 밖에선 똑같다 ㅋㅋㅋ"

"너 솔직히 말해. 내가 너 좋다고 난리 피울때 너 여자 있었지?"

"응. 미안하다. 있었다."

"그땐 니가 인정하면 욕한마디 하고 안보려고 했는데 이제와서

들으니까 그렇게 화도 안나네ㅋㅋㅋ"


우린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고 썸도 아닌 이상한 사이로 변하고

있었다. 뭔가 정의 내리기가 힘든 사이가 되어버렸다.


"우린 친구야?"


그녀가 물었다.


"니가 생각하는게 맞겠지. 근데 확실히 친구는 아니야. 이제 와서 너랑

나랑 친구라는 것도 웃기잖아."

"그럼 무슨 사인데?"

"나도 몰라. 한때 좋아했던 사이라고 하자. 친구는 아니고.

마음으로 서로 응원하는 사이 ㅋㅋㅋ"

"ㅋㅋㅋ모야 그게"

"몰라 나도 ㅋㅋㅋ 근데 난 진심이야. 니가 뭘하던 니편이다."

"오늘 왜 그래. 너 이상하게 착해졌네 진짜?"

"너한테는 앞으로도 착할꺼야 ㅋㅋㅋ"

"든든하네. 가끔 이렇게 전화해서 만나도 돼?"

"안될건 뭐있냐"


술 몇잔 더하고 우린 일어났다. 어김없이 택시를 잡아주려 서있었다.

그녀가 참 예뻐보였고 인간적으로 참 좋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내겐 착한 여자다.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보단 괜히

마음 한켠이 아련했다. 한번 안아주고도 안겨보고도 싶었다.

살며시 서있는 그녀 뒤에서 어깨를 건드렸다. 그녀가 돌아봤고

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어쩌면 안겼던걸수도 있다.


"모얏"

"그냥"


등을 토닥였다. 그녀도 나를 꼭 안아주었다.


"조심해서 들어가"

"무슨의미의 포옹이야"

"프리허그랑 비슷한거라고 생각하자 ㅋㅋㅋ"


내 눈을 맞추며 그녀가 얘기했다.


"이런거 하려거든 진작했어야지. 이정도는 언제나 환영이야."


둘이 피식 웃고는 택시를 태워 보냈다.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좋으면서도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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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인기가 없는듯하지만 내겐 가장 애착가는 인연중 하나야ㅋㅋ글이 다소ㄱ길어질것 같긴한데 많이 응원들 해줘라. 쓸맛나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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