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다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어
병문안갔다가 집에 돌아가는길에
대학병원인데 병원에 버거킹이 입점해 있더라구
햄버거 세트나 사서 집에가서 쳐묵해야지 싶어서 들어갔어.
분명히 버거킹이라고 눈으로 읽었는데 버거킹버거킹~ 중얼 거리면서 뇌에서는 KFC라고 생각하고 있었던거야.
너희도 그런적이 있는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어.
들어가서 당연히 메뉴판도 쳐다보지 않고 자주 쳐묵했던
나 : "징거버거 세트 하나 주세요"
그랬어.
알바년 : "네 ???"
나 : "징거버거 세트 하나요"
다시 한번 당당하게 외쳤지.
징거버거는 KFC 메뉴야. 알고 있을거라 믿어.
알바년 : "그건 다른 매장에 메뉴 같은데요 손님."
나 : "......어버버ㅓ버ㅓ버ㅓ버ㅓ버"
시발 그때서야 버거킹이란걸 뇌에서 인식되어 알아차렸어.
멘붕 3개를 쳐 맞고 알수 없는 신음소리를 냈지만,
그래도 난 침착했어.
3초도 안 걸려서 상단에 쳐달려있는 메뉴를 보고 대표메뉴인 와퍼세트를 주문했지.
나 : "아... 와퍼세트 하나 포장해 주세요"
훗 역시 난. 임기응변이 뛰어났어.
근데 그건 함정이였어.
알바년 : "네, 3분정도 기다려주시구요, 계산먼저 도와드릴게요"
시발 그냥 잘못 찾은척 매장에서 뛰쳐 나올걸.
주문을 하고 보니, 3분이 30년 같았어.
3분을 진동벨을 가지고 앉아있는데
알바년이 속으로 나를 보면서
'뭐 저런 병신 진따 같은새끼가 다 있지? 버거킹은 처음인가봐'
라고 씨부리는 소리가 뼈속까지 전해졌어.
집까지 오는길에 씨발 씨발 씨발을 얼마나 외쳤는지 모르겠어.
나 이제 와퍼 끊었다.
1. 버거킹에서 KFC 메뉴를 주문했어.
2. 알바년이 그딴거 없다고 했어.
3. 병신이 되어서 알바년 앞에서 3분 동안 눈칫밥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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