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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솔직히 재미 없을수도 있는데 낮잠을 하도 쳐자서 할일 없어서 눈팅만하다가 써보는거니 이해해.




솔직히 연애 좀 해봤다 싶은 애들 이런거 느껴본 적 있을거야


'짝사랑 할때가 그립다.'


뭔 개소린가 싶을수도 있겠지만 진짜 그럴 때가 있어.


침대에서 뒹굴고 현자타임 즐기면서 느끼는 설레임도 중요하기야 하겠지만


누군가가 의도치 않은 작은 행동이 나한테 설레임을 준다는 기분은 꽤나 재밌는 거거든.


요즘 혼자지낸지 좀 된데다가 슬슬 몸도 마음도 외로울 때라 그런지 옛생각 나서 적어본다.



대학 신입생 때 얘기야.


뭐 의도치 않게 수능을 잘 치루게 되서 괜찮은 대학에 들어갔지.


근데 문제는 인서울 때릴라다보니 나하고 전혀 맞지 않는 전공을 택한거야. 그래서 학교생활에 별 취미를 못붙였어.


남자새낀데도 집이 좀 보수적이라서 자취는 못했고 지방서 서울까지 통학을 했는데


운좋게도 통학친구들이 좀 생겼음. OT도 못갔는데 황송하게도 그룹이 생긴거지. 공교롭게도 나빼고 다 여자였어.


나 고등학교  첫 여자친구라는 기지배랑 고3때 존나 안좋게 끝나서 여자따위 머릿속에 있지도 않았음.


그래서 몰랐는데 통학친구 대여섯중에 세명 정도가 과에서 거의 인기로 탑먹던 애들이었던거야.


어쩐지 선배새끼들 군대놀이나 쳐하던 새끼들이 존나 잘해준다 했어.



안믿겠지만 신입생때 여자선배가 술먹고 자기집에서 자고가랬는데도 학교앞에 찜질방가서 혼자 잘 정도로 여자에 취미 없었다.


그런 상황인거 알다보니까 남자선배 동기새끼들이 나한테 존나 찝적거렸음. 그 여자애들이랑 연줄 한 번 닿아보려고..


난 뭐 걔들이 내꺼도 아니고 그냥 다들 잘해보라고 중간조율 존나해줘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존나 좆같았던게


그러다가 단물 빠지면 다 쌩까고 뜨더라? 사회진출 하자마자 인간관계라는 것에 대해 회의감 존나 느꼈지.


안그래도 전공도 안맞아서 뒤지겠는데 애새끼들까지 그지랄떠니까 학교에 정이란 정은 다 떨어지더라. 아침마다 일어나기가 싫었음.



그래서 그냥 그 통학그룹 있던 애들이랑 은근슬쩍 서서히 멀어지고(그와중에도 두명은 끝까지 나 챙겨주더라. 걔들은 지금도 베프임.)


혼자서 그냥 학교 집 학교 집 이러고만 다녔지. 그냥 동네와서 동네친구들이랑 놀고..


그래도 뼈빠지게 장사해서 학비대준 엄마아빠한테 미안해서라도 공부는 존나 열심히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집에 내려가는 버스를 탔어. (말이 지방이지 그냥 경기권이야)


통학버스 타본 애들은 알겠지만 옆자리에 남자 앉으면 존나 불편함. 아무리 돼지라도 여자가 앉는게 편해.


그날도 한숨 존나 푹푹쉬면서 앉아있는데 다행히 옆자리에 여자애가 앉더라고? 오예~ 하면서 그냥 자려고 눈 감았지.



근데 갑자기 옆에서 툭툭 치네? 그래서 이어폰 빼고 스윽 쳐다봤더니


"저기.. xxxx과 xx학번 맞죠?"


이러길래 봤더니 오 이쁘네? 그래서 존나 시크한 척 할라고 퉁명스럽게 "네 맞는데요" 이랬어.


그러더니 자기가 나랑 동기라네? 그러니까 나도 좀 관심 생기더라고. 근데 존나 경계했다. 하도 당한게 많아서..


걔 말이 자기 학교에 친구도 없고 한데 나랑 교양도 같이 듣고 내 옆자리 앉아서 반가워서 말 걸어봤데.


그때 딱 머릿속에서 사이즈 나왔지. 아 이년도 결국 이거야? 애들 사귈라고 또 거쳐가는거야? 아닌척하긴 시바..


솔직히 그때부터 내가 존나 싸가지 없게 대답했어. 근데도 싱글생글 웃어주고 번호도 물어보고 그러드라?


걔네집이 더 가까워서 걘 중간에서 내리고 난 끝까지 타고 갔어. 그랬더니 문자오드라고 친하게 지내자고..


솔직히 속으로 지랄똥싼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오랜만에 새친구 사겨서 기분좋았는지 버스 내려서 전화했음.


씻고 과일먹고 있다그래서 끊을랬더니 슈퍼간다하고 나와서 전화하겠데. 그래서 그러자고 했지..



그러고 통화를 했는데 존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어. 나랑 왜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거냐고..


근데 존나 의외의 대답이 나온거야. 내가 대학 인간관계에 회의감 느끼는거에 대해서 다 알드라? 소름돋았음.


그래서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데. 그냥 얕고 넓게 사귀는 것보다 진짜 친구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그러면서 한단말이 수업시간에 하는거 보니까 괜찮은 친구 같았다고 확신했다더라고. 말했잖아 공부 존나 열심히 했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그때부터 거의 둘이만 학교에서 붙어다녔어. CC보다 더 붙어다닌 듯..



난 그냥 우리관계가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아니었나봐.


어떤 여자애 하나가 뭔 이유때문인지 나한테 고백을 했었어. 근데 내가 거절했거든?


그랬더니 걔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 역시 걔랑 사귀는거였구나.." 이러길래 아 이게 이렇게 돌아가고 있었구나.. 싶었지.


아무튼 뭐 그러고 지내고 있었는데 집안에 좀 안좋은 일이 생겼어.


그래서 그냥 1학기만 다니고 휴학 때리고 군대를 가게 된거지. 솔직히 좀 기뻣다. 학교 쉰다는 것에 대해..


그래서 걔한테 말했지 군대간다고.. 그랬더니 존나 찡찡대 지 버리고 간다고 지 학교에서 또 왕따될거라고..



아무튼 뭐 군대를 갔어. 그래도 어린나이에 갔다는 자부심 쩔어서 꽤나 즐겁게 보냈다.


걔 생각 안났냐고? 당연히 존나 났지.


내가 사실 이 글 읽는 니들한테도 구라친게 있어. 나 걔 존나 좋아했어.


집에다가 자퇴하고 싶다는 얘기까지 꺼냈는데 걔때문에 버틸 정도로 좋아했다.


군대가기 전날에 걔랑 찍은 스티커사진 아직도 입대할 때 들고갔던 안경통에 붙어있다. 버리지도 않았음.



내가 얘를 정말 좋아하는건가 아니면 외로운 대학생활에 대한 단순 의지인가에 대한 스스로 의심 존나 하고 있었는데


나 집안사정 때문에 군대갈 것 같다고 말했을때 찡찡 댔다고 했잖어.


그러고 그날 헤어질라는데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존나 울더라? 그거보다가 살짝 안아줬는데 그때 확신했어.


아 내가 얘 존나 좋아하는구나.. 왜냐고?


단순 의지나 우정같은거면 우는 애 보고 재밌거나 귀엽거나 했을텐데 존나 불안하고 미안한거야. 그래서 확신했지..




아 시바 재미도 없는거 연재할 생각 없이 한번에 쭉 쓰고 누가 보든말든 끝낼랬는데 시간이 5시 동이트고 새가 울기 시작한다.


일단 자고 뒷이야기 궁금해하는 애 한명이라도 있으면  마저 써줄게.


사람이 달이뜨면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내가 지금 뭔소리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자야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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