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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만화

친누나와의 연애 썰

썰은재방 2019.12.28 12:49 조회 수 : 2521

그때는 내가 고2때였고 우리누나가 대3때였다
누나는 외고를졸업해서 현역으로 대학들어간 지친구들보다 1살이 어림. 누나랑 나는 3살차이가 난다.
우리 누나가 좀 이쁘다. 나는 평타취거나 아니면 평타보다 약간 아래고, 암튼 누나는 살짝 크리스탈삘?나고 어릴때부터 예뻤음.

엄마랑 아빠가 둘다 일때문에 캐나다에계셔서 자식이없는 큰아버지밑에서 자랐고 그래서 누나랑나는 어릴때부터 졸라 각별한 사이였고 친구들보다도 더가까운 그런 사이의 남매였어.

그때까지만해도 잘때 같이잤음. 우리집이 방3개인데 하나는 큰아빠방 하나는 큰아빠가 주워온 수석들이랑 낚싯대같은걸로 꽉차있는 창고였고 나머지 하나 제일큰방이 나랑누나가 같이쓰는방이었음 이층침대인데 내가 어릴 때 높은데서자는게 무섭다고 맨날 누나침대로내려와서 누나껴안고 자고그랬음.

내가 중딩때만해도 졸라 쪼그맣고 귀여웠거든. 찌질이라서 쉬는시간마다 맨날 다른반에서온애들이랑 유희왕카드놀이하고 공책에다가 던젼드래곤 게임 막 스텟 올릴때 지우개로 지워가면서 하고 그랬음 암튼 찐따중의 개찐따. 친구도 별로없어서 집에있는시간이 좋았음 집에오면 누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콘푸레이크 같이먹고 누나랑 나랑 콘푸레이크 서로 많이먹을라고 막 우유튀겨가면서ㅋㅋㅋㅋ

중2 겨울방학때 구민회관에서하는 농구를 했는데 그때 키가 확큼;; 농구때문인지모르겠는데 암튼 그래서 중3때 누나의키를 따라잡고 운동을해서그런지 마인드도 활발해지고 더이상 유희왕카드같은 놀이를 안하고 노는 무리들과 어울리게됨. 여친도 사귀고 애들따라서 담배피고 하는데 그뒤로부터 누나가 나를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짐.. 집에 친구들데려오면 자기방에들어가서 안나오고 예전에는 샤워하고 그냥 다벗고나와서 방에와서 팬티입고 그랬는데 내가 놀게된다음부터는 안에서 다 입고 나옴. 그런 걸 확실하게느낀게 큰아빠한테 창고로 쓰는방 치우면어떠겠냐고.. 자기방이 갖고싶다는거.
그다음부터 나는 잘때 누나침대로 더이상 안내려오게됐고 누나가 옷갈아입을때 밖에 나가있게됨.

누나가 집에서 학교를 멀리다녔거든 중딩때 전학을와서 동네에 친구가없음 아마 고2때 누나가 동네로 학원을 옮긴이유가 친구때문이었던거같음

하지만 그래도 다른남매랑은 비교가 안될정도로 친했음 같이 영화보러가고 집에서 김치말이국수 만들어먹고 누나 학원끝나는시간이랑 나 미술학원끝나는시간이 비슷해서 맨날 만나서 같이오고. 그때쯤 내가 180을찍고 왁스바르고 별 주접떨고다녀서 누나학원친구들이 내가 누나 남자친구인줄앎ㅋㅋ

누나는 공부잘해서 한양대에갔고 나는 졸업과동시에 본격적으로 미대입시를준비했고 맨날 밤열한시에 집에들어오고 함께있는시간이 점점줄어들게됐어 며칠에한번씩 같이아침먹으면 할얘기도줄어들고.. 나는 미술학원에서 하루에 2개씩 그림그리는게 너무힘들었고 친구들한테도 배신당해서 또 사춘기가늦게왔는지 점점 안으로파고들고 너무 힘든시기였다. 근데 더 서러운건 누나랑도 점점 멀어지고있다는 게 날 무척 힘들게했음. 큰아버지는 술먹고들어오면 자기 아들 죽은 얘기 하면서 소리지르고 옆집에서 신고해서 민원들어오고 누나는 아마 내가 잘 모르지만 누나 나름대로 힘든일이 있었는지 표정은 어둡고.

미술학원 끝나고 집에와서 마루에서 옷갈아입고 방으로들어간다음 갑자기 예전생각이나서 누나침대로가서 누나옆에 누웠음 그리고 옆으로돌아누워서 누나를 끌어안았는데 누나가 예전같았으면 장난도치면서 놀았을텐데 걍 가만히 있는거임. 내가 중2때까지 누나 가슴을만지면서잤는데 그날은 그냥 누나 허리만 안고 있다가 가슴을 딱 만지니까 누나가 어머 하면서 일어나더니 날 이상한 눈으로 보는거야. 내가 무슨 여자 가슴을 만지는것도 아니고 그냥 어릴때 누나 가슴 만지면서 자던 그런 거였는데 나도 깜짝 놀랐음. 난 그냥 말없이 내침대로올라와서 숨쉬는거 눈치봐가면서 잠...

다음날 아침에 나를 보던 누나의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무슨 바퀴벌레를 본 것처럼 라면을 먹고있는 나를 보더니 말 더듬으면서 잘잤냐고 하는데 난 대답 안하고 라면만 쳐먹었음

그뒤로 누나랑 본격적으로 서먹한 사이가 되었고 잠잘 때 말고는 누나랑 나 모두 우리방에 있는 시간이 사라짐. 누난 대학생되니까 술먹고 들어오면 소파에서 자고 그랬음. 어느날은 누나한테 "누나 그때 왜 그렇게 정색했어?" 하니까 그냥 얼버무리더라. 시간이 지났어도 나는 언제든지 초딩때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거지. 누난 나한테 엄마였고 유년시절의 유일한 친구였으니까. 언제든지 다시 누나한테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나한텐 여전했던거야.

솔직히 말하면 누나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 손이 위로 올라가면서 브래지어에 턱 걸리는 순간 망설여졌어. 예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망설여지는 거 보면, 나도 이제는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구나.. 처음으로 그런생각이 들엇다. 그때 너무 기분이 착잡해서 콩테들고 미친듯이 드로잉하면서 며칠씩 이상한 추상화를 그렸었는데 친구들이 보고 미쳤냐고 막 그랬었음.

그때쯤 큰아빠 알콜중독은 더 심해졌다. 나를 자꾸 죽은 사촌형으로 착각하고는 나한테 술을 먹이려고 하는거임. 정신과의사가 그러는데 아마 나를 아들이라기보다는 아들의 귀신? 뭐 그런 걸로 믿고 싶은 강박이 있었다드라.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거였지. 딱 내 또래였고 맨날 집에서 보는데. 큰아빠 간질증세가 더 심해지면서 큰아빠는 약없이는 못견딜 그런 지경에 이르고 일도 안나가고 고깃집은 문닫고.. 내 학원비는 점점밀리고 집안사정이 완전 개판이 되었음

아빠는 미국에서 다른 여자랑 바람이 나고 엄마도 나이먹은 미국놈이랑 같이 살고, 두달에 한번씩 부치던 백만원도 끊겼다.. 누나가 과외를 하루에 3탕씩 뛰는데도 뭐 집이 달라지는게없더라.

그리고 내가 고2때 엄마가 돌아왔어. 엄마는 그동안 엄청 변해있었지. 차림새도 말투도 모두 달라지고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 특징이 꼭 한국을 욕하고 그러면 뭐 있어 보이는 줄 아는거.. 근데 문제는, 엄마가 집에 지금 사는 남자의 아들을 집에 데리고 온거야. 열다섯살인데 키는 나만하고 약간 돼지인데 얼굴은 잘생긴 돼지였음. 큰아빠는 엄마가 미국 놈이랑 만난다는데 사실 엄마가 돌아온지는 일 년 정도 되었고 그사이에 다른 남자를 만나 돌아왔다는거야. 남자는 노래방을 한다는데 애는 엄마가 키우고 있었다는데 그 아들이란 놈 눈빛이 좀 살벌하더라.

엄마는 우리한테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주라고 했지. 엄마가 돌아오니까 형편은 좀 나아졌는데 애는 우리집에 놔두고 자기는 그 남자 집에서 거의 생활하다시피 했음. 그 아들놈은 우리랑 말도 안하고 맨날 엑스박스만 하고, 큰아빠는 진짜 인품도 있고 훌륭한 분인데 마음의 병도 있고 하니까 엄마가 어디 가서 남의 새끼를 데려왔다니까 걔를 볼때마다 욕하고 손으로 때리는 시늉 하고 못살게 굴었음

그때마다 우리는 말리지 않았음. 별로 그러고싶지 않았거든. 그리고 엄마가 아니라 아빠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해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고, 다른 가정들이랑 우리를 비교하면서 슬퍼서 같이 울고 그랬다. 누나는 등록금이 없어서 한학기째 쉬고 있었고 나는 중딩때부터 다닌 정으로 미술학원에 눈치 보면서 다니는데 원장선생님이 조금만 뭐라고 해도 혹시 내가 돈을 안 내서 그러는 걸까... 그런 걸로 신경쓰고..

근데 그 아들놈이 언제부터인가 누나한테 치근덕대기 시작했다. 누나한테 첫사랑이 언제냐 키스는 언제였냐 그런 걸 묻더니 내가 오버한 걸 수도 있는데 그 특유의 눈빛이 계속 걸리는 거임

겨울방학때 미술학원에서 그림그리고있는데 누나한테 전화가 왔음 그것도 너무 긴장한 목소리로.. 지금 큰아빠가 술취했는데 너무 무섭다고. 나는 바로 집으로갔다. 집앞에가니까 큰아빠 차에 누나랑 걔랑 같이 타 있고 큰아빠는 창문을 막 두드리면서 차를 흔들고있었어. 소나타가 막 덜컹덜컹하면서 흔들리더라고. "열어, 열어" 하면서 막 소리지르고 있는데 나는 달려가서 차에서 큰아빠를 떼내고 저쪽으로 끌고갔다. 누나랑 걔는 차에서나온다음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큰아빠가 술에서 깰때까지 계속 주정 들어주는데 너무 힘들었다.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나를 자기 아들이랑 착각하기도 하고..

그때 그일로 누나랑 걔가 좀 가까워진 거 같았어 누나가 마음을 여는 걸 보고 나도 걔한테 점점 잘해주기 시작했지. 맨날 집에만 쳐박혀서 게임기만 하고 있고 친구도 없는 게 내 어릴 때를 보는 거 같기도 했음. 그래서 누나가 과외비받는 날이면 같이 맛있는거도 먹으러 가고 그랬다. 걔랑 우리랑 처지가 똑같잖아. 그러니까 신경이 쓰이더라.

그러던 어느날 학원끝나고 집에 오는데 거실에서 그새끼가 이상한짓을 하고있는걸 보게되었다. 엑박 게임중에 데드오어얼라이브? Doa라는 게임이 있는데 거기 캐릭터들이 비치발리볼을 하는 게임이었다. 그거 동영상을 보면서 걔가 자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등에 벌레 기어다니는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어두운 거실에 티비만 켜져 있고 그 앞에서 무릎꿇고 자위를 하고 있는 그놈이 너무 징그럽게 느껴졌고 나는 바로 티비를 끄고 걔한테 너 뭐하는 거야 니방으로 들어가 한다음에 나도 내방으로 왔다. 생각해보면 별일아닐 수도 있는 일이었지 뭐 그나이에 자위안하는 애가 어딨음 나도 그랬고 누나한테 들키기도 하고 했는데, 만약 내가 아니라 누나가 그걸 봤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니까 섬뜩해지는거야. 순간 걔가 세상에서 가장 경멸스러운 놈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화가 나서 그새끼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죽빵을 여러 번 날리고 온몸에 힘이 빠질 때까지 졸라게 팼다. 걔 입술 터져서 피 질질 나고 팔뚝은 하도 때려서 피멍이 터질정도였음

큰아버지는 늘 그렇듯이 내가 그지경이 되도록 작신나게 팼는데도 별로 혼내지도 않고 신경도 안 쓰더라. 딴에는 얼마나 눈에가시였겠어. 우리들은 오랫동안 키워 왔으니 그렇다 쳐도, 밖에서 주워 온 자식까지 거둬야 하는데.. 우리들 보고 너흰 참 마음이 좋은 거 같다면서 대단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그랬다. 누나가 대체 애를 왜 이지경이 되도록 팼냐고 묻는데 뭐라 대답할 말이 없었어. 그새끼가 거실에서 자위를 했다는 것도 말할 수 없었고, 자위를 했기로서니 그 지경으로 팼다는 것도 말이 안 되니까 말이야. 결국에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그럴 만한 이유를 찾을라고 생각하다가 오히려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게 낫겠다 싶어서 얘기를 시작했음

나랑 누나가 어릴때부터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냐.. 그건 누나도 잘 알지 않냐고.. 근데 쟤가 나타난뒤로부터 누나가 달라진거같고 솔직히 질투가 나서 팼다고.. 했는데 시발 이게 아닌거야. 질투가 나서 팬 게 아니라, 자위도 내가 할 때나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 말만한 놈이 거실에서 XX 흔들고 있고 그런 놈이랑 우리 누나가 같은 집에서 산다는 게 순간 너무 징그럽고 또 별의별 생각이 앞서나가서 그런 건데.. 암튼 질투나서 때렸다고 하니까 말도 안되는 말이기도 하고 누나는 나한테 실망했는지 걔한테 사과를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지방에 있는 걔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했음 형이 안좋은 일이 있었는데 순간 기분이 울컥해서 그런거간같다고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난다고.. 하면서 싹싹 비는데 누나가 나더러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하는거야. 그러니까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라.

이새끼가 뭔데 친동생인 나를 이새끼한테 무릎을 꿇리게 하는지. 믿고 있었던 오래 다닌 학원선생마저 학원비 몇 달 밀리니까 태도가 확 달라지고 중딩때 놀던 친구들은 내가 뒤에서 지들 욕했다고 그러면서 학교까지 찾아와서 망신주고 쓰레기 취급하고 그렇게 버림받았는데.. 거기다가 엄마 아빠는 돈벌러 간 미국에서 그동안 몇번 얼굴 비친 게 다고 서로 다른사람 만나서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큰아버지는 마음의 병이 있고 고깃집은 고딩들한테 술팔다가 영업정지 당하고. 그런 상황속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라고 생각하던 누나가 그런 소리를 하니까 눈물이 나더라. 내가 개새끼긴 한데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새끼 입장에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난 누나를 밖으로 끌고 나와서 그대로 말했지. 저새끼가 거실에서 이상한 짓을 하고 있더라. 그걸 보는순간 너무 무서웠고 누나 생각이 나서 그렇게 되었다고.. 그러니까 누나가 피식 웃더니 걔 방으로 들어가서 걔한테 물어보는거야. 문밖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다들리는데 그새끼가 딱 잡아떼는거야. 자긴 안 그랬다고 하는데 아마 나라도 그렇게 대답했을 거야 어떻게 그짓 하다가 맞았다는 걸 이야기하겠어. 누나가 다시 거실로 나오더니 내 뺨을 짝 소리나게 두 대 때렸어. 한 대도 아니고 두대. 뺨이 얼얼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음 누나는 나한테 어떻게 그런 더러운 거짓말을 하냐면서 네가 내 동생 맞냐면서 우리 방으로 들어가서 문 잠가 버림. 나는 혼자 거실에서 불끄고 소파에 앉아서 별 생각 다드는 걸 참으면서 울음 참고 있는데, 방에 들어간 누나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꺼이꺼이... 그러니까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내가 우니까 누나도 더 크게 울고 그러니까 방안에 있던 그새끼도 울기 시작하고... 진짜 한 30분을 셋이서 각자 방에서 운 거 같다. 난 밖으로 나가서 아파트 놀이터 미끄럼틀에 누워서 하늘 바라보는데 그때 보름달이 떴었다. 시발 보름달을 보는데 그 달을 보니까 너무 슬퍼지는거야. 어릴 때 누나가 책 많이 읽어줬거든. 큰아빠는 책들을 사주기만 하고 읽어 준 건 누나였는데 누나는 어린 나이인데도 나한테 책 읽어주면서 너는 이런 사람이 되라.. 했었지. 저 달에 토끼들이 살고 있을 거라는 어릴 때 그 누나 말이 생각나니까 진짜 슬퍼지더라.


한참 뒤에 집으로 다시 돌아갔는데 누나랑 걔랑 얘기하고 있더라. 너랑 우리랑 똑같다고.. 똑같이 힘들다고.. 그러면서 걔는 고개 끄덕거리면서 괜찮다고 착한 척 하고 있고 누나는 걔 어깨를 토닥거리면서 웃고. 나는 씨발 하면서 온갖 욕을 하면서 누나를 배란다로 끌고나와서 죽빵을 날렸다. 눈물이 말라붙은 게 채 가시지도 않은 누나 얼굴을 보니까 더 화가 나더라. 사실 누나를 때렸다기보다는, 그 자리에 다른 사람, 엄마나 아빠가 있었더라도 때리고 싶었던 그런 심정이었던 거지. 둔탁하게 턱 하고 허공에 울려퍼지는 소리가 너무 섬뜩하더라. 남자들이랑은 다르게 볼살이 물컹한 그런 느낌보다는 내 손이 아플 정도로 딱딱했어. 때릴 데도 별로 없었고 턱 쪽을 맞아서 누나는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서 하마터면 난간 아래로 떨어질 뻔 했어. 누나는 콜록거리면서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더 때려보라고, 누나가 잘못했으면 맞을 테니 더 때리라고 하는 거야. 아까 너무 많이 울어서 더는 눈물이 안 날 거 같았는데 계속 나더라. 눈물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뭔가 가슴속에서 울컥하는 심정이 가라앉지 않는 그 느낌.. 아마 그런 심정 느껴 본 사람은 알거다. 누난 배란다 난간에 기대서 꺼이꺼이 울고 나는 그 옆에 주저앉아서 조그만 누나 발만 보면서 훌쩍거렸다. 하얗고 작은 누나 발.. 이렇게 작았다니.. 발만 보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다음날 난 학교에 안갔다.. 당구장 가서 몇번 얼굴 익힌 형들이랑 오후까지 게임하다가 저녁 되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까 누나가 아무 말도 안하더라. 누나가 왔어 하면서 사리곰탕 끓여서 밥 말아서 깍두기랑 차려주는데 차마 라면이 입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누나 얼굴에 든 멍을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팠어. 앞접시에 시선 내리깔고 라면이 다 식어서 불어터질때까지 느리게 느리게 라면을 먹었다. 누나는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그릇들이 투닥거리는 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들려음. 이틀이 지나고 그 다음날이 지나니까 그런 아픈 기억도 결국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더라. 그게 나도 싫었고.. 나는 과연 누구한테 용서받아야 되는지.. 누나한테 용서를 받기에는 그것마저도 너무 미안한 거야. 어릴 때부터 누나랑 같이 자고, 같이 목욕하고.. 진짜 엄마같은 누나였는데...

그 일이 일어난 뒤로 엄마가 난리가 났지. 큰아빠는 니가 그놈을 패서 니 엄마가 그남자한테 얻어맞았다면서.. 엄마는 집에 와서 우리한테 같이 죽자고 하고. 그새끼는 결국 그 남자 집에서 엄마랑 같이 살고 엄마는 한동안 우리한테 나타나지조차 않았어. 진짜 엄마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영어 섞어 쓰는, 옷 이상하게 입은 아줌마로밖에 안 보이더라. 누나는 내 편 들어주다가도 눈물이 솟는지 자꾸만 고개 뒤로 젖히고..

큰아버지가 정말 많이 힘드셨나보더라.. 자기 손목을 그으셨어. 그것도 세 번이나 그어서 병원에 가서 글루코스 주사 맞으면서 한 2주를 입원했음. 나는 겨울방학이었고 누나는 과외 그만두고 둘이 집에만 있는데, 누나가 밖으로 나오라는거야 돈까스 사준다고. 밥먹고 누나랑 동네 공원을 몇바퀴째 계속 걸었어. 그런데  누나 어깨가 너무나 갸날퍼 보이고 키도 작고.. 머리는 파마기 다 풀려서 부스스하고.. 정말 정말 작아 보였다. 그래서 뒤에 가서 안아줬어. 한참 동안 떨어지지 않고 계속.. 꼭 끌어안고 있는데 정말 따뜻했다. 가로등 불빛이 너무 예뻤던거 같음. 눈이 쌓여 있는 공원에 가로등 비치니까 정말 예쁘더라. 근데 날 올려다보는 누나가 더 이뻤음. 그옆에서 초딩들 배드민턴 치고 있었고 겨울인데도 밤에 조깅하는 할아버지들 지나다니는데 난 계속 누나만 내려다봤다. 누나만 보였어.

그때 내가 한예슬 팬이었는데 진짜 한예슬보다 우리 누나가 훨씬 더 이뻤다.그리고 배란다에서 보았던 그 작고 하얀 발이 생각나고.. 누나가 사실 이렇게 작았다는 게 자꾸 생각나면서 누나가 더더욱 예뻐 보였어. 누나가 이렇게 작았다니 ㅠ 조명에 비친 채 동그랗게 눈을 뜨고 나를 올려다보는 누나가 얼마나 귀여웠냐면 진짜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야. 누나 볼을 만졌는데 생긋 웃는 누나가 너무 사랑스러웠음.. 누나 이마에 살짝 뽀뽀를 하고 다시 누나를 보니까 누나도 까치발을 들고 내 볼에 뽀뽀해준다음 내 엉덩이 만지면서 "진짜 많이 컸네"하고 다시 나를 꼭 안아줬어.




그뒤로 큰아버지도 다 나으셨고 난 그림 열심히 그려서 누나랑 같은 대학 가고 누나는 결혼해서 지금 잘 살고있다.
ㅋㅋ애도 낳았음 아들인데 누나가 자꾸 나 닮았다고 한다. 
나보다 누나랑 친한 사람있냐??ㅋ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 얘들앙. 나한텐 무겁고 힘든 얘기였어
읽어보면 알겠지만 과장이 있을만한 얘기도 없고, 소썰이라고 여긴 친구들은 걍 재밌게 소설 읽어줬으면 고맙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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