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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이 지난후...
 
저녘8시.
 
정시에 딱 칼출근 합니다.
 
이쁜이 하나 없는 가게에 일찍 가봐야 낙도 없고...
 
근처에서 담배하나 빨며 시간좀 죽이고 건물에 들어섭니다.
 
보통 CCtv로 확인하고 안에서 문을 열어주는데, 오늘 따라 반응이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왠지 분이기가 어수선 합니다.
 
손님이 많은것도 아닌데 뭔가 붕~뜬 느낌??
 

카운터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산적아저씨와 주간실장이 아빠미소를 지으며
 
첨 보는 언니와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어이~레종이 오랜만이야"
 
산적아저씨가 나에게 평소 안하던 사람좋은 인사를 던집니다.
 
저를 가르키며
 
"쟤가 야간실장이야 인사해라"
 
그 언니를 가르키며
 
"오늘부터 우리가게에서 일할꺼야, 니가 잘 도와줘라"
 
서로 서먹한 인사를 나누고, 언니는 대기실로 들어갑니다.
 
 

하앍!!

쓰발!!!

이뻐도 너무 이쁩니다.
 
첨 본순간의 느낌은 그저 마냥 무조건
 
'아 ㅅㅂ 죳나 이쁘다!!!!!' 였어요.
 
차분하면서도 뭔가 가냘픈듯, 왠지 함부로 대할수없는... 그런 분위기 까지 풍겼죠.
 
낯선 환경에 살짝 겁먹은듯 보이기도 하고..
 
 
근데,
 
왜??
 
도대체 왜?? Why??
 
저 정도 사이즈 나오는 애가 왜 여기에??
 
한달도 안된 나의 경험상, 대딸은 절대, 저얼~대 이쁜애들이 일하는 쟝르가 아닌데...-_-
 
약빨고 왔나??
 
 
 
산적아저씨가 어깨,목에 힘 빡주고 죠낸 거만하게 한마디 합니다.
 
"야 죽이지??"
 
저는 긍정의 끄덕임으로 화답하며 물었습니다.
 
"어디서 데려오신거예요??"
 
진짜 죠낸 궁금했습니다.
 
"내가 데려온거 아닌데? 광고 보고 전화했데, 면접 보고 싶다고"
 
"....아..네.."
 
 
 
ㅅㅂ;;
근데 왜 지가 목에 힘을 주고 지랄이야 -_-
 
 

여자는 역시 이뻐야 되나봅니다.
 
단 한명의 미녀강림으로 가게의 암울한 조명이, 패밀리레스토랑의 조명처럼
 
고급스러워 보이기 까지 합니다.
 
주간실장은 이쁜이랑 같이 일하게된 저를 죤나 부러워하며 쓸쓸히 퇴근길에 오릅니다.
 
괜히 실실 웃음이 납니다. 미친놈 처럼 흐흐...
 
'저런애는 빨리 소문이 나야돼, 손님들 쟤한테 무저건 몰빵해줘라.'
 
산적아저씨가 외출전에 남긴 메세지가 떠오릅니다.
 
당연하죠 네네-
 
 
 
*이쁜이 언니가 실제 사용한 예명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그냥 흔하디 흔한 이름인 [유리] 로 칭하겠습니다.
 (등장하는 모든언니들 예명은 구라입니다.)
 룸에서 일하다가 술마시는게 힘들어서 쟝르변경을 결심했다는데,
 당시의 저로서는 이해못할 이유였습니다.
 낯선남자 좃빠는거 보다는, 술마시는게 낫지 않나??
 
 

전화벨이 울립니다.
 
"네 **입니다"
 
"실장님 괜찮은 언니 있어요?"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방문해주셔서 친해진 손님이더군요.
 
훗-
 
있지요, 있고말구요.
 
하지만, 자신감이 벅차올라 숨을 고르느라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말씀 없으신거 보니, 여전한가 보네요 ㅠㅠ"
 
"..저기 손님.."
 
"네 실장님"
 
"죄송하시만... 제가 오늘 건방좀 떨어도 되겠습니까? "
 
-_-+
 
손님에게는 보이지 않겠지만(보여서도 안되지만)
 
다리한번 꽈주고, 담배하나 꼬나 물고,어깨와 얼굴사이에 전화기를 끼운채,
 
목소리 쫙- 깔고...
 
"마음 같아선 다 때려치우고, 제가 손님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_-"
 
"그렇게 이뻐요??"
 
"죳나 이쁩니다."
 
"..입사 되요?"
 
"입사 좀 안돼면 어떻습니까? 죳나 이쁜데."
 
"..가슴은..??"
 
"가슴 좀 작으면 어떻습니까? 죳나 이쁜데."
 
"..서비스는??"
 
"서비스야 뭐.... 같이 만들어가는거 아니겠습미꽈?? 죳나 이쁜데, 푸하하하하~"
 
-_-;;
 
친한 손님이라 개소리 남발하며 예약을 잡아드렸습니다.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손님을 도도한 몸짓으로 맞이하고 T로 안내해 드렸죠.
 
 

처음이라 T번호를 모르는 유리를 안내해주며,
 
"첫손님인데, 다행히 자주 오는 얌전한 손님이야, 과한거 요구하면 손님 기분상하지 않게,
 
이쁘게 거절해야 하는거 알지??
 
"네"
 
"그래, 그럼 잘 갔다와, 중간에 힘들면 그냥 나와도 돼, 뒷일은 내가 울면서 무릎 꿇으면 되니까."
 
"크크..네~^^"
 
하앍!!
 
살짝 웃는 모습이 죳나 이쁩니다 ㅠㅠ
 
"실장님 다녀올께요~"
 
인사하고 또각또각 신발소리 내면서 T로 향하는 유리의 뒷모습이
 
갑자기 안쓰러워 보입니다.
 
'에그... 저 이쁜것이 어쩌다 이런곳에..'
 
이쁜여자를 보면 별개 다 걱정입니다 -_-
.
.
.
.
.
.
 
"아이고~레실장님!!!"
 
유리와 첫타임을 보낸 손님이 나오자 마자 제 손을 덥석 잡습니다!!
 
"내가 유리 첫손님이라면서요??"
 
"네^^"
 
"아이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한달 가까이 일했지만 손님한테 감사하단말 처음 들어봅니다, 게다가 사랑까지..
 
"괜찮으셨어요??"
 
"암요~암요~"
 
싱글벙글 입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서비스가 조금 약했죠??"
 
서비스 부분이 마음에 걸려 피드백을 해봅니다.
 
"아이고~ 서비스 좀 약하면 어떻습니까?? 죳나 이쁜데^0^"
 
 
-_-
아..예..어련하시겠어요;;
 
 

산적아저씨의 지시도 있었지만, 그와 상관없이 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유리는 출근 첫날, 홀로 풀타임을 찍고 퇴근합니다.
 
손님들의 반응은 거의 동일한 반응...싱글벙글 입니다.
 
근 한달간 이렇게 빵끗 웃으며 가게 문을 나서는 손님들이 있었던가??
 
근 한달간 내가 이렇게 당당하고 도도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배웅한적이 있었던가??
 
근 한달간 입사컨셉이 아닌 언니가 풀타임을 찍고 퇴근한적이 있었던가??
 
근 한달간 내가 딸방에서 일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던가??
 
유리를 사랑하지 말자!! 유리를 찬양하자!!!
 

헤헷 !!
 

---------------------------------------------------------------------------------------------
 
 
 
다음날
 
출근하니 주간실장이 호들갑을 떱니다.
 
 

"야 ㅅㅂ 대박!!!"
 
"뭐가??"
 
"유리 터졌다."
 
"뭐가??"
 

주간실장이 야간 예약표를 보여줍니다.
 
야간예약은 주로 저녁 6:30분 부터 받기 시작하기 때문에
 
제가 8시에 출근하면, 야간 예약이 몇개 받아져 있습니다.
 
전과 다름없이 띄엄띄엄 예약이 잡혀져있는 가운데 유독 한줄만 쭈욱~~~
 
처음부터 끝까지 예약이 잡혀있더군요.
 
"이게 뭐야?? 유리 예약 끝났어??"
 
"5분마감조...,말로만 들어봤지 처음 겪어본다. 전화코드 확-뽑아 버리고 싶드라"
 
"후기 떴어??"
 
"찾아봤는데 후기가 없어. 어제 왔던 손님도 있고, 친구한테 소개받고 전화했다는 손님들도 많아"
 
살발합니다.
 
어제 하루 근무했는데, 이틀째에 5분마감.
 
자기만 아껴볼려고 한건지, 후기는 안적고 친한 사람들 한테 전화로만 소식을 알린모양입니다(추측)
 
그럼에도 이 정도 라니.
 
"유리는 출근했어?"
 
"지금 손님 하고 있어."
 
"벌써??"
 
"일찍왔어, 8시가 첫타임이니 일찍와서 준비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하던데"
 
헐~ 어제는 이쁘고 여리게만 봤는데 야무진 구석이 있습니다.
 
적어도 지각으로 스트레스받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흐믓해지더군요.
 
 
 
 
중간에 식사시간 30분 정도만 빼고, 쉬지않고 대기실과 T를 오가는 유리가 걱정스럽습니다.
 
"유리야, 괜찮아?? 안 힘들어??"
 
"네 괜찮아요 실장님 ^^"
 
"힘들면 버티지말고 말해, 중간에 쉴수있게 조정해 볼테니까"
 
"네 힘들면 말씀드릴께요~"
 
룸에서 일했다더니 깡도 있고, 체력도 있나 봅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후기까지 등장하며 유리를 찾는 전화는 불이납니다.
 
주간실장은 유리 찾는 전화에 노이로제 걸릴지경이라고...,
 
6:30분이 다가오는게 무섭다고 매일같이 징징 거립니다.
 
 
유리의 5분마감 행진이 거침없이 이어지던 어느날,
 
손님을 배웅하고, T정리까지 마친 유리가 대기실에 들어가지 않고 근처를 서성이더군요.
 
"유리야 왜?? 뭐 할말있어??"   ('실장님 사랑해요'라고 말해!! 하앍!!)
 
"아뇨.."
 
"들어가서 쉬고있어, 아직 10분정도 여유있으니까"    (내 무릎에 앉아서 쉬어!! 하으앍!!)
 
"네.."
 
대답은 하는데 대기실에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잠시 지켜보는데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뭔일있니?"
 
"...."
 
"언니들이 텃새부리니??"
 
"...."
 
"말해봐, 대기실에 들어가지도 못할정도야??"
 
"...."
 
"유리야, 대기실 안의 분위기도 나는 알아야돼, 알아야지 조치를 취하지"
 
한참 뜸들이던 유리가 어렵게 입을 엽니다.
 
"제가 언니들 지명 다 가로채 갔다고...,전 언니들 지명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 말을 이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아니, 씨발 뭐가 어쩌고 어째?!?!"
 

아..ㅅㅂ -_-
 
죤나 깜작 놀랐습니다.
 
비어있던 T에서 자는줄 알았던 산적아저씨가, 유리와 제가 나누는 대화를 들었나 봅니다.
 
갑자기 커텐을 열어 재끼고, 욕을하며 튀어 나오는 산적아저씨의 모습에 유리도 많이 놀란모양입니다.
 
(그 와중에 놀라는 모습도...하앍!!!!)
 
"어떤 년이야?? 어떤 년이 건방지게 내 가게에서 텃새를 부려?? 지가 뭐라고??"
 
 

*지금은 아가씨가 상전이라, 사장이고 실장이고 언니들 눈치를 많이 본다고 하던데
 당시 그 가게에서 사장의 파워는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수시로 집합시켜서 야단치고, 손님들한테서 서비스 못한다는 얘기듣는 언니는 
 사장의 기분에 따라 그날 바로바로 가게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어떤 언니는 문 밖에서 2시간정도 울면서 반성(?)하는 덕분에 사장이 화를 풀고 다시
 받아들인적도 있었죠.
 그런 모습때문에 딸방은 갈곳없는 언니들의 마지막 종착역이라는 인식이 저에게 생겼던거구요.
 암튼, 포주냄새 물씬 풍기는 그런 산적아저씨였답니다.  (아저씨...잘 계시죠?? -_- )
 
 
임팩트있는 액션으로 대기실 방문을 열어재낀 산적아저씨가 입에 게거품을 물며,
 
대기실에서 뒹굴거리던 언니들을 쥐잡듯 잡기 시작합니다.
 
 
 
한참의 푸닥거리로 언니들 기를 죽인 산적아저씨가
 
"유리 너는 당분간 9번 T가 비어있으니 거기를 대기실로 써라, 어차피 대기실에 있는 시간 많지도 않잖아"
 
기존언니와 유리를 분리시킨 산적아저씨가 잠시 밖에 다녀오더니, 저를 앉히고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대충 요약하면
 
언니들 물갈이 해야겠다.
 
최소한 욕은 안나오는 와꾸들로 재편성하자.
 
기존언니들은 이 가게에 너무 오래 고여있었서 섞어간다.
 
서비스도 기계적이고, 가게에서 풋풋함이 사라졌다.
 
건방지게 내가게에서 텃새를 부린다(-_-)
 
저런식이면 가뭄에 콩나듯 등장하는 NF들이 못버틴다.
 
기존언니들은, 한달도 안된 실장이 다루기 힘들다.( 사실입니다T^T ) 
 
등등...
 
다 맞는말인데, 그걸 이제와서 진지한 얼굴로 썰을 푸는 것도 웃기더군요.
 
진작에 했어야 했던 일이거든요 -_-
 
 

"언니들이야 지금도 계속 광고내고 있는데...잘 안되고 있잖아요?"
 
"생각이 있어..우리가 손해아닌 손해를 좀 안고 가면 돼"
 
"어떻게요?"
 
 

현재 손님한테 6만원 받아서 5:5로 언니들하고 나눠먹고 있는데,
 
이제부터 3만5천원을 언니들한테 준다고 광고를 하겠답니다. 가게는 2만5천원을 먹는거죠.
 
( 참고로 유리는 시작부터 4만원 받고 일했습니다...어쩐지..우리가게 에서 일하더라..-_- )
 
 

한참을 듣던 저는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도(얏호~)  넌지시 물어봅니다.
 
"근데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가게에 오래 있어준 의리있는 애들이라고 좋아하셨잖아요?"
 
".....유리 얼굴 보고, 대기실 들어가서 뒹글고 있던 애들 보니깐, 왜 이렇게 못생겨 보이냐??"
 
 
 
-_-
 
그런건 굳이 유리하고 비교를 안하더라도, 딱 보면 알수있는 부분 이잖아요. 이 아자씨야.
 
 
 

인기있는 에이스급에게는 그전부터 +@가 붙어왔지만,
 
모든 언니들에게 3만5천원을 기본으로 지급하는건 5:5(가게3:언니3) 가 고착화된
 
그 당시로는 흔한일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언니가 맘에들어 손님이 지명으로 찾으면 지명비로
 
5천원를 추가지급  해주기로 결정났습니다.
 
그래봤자, 겨우 5천원 올리는거 가지고 무슨 변화가 있겠냐는 생각에 큰 기대를  안했는데...
 
막상 변화의 조짐은 금방 나타났습니다.
 
일단 면접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저희 가게가 입사컨셉이 포함된 가게라서 언니들이 꺼려하는 가게로 손꼽힌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다른가게에서 일하던 언니들의 면접콜이 증가했고,
 
일반 알바사이트에 커피숍,BAR 등으로 내는 광고를 내는 방법도 같이 병행되었죠.
 
(이 내용은 전에도 한번 적은 적이 있습니다)
 
 

면접자가 많아지다보니 언니를 골라서 캐스팅 할수있는 상황까지 벌어지더군요.
 
커피숍,BAR광고를 보고 왔다가, 얼떨결에 산적아저씨의 말빨에 걸려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여자들이 하나,둘씩 대기실로 입성을 하게됩니다.
 
첨 보는 여자애를 10~20분만에 딸녀로 만들어 버리는 산적아저씨의 말빨에 깜짝 놀랐습니다.
 
(산적아저씨한테 그런 재주가 있었는지 한달이 되어서야 알았네요 -_-;; )
 
딴 가게에서 온 경력직(?)언니들은 돈을 보고 오긴 왔는데, 입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역시 아는것들이 겁도 많더군요
 
자기들 딴에는 말빨로, 입사'빼고' 일하겠다는 어필을 하려고 한것 같은데...
 
우리의 산적아저씨를 너무 우습게 본거죠. 
 
 
 

새로 대기실에 입성한 언니들은 경험이 없는 언니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반 회사하고는 다르게 이 바닥에서는 그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되죠.
 
평균와꾸도 괜찮았어요. 유리를 에이스 자리에서 끌어내릴만한 NF들은 없었지만
 
꽤나 준수한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평균 나이대도 20대 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몇일사이에 환골탈퇴한 저희 가게의 라인업에 산적아저씨는 입이 찢어집니다.
 
물론 저도 출근길이 너무 즐겁습니다.
 
'하앍 하앍~오늘은 어떤 언니들이 새로 들어올까???'
 
하는 설레임에 30분간격으로 오줌이 마려울 지경입니다.
 
 
 
산적아저씨와 실장의 므흣한 마음과는 달리,
 
새로운 언니들이 대기실문을 열고 들어올때 마다, 하루하루 얼굴이 똥빛이 되어가는 기존의 언니들...
 
카운터에서 의도적으로 NF에게 손님을 몰아주는 관례를 알고있는 언니들이기에 표정은 더욱 어두워져 갑니다.
 
유리를 필두로, 뉴페이스들은 전부 T에서 손님과 있는데,
 
기존언니들은 대기실 신세를 지는 시간이
 
점점 많아 지던 어느날...

"레종아"
 
"네"
 
"너 어려운일 하나 해줘야 겠다"
 
"...어떤거요?"
 
"이번주에 NF들 몇명 더 오는데, 맞을 준비 해야지"
 
"먼 준비요??"
 
"머릿수는 늘어가는데, 대기실이 넘 좁잖아....먼 소린지 알지??"
 
".........."
 
"원래는 내가 해야 하는데...., 너무 오래 같이 있던 애들이라 좀 힘들것 같다. 부탁좀하자"
 
".........."
 
"모레까지는 새식구 맞을 준비 끝내는걸로 하자"
 
그 말만 뱉고 산적아저씨는 나가버립니다.
 

-_-;;

쉽게 말해, 기존언니들한테 이제 출근하지 말라는 '해고통보'를 하라는겁니다.
 
오랜시간 같이 벌어먹은만큼 자기가 직접 마무리하는게 도리 일텐데,
 
한달도 안됀 실장한테 그런일을 시키는게 말이됩니까??
 
저한테 그런일을 시키는건, 자기는 마지막인사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잖아요??
 
안그래도 짬밥 안되는 실장이라, 기존언니들 대하는거 껄끄러웠는데,
 
거기에 대고 해고통보를 하라니... 깜깜합니다.
 
"아...ㅅㅂ"
 
어차피 산적아저씨의 결정을 전달하는것 뿐이기 때문에
 
내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막상 내입으로 해고통보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쉽지가 않더군요
 
줄담배 쫙쫙 빨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훈훈할까..?? 고민, 또 고민 중이었습니다.
 
 
 

"야 고자됏냐?? 왜 그렇게 인상을쓰고 있어?"
 
희진이(당시29살)가 담배하나 꼬나물고
 
한손에는 커피를 들고 저에게 다가옵니다.
 
"왜 나왔어 누나?"
 
"ㅅㅂ 하루종일 대기실에 처박혀있기 답답해서 나와봤다 왜?? 꼽냐??"
 
아...썅년..까칠하기는 -_-
 
카운터 옆에 의자하나 가져다 놓더니 털썩 앉습니다.
 
가까이서 보니까, 화장 떡칠한 얼굴이 진짜 못났네요;
 
차라리 출퇴근할때의 민낯이 훨씬 나은듯 합니다.
 
그래도 치마밑으로 드러난 우유빛다리 하나 만큼은 꼴릿꼴릿 합니다.
 
"요즘 너무하는거 아니야??"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더니 대뜸 한마디 던지는데, 뜨끔 합니다.
 
"......."
 
"거의 일주일째 신삥들한테 손님 몰아주고 있는거 알지?"
 
"항상있던 일인데 뭐, 좀만 참아"
 
맘에도 없는 말을 일단 던져봅니다.
 
희진이가  담배연기 내뿜으며 커피를 홀짝홀짝 마신후
 
뭔가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 눈치인데, 서비스를 마친 손님이 나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희진이가 손님을 피해 자리에서 일어나던중, 
 
NF와 다정하게 활짝 웃으며 걸어나오는 손님을 흘긋 보더니
 
작은소리로 중얼거리며 대기실로 들어갑니다.
 
'씝팔... 저 새끼도 내 지명이었는데...'
 
 
 
 

하루일과가 끝나고
 
언니들에게 일한돈을 나눠주고 배웅을 합니다.
 
새내기 들은 생글생글 웃으며
 
"실장님 수고하셨어요 내일 뵈요^^"
 
싱그러운 인사를 남기고 퇴근을 합니다 ( 아유~이쁜것들 *-_-*)
 
반면
 
2~3개밖에 못한 대기실 죽순이 언니들은 똥십은 표정들 입니다.
 
언니들을 모두 보내고, 마감청소를 하고있는데 문자가 하나 옵니다.
 
-퇴근할때 전화좀줘, 기다리고 있을께.
 
언니들이 지각할때 독촉전화나 문자말고는 딱히 연락을 한적이 없었는데
 
이런 문자가 오니 기분이 묘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누나가 눈치를 챘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역시나...
 
퇴근후에 연락해서 약속장소에 가보니
 
몇몇의 대기실 죽순이 언니들이 술집에 모여있더군요.
 
이미 어느정도 취한듯 보입니다.
 
친하게 지내온게 아니기에 어색한 술잔이 몇번 오가고 난후에,
 
희진이가 입을 뗍니다.
 
"야, 앞으로도 신삥들 계속 영입할꺼야?"
 
"..흐음... 내일도 2명정도 더 온다고 하던데, 모레에도 오고.."
 
"환장하겠네..."
 
"대기실 폭발하겠다 야."
 
"아 ㅅㅂ 요즘 왜이렇게 딸쳐주겠다는 년들이 많아진거야?"
 
"그럼 앞으로도 2~3개 할려고 출근을 해야하는거야?"
 
"이 미친년아, 그마저도 못할수도 있지"
 
언니들이 탄식섞인 불만을 토해냅니다.
 
"이건 뭐,,,그만 두라는 소리네. 그치?"
 
희진이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며 묻습니다.
 
딱히 해줄말이 없기에 무시하고 술잔을 비웠습니다.
 
"얘 아무런 말도 못하는거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긴 했나 보네, 맞지??"
 
"그런가 보네, 야 레종, 말좀해봐"
 
이것들이 갑자기 닥달을 시작합니다.
 
 

나한테 이런 좃같은 일을 부탁한 산적아저씨도 짜증나고,
 
평소에는 짬 안되는 실장이라고 은근 무시하던년들이 갑자기 불러내서
 
징징거리는것도 짜증나고...
 
어차피 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년들인데, 멍석깔렸을때 재주 넘자는 결단이 서더군요
 
이왕할거 빨리 정리하고 치워버리자는 마음도 강했구요.
 

"알았으니까 조용히 하고 잘들어, 짧고 쉽게 말해줄께"
 
다들 순식간에 조용 해집니다.
 
"사장이 누나들 짐싸서 내보내래, 유리를 기점으로 새로들어오는 얘들로 새판짤거래."
 
충격받은듯한 표정들, 혹은 예상했다는 표정...
 
"누나들이 사장얼굴 볼일은 없을꺼야, 나보고 전달하고 마무리 하라고 했으니까."
 
막상 얘기를 꺼내는데, 문득
 
'내가 뭐라고 이런 얘기를 이 사람들한테 당당하게 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기분이 점점 더러워 지더군요.
 
"아 진짜 개새끼네 씨발."
 
거기까지 듣던 언니한명이 씨발씨발 거리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합니다.
 
"아 ㅅㅂ 언제는 의리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죳나 챙기는척하더니 뒤통수 치네."
 
"이 나이에 다른데 어디를 가냐...아, 미치겠네."
 
"재수없는 새끼, 씨발!"
 
"죳잡고 딸쳐주는데서까지 이런꼴 당해야 되냐??, 진짜 쪽팔리고, 죳같네"
 
등등등....시끄러워집니다.
 
빨리 정리하고 나가야 겠습니다.
 
"아 씨발 닥치고 좀 들으라고, 나도 이 상황 죳같아서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
 
"다 끝난 판에 듣긴 뭘 들어? 이새끼야"
 
"어린 새끼가 어따대고 씨발씨발 거려 짜증나게"
 
-_- 아놔...
 
언니들 몇명이 가방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립니다.
 
희진누나랑 지혜, 그리고 예명이 기억안나는 언니 한명 포함해서
 
저까지 4명이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너보다 나이많은 누나들도 많은 자린데, 씨발이 뭐냐? 안그래도 애들 기분 더러울텐데.."
 
희진이가 제 술잔에 술을 따르며 한소리 하네요.
 
"아 몰라...나한테 이런거 시킨 사장도 짜증나고, 평소에 어린실장이라고 말도 안듣던 인간들이
 
지들 아쉽다고 불러내서 징징거리는것고 우습고 짜증나."
 
희진이 따라준 술잔을 바로 들이키며 툭 내뱉었습니다.
 
"오빠, 난 오빠말 잘들었는데??"
 
지혜가 크지도 않은 눈 동그랗게 뜨며 끼어듭니다.
 
유일하게 나보다 어린 언니.
 
지방에서 학교다니는 중이며, 주말에만 하루,이틀 상경해서 일하고 내려갑니다.
 
집안사정때문에 학업과 병행하며 편의점알바,그리고 주말알바(우리가게)로
 
쉬는날 없이 열심히 일하는 언니입니다.
 
착하기도 하지만, 고생하는게 너무 안쓰러워 나름 손님들좀 몰아주려고 해도
 
와꾸가 도와주질 않아서 마음고생 많이 시킨 언니이기도 합니다.
 
"넌 1주일에 겨우 하루, 이틀 나오잖아, 니가 말 잘들어 봐야 티도 안나."
 
"칫-"
 
지혜가 귀엽게 눈을 흘기지만...젠장..전혀 귀엽지 않습니다.(어떻하니 우리 지혜..ㅠㅠ)
 
"결정난거야??"
 
술기운이 느껴지지만, 의외로 차분한 목소리로 희진이가 물어옵니다.성격 젤 더러운 누나인데..
 
"응.., 모레까지는 마무리 하래."
 
"하아...개새끼, 가게 어려울때도 버텨줘서 고맙다고, 끝까지 가자고 뻐꾸기 죤나 날리더니... 크크"
 
쓴 웃음을 지우며 술잔을 비우던 희진이 날 보더니, 갑자기 제 볼을 꼬집고 살살 흔듭니다.
 
"그것도 이런 핏덩어리 실장시켜서 짜르는거야?? 죳나 비참하게??"
 
"........."
 
"핏덩어리 실장보기도 쪽팔리고, 어린 지혜보기도 쪽팔리고...
 
이나이에 갈곳없는 내 인생도 쪽팔리고..."
 
얼굴을 감싸지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희진이 유난히 작아보이고. 많이 취해보입니다.
 
"쪽팔려서 난 그만 가야겠다.."
 
희진이 일어납니다.
 
"그래 일찍 들어가서 쉬어 누나, 다들 일어나자"
 
저도 따라 일어나며 자리를 정리합니다.
 
살짝 취한듯한 희진을 지혜랑,이름기억안나는 언니가 부축하듯 밖으로 나갑니다.
 
저도 가방에서 담배하나 꺼내물고 불을 붙이며 밖으로 나섭니다.
 
"저기 계산하셔야죠."
 
알바생이 제 팔꿈치를 살짝 댕기며 저를 불러세웁니다.
 
"저요??"
 
"네"
 
"같이 있던 사람들중 아무도 계산 안했나요?"
 
"네"
 
 

-_- 아놔...
 
소주 두잔 밖에 안마셨는데....ㅅㅂ
 
 
 
밖을 보니
 
희진이가 허리를 숙이고 있고, 양옆에서 등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시전중이네요
 
내가 오기전에 얼마나 처마신거야?
 
핏덩어리 실장한테 계산시켜서 좋겠다, 요년들아 ㅠㅠ
 
죳같은 마음 듬뿍 담아 계산을 하고, 언니들 택시에 태워 보내고
 
저도 집에 도착하니 벌써 9시...
 
 
 
대충 씻고 자리에 눕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희진입니다.
 
"실장님"
 
아까보다 훨씬 취한 목소립니다.
 
"..-_-....왠 실장님?? 누나 왜 그래?"
 
평소, 야,야~로 절 부르던 희진 누나였습니다.
 
"실장님, 나 말 잘들을께, 사장님한테 말좀 잘해주면 안돼??"
 
"......."
 
"나 아직 돈 더벌어야돼...,이 나이에 다른데도 못가, 나 좀 살려줘, 응 실장님?."
 
"...누나.."
 
갑작스런 전화와, 처음 보는 희진이의 모습에 당황했습니다.
 
"나 진짜 앞으로 실장님 말 잘들을께, 진짜야"
 
"........"
 
"아직 희진이 찾는 손님 많다고, 희진이 아직 쓸만하다고, 사장님한테 말 한마디만 해주면 되잖아 응??
 
나 일도 진짜 더 열심히 할께, 제발 말 좀 잘해줘 응??"
 
술에 취한 희진이의 목소리는 울음반, 간절함반으로 가득했습니다.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에 약간의 술기운도, 잠도 모두 달아나는듯 했습니다.
 
거의 울다시피 하던 희진의 전화는 상대방에서 먼저 끊어지고, 다시 걸려오지는 않더군요.
 
씨발...
 
잠이 안옵니다.
 
멍청한 년...
 
진작에 나하고 이런저런 얘기들 나눴으면, 실장으로서 어느정도 실드는 쳐줄수도 있잖아.
 
맨날 처갈구기만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면 무슨 소용이야. 당황스럽기만 하잖아.
 
나보고 어떻하라고??

 
 
.........
 
 
 
 

다음날.
 
출근하니 중간조,야간조 기존언니들이 전부 출근을 안했더군요.
 
주간실장이 출근확인을 하는데, 연락이 안되거나 욕문자만 날아왔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출근을 안할줄은 몰랐습니다.
 
어제 술자리에 없던 언니들까지 전부 얘기를 전해들은 모양입니다.
 
2명의 NF들이 새로 들어와서 가게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사장이 전화좀 해달랜다."
 
주간실장이 이 말을 남기며 퇴근합니다.

NF소식에 예약전화가 불이납니다. 대부분은 타이밍 늦은 유리 찾는 전화지만...
 
한참 바쁘다가, 잠깐의 여유가 생겼을때 산적아저씨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산적아저씨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습니다.
 
"야, 걔네들 출근 안했다며?"
 
"네"
 
"내일까지 시간을 줬는데, 벌써 정리한거야??"
 
"우연찮게 멍석이 깔려서... 그냥 마무리 했습니다."
 
"이야~~ 우리 레종이 능력있네!! 그래 짬은 필요가 없어, 능력이야 능력,
 
 주간새끼는 그런걸 못해요~크크,  암튼 잘했다!!"
 
"근데 사장님하고 인사도 못했는데, 이렇게 마무리 되도 괜찮은건가요?"
 
"야, 이바닥에 그런게 어딨어?, 올때도 갈때도 말은 필요없는거야. 신경쓰지마"
 
"......."
 
"새로온 애들은 봤냐?"
 
"네"
 
"원래있던 애들 보다 훨씬 낫지?"
 
"왠만하면 다 기존멤버 보다는 낫죠...-_- "
 
"ㅋㅋㅋㅋ 알았다 알았어~ 이제 어깨펴고, 자신감있게,공격적으로 영업해!"
 
"예...근데.."
 
"왜?  뭔일있어?"
 
"그...., 희진이 누나 있잖아요.."
 
"응, 왜?"
 
"아직 희진이 누나 찾는 손님은 꽤 있는데...좀 아깝지 않나 해서요.."
 
"그래??..하긴 걔가 서비스가 좀 하드하긴 했지..."
 
"완전 새내기들로 도배하는것보다는, 가게 오래있던 언니도 한명정도는 있어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그렇긴 한데..., 다 정리했는데, 희진이만 남겨놓으면 나중에 시끄러워져. 그냥 정리해"
 
"..오늘도 희진이누나 찾는 손님 꽤 있었는데...(내 맘편하고자 했던 거짓말)"
 
"야 됐어, 어차피 어리고 이쁜애들 보면 더이상 희진이 찾지도 않아,
 
마무리 잘된거니까 더이상 신경쓰지마. 어려운 일이었는데 잘 처리했어.
 
레종이 능력있네. 내가 원한게 바로 그런거야. 좋아, 아~주 좋아!! "
 
산적아저씨는 저의 업적(?)을 극찬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씨발..짜 증 나...
 
 
 

뒤늦게 희진누나를 위해서 해줄수있는건 없었고,
 
그렇게 저는 능력(?)있는 실장이 되어버렸습니다...
 
 
 
 
 
 
.
.
.
.
 
 
 
 
 
대기실에는 어리고 풋풋한 새내기들이 가득합니다.
 
종종 들리는 꺄르르~웃음소리도 풋풋하기만 합니다.
 
 
 
 
..쩝...그럼 된거죠 뭐.
 
 
.........
 
 
 

이후..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철같은 마인드로 거듭난 저는,
언니들을, 싹둑싹둑 차암~잘 자르는 카리스마 실장이 됩니다.
(그냥, 막 잘라....얍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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